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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은 ‘한국 소설을 대표하는 한글세대 소설가이면서 남도문학을 표상하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한센병 화자들을 수용했던 소록도 병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 <당신들의 천국>에서는 이전까지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한센병 환자들과 수용시설의 부당함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그의 작품을 기반으로 영화화한 <서편제>는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관객 100만을 넘긴 영화로 기록되고 있기도 하다. 그밖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익숙한 소설가이면서, 문학사에서도 문학적 성과가 간과될 수 없는 존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2008년 작고한 소설가 이청준을 기리기 위해 개최되었던 두 차례의 학술대회 연구 발표 논문들을 모아 엮은 성과물이다.
따라서 학술대회 주제로 설정되었던 주제들이 각 항목의 제목을 이루고, 당시 발표되었던 논문들을 바탕으로 한 결과물들이 수록되었다. 먼저 ‘이청준 문학의 지형과 남도’라는 제목의 첫 번째 항목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김영남의 ‘추모시’를 포함하여 모두 9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전남 장흥 출신의 소설가로서 그의 작품에 짙게 반영된 고향의식을 전라도를 지칭하는 ‘남도문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 글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영화 <서편제>와 <천년학>의 원작이었던 연작 소설 <남도사람>을 비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청준 소설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하는 글들을 통해 그의 문학 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두 번째 항목인 ‘남도문학과 지역문학’이라는 주제는 실상 이청준과 크게 연관되어 있지 않지만, 서울 중심의 문학계에 대한 지역문학의 의미를 점검하는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5명의 필자가 참여하여, ‘세계문학과 한국문학’ 혹은 ‘지역문학’의 현실과 그 의미에 대해서 진지한 탐색을 제기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인구나 문화적 기반이 갈수록 수도권에 집중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 소멸’의 문제가 처예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기에, ‘지역문학’의 관점에서 문화적 다양성의 계기를 만들고자 한 기획이라고 이해된다. 그리하여 앞으로라도 ‘지역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이 지닌 의미를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덧붙여 본다. 이처럼 이 책은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 세계’와 ‘한국문학에서 지역문학의 의미’를 점검하는 두 개의 주제가 어우러진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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