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하이~!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지금은 비행기 안이에요.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이 글이 올라갈 때쯔음에는 한국에 도착해 있을 거예요. 그동안 마지막 과제와, 노르웨이어 시험 두 개를 치고, 아이슬란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열 세 번째 이야기에는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다녀온 일, 친구들과 달빛 산책을 한 일, 송별회, 노르웨이의 1인 출판사 마기콘의 크리스마스 마겟에 간 일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합니다.
1.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 크리스마켓
저번에 갔던 슈타이너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가게 된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도 발도르프학교입니다. 노르웨이에는 30여개 정도의 발도르프 학교가 있고 오슬로에 다섯 개 정도가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간 학교는 노르웨이 크리스마스 마켓 중에서도 유명한 곳으로, 꽤 크게 열리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들어가기 어려운 학교를 이런 행사를 통해서 구경할 수 있게 되니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교실도 들어가보고, 아이들이 손수 만든 공책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연극 공연이었어요. 운 좋게 제가 막 도착할 때 즈음 스크루지 연극을 강당에서 하고 있었어요. 발도르프학교 책에서 매 학기 연극을 한다고 한 것 같은데,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수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 그 곳에서 만난 선생님께 제 명함도 드리고 한국에서 온 교사라고 소개를 하니,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을 앉혀놓고 돌리면 밧줄에 감겨 올라가요. 그리고 그게 풀리면서 아이들이 뺑글뺑글 돌며 내려오는 수동식 놀이기구 였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네요! ^^
교실 안에 보시면 싱크대와 찻잔이 있다는게 참 신기하죠?
발도르프 학교라서 교실 뒷면에 습식 수채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빈교실
교단입니다. 컴퓨터와 같은 IT 기자재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옛날 우리나라 교실과 비슷하네요.
이름표도 습식 수채화 조각으로 만들었네요. 참 예뻐요.
스크루지 연극 포스터 입니다.
손수 만든 공책
고학년의 노트입니다. 노트도 손수 직접 만든다고 하네요.
Barnegril 은 어린이 그릴 이라는 뜻이에요. 통구이 같이 생긴 곳에 아이들이 들어가면 악마 분장을 한 선생님두분이 돌돌 돌려주세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이것도 수동식 놀이기구 입니다 ^^
2. 달빛 산책
기숙사 근처에 아주 멋진 송스반 호수가 있습니다. 시험공부와 과제 때문에 송스반 호수를 잘 돌아보지 못하던 중,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친구들과 함께 나가기로 했어요. 오슬로는 노르웨이의 남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오로라를 보기 쉬운 곳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나 하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구름에 가려 오로라를 볼 수는 없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밤 11시경즈음이 되었는데도 조깅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네요. 달빛에 반짝이는 눈이 소복히 쌓인 송스반 호수는 정말 멋집니다!
오로라는 볼 수 없었지만, 밤 11시에 하늘이 참 오묘한 색을 띠고 있지요? 저 구름 위에 오로라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아요.
주차장에서 림보게임을...
3. 송별회
1학기가 거의 끝나가니,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온 플렛메이트 한 둘 씩 떠나갑니다. 우리는 오랜만에 각자 음식을 준비해서 기숙사에서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 날은 이탈리아에서 온 예쁜 마리아의 마지막 날이었는데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는 마리아를 보며 저희도 같이 울컥하고 말았어요.
4. 그림책 출판사 마기콘
마기콘이라는 출판사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고 하여 가보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알게된 한국인 번역가이신 장미경 선생님과도 만났습니다. 장미경 선생님께서 번역하신 책은 ‘나는 죽음이예요’ 라는 책인데요. 내용이 정말 좋아서 올해 한국에도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책 작가 선생님께서 평소 소아 병동에서 아이들의 죽음을 많이 보아왔기에,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그림책을 통해서 더 잘 들려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후속작으로 ‘나는 생명이에요’도 번역 중이시라니, 곧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출판사는 위치가 오슬로가 아니고, 기차를 타고 조금 외곽쪽으로 가야 했어요. 힘들게 찾은 출판사는 일반 가정집처럼 생겨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들어가서 따뜻한 술베르 차(겨울에 마시는 술베르 열매 시럽에 물을 넣고 끓여 먹는 차)도 마시고 페퍼카케 (크리스마스에 먹는 생강 맛 나는 쿠키)도 먹으며 사장님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알고보니 이 출판사, 저번에 방문했던 그림책 읽어주는 행사에서 스친 인연이었더군요. 그리고 그 행사는 출판기념회였다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작가들에게 싸인받아올 걸 너무 후회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출판사가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1인 출판사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에 출판시장이 어려운 것을 알고 있어서, 어떻게 500만이 사용하는 인구가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책들이 나오고 사람들도 많이 사서 읽게 되는지, 게다가 이런 작은 출판사에서 좋은 책들을 출판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고 대단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하는 말씀이, 노르웨이도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런 출판사들에게 좋은 책을 펴낼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준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영어로부터 노르웨이어를 지켜내기 위한 정책 중 한가지라고 볼 수도 있다고도 하셨어요.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으셔서서 한국에 대해서 조금 알고 있다고 하시며, 예전에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 후에 사람들의 힘을 합쳐서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크게 놀랐다고도 하셨습니다. 만약 노르웨이에 그런 일이 터졌더라면 사람들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을 거라고요.
출판사에서 저는 장미경선생님께서 번역하신 책의 원작인 ‘나는 죽음이예요’ 와 ‘나는 생명이에요’ 두 책을 샀습니다. 한국에서 번역된 책을 꼭 사오기로 했습니다. ^^
사장님께서 꺼내 주신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
왼쪽 마기콘 출판사 사장님 스바인, 오른쪽은 장미경 번역가 선생님
이 두 분들을 한국에서 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
1학기를 마무리하며
정말로 막막했던 초반을 생각하면, 이렇게 무사히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음에 참 감격스럽네요. 그동안 독서실에 앉아서 나와의 싸움을 할 때도 생각이 나고요, 여전히 영어는 많이 어렵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총 세 과목을 수강을 했습니다. 첫째는 국제비교교육학의 기초에 대해 배웠습니다. 글로벌화와 각 나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학자들마다의 관점을 살펴보고, 한국에 국제화가 미친 영향을 소논문 형식으로 제출하였어요. 무사히 통과! 두 번째는 사회과학 연구방법론에 대해 배웠습니다. 양적연구와 질적연구, 그리고 이론과 패러다임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6시간동안의 오픈북 테스트를 보았어요. 이 시험이 유일하게 점수를 매기는 시험이었는데요, 영어 영작이 힘들어서 최하점을 받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중간 점수를 받았어요. 너무 기쁩니다. ^^ 세 번째는 첫 번째 과정의 심화 과정으로 국제기구가 각 나라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에 대해서 배웠는데, 2015년도까지 진행되었던 EFA (Education for All) 모두를 위한 교육과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프레임워크를 정해 분석하라는 소논문을 써서 제출했습니다. 다행히 빨리 주제를 잡아서 과제를 제출하니, 다른 친구들은 다소 어려웠는지 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해서 도와주기도 했어요. 언어 때문에 어려움은 많았지만, 내가 친구들 과제를 돕고 있다니, 그것도 신기했어요 ^^
마지막으로 남은 시험은, 노르웨이어 시험! 노르웨이어 과정은 필수는 아니지만, 이 나라에 사는 동안 꼭 배워 보고 싶어서 등록해서 기초반을 이수하였습니다. 언어를 배우니 그나라의 문화도 보이고, 길 거리에 간판도 읽을 수 있으니 재미가 있었어요. 중간에 거의 반 정도의 사람들이 포기를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수한 저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네요 짝짝짝 ~!
한 학기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어요. 지금은 한국인데요, 재충전하고 2학기에 더 열심히 하려고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다음회에는 시험을 마치고 바로 떠난 아이슬란드 여행이야기를 풀어놓고자 합니다~
그럼 다시 만나요~!! ^^
첫댓글 고맙습니다
한국 잘 다녀가세요
감사합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
준희샘^^
이 글 읽지 못하고 어제 그대를 만났네요. 정말로 반갑고 고맙고 장한 우리 준희샘이네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새 한 학기가 갔군요.
성큼 성장한 준희샘을 볼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했어요^^
가지고 오신 맛난 빵과 치즈 오늘까지 아껴가면서 잘 먹었습니다.
'나는 죽음이에요' 우리 책방에도 꼭 구해 놓을께요.
번역하신 선생님 출판사 사장님 한국 오시면 함께 만나요 우리^^
샘 글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발도르프 학교도 그렇고 출판사와 책이야기도 그렇고요.
달빛산책도 꿈같은 일이네요^^
선생님~~~저도 선생님을 한국에서 뵈어서 정말 좋았어요! 독서모임 선생님들이 어찌나 보고 싶던지 ㅠㅠ
그리고 앞으로는 노르웨이에 대해서도 더 깊이있게 살펴보고 전해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
아, 잘 돌아오셨군요!
두 팔 벌려 환영!!!
[나는 죽음이에요] 새책에 있지요~
나는 죽음 이에요
삶과 나는 하나이고,
사랑과 하나이고,
바로 당신과 하나랍니다.....
돌아가기 전에 꼭 보아요! 땡초쌤!!!
책 정말 좋아요!!
선생님~ 제가 짧은 기간동안 이리저리 다니느라 못뵈었어요. 출국 전 마지막 날에 시간 내어서 새책도서관에 갔는데 문이 닫혀있어서 뵙지도 못하고 갔습니다. ㅠㅠ 다음에 꼭 뵈어요~!
잘 갔나요 우리 준희샘^^
꿈같이 가버린 시간들이네요.^^
그 먼 길을 와서 학교교육연구회 참가도 하고
송년회도 했네요. ^^
금방 또 그리워지는 우리 준희샘^^
힘차게 지내시기를^^
넵~! 가자마자 바로 수업을 하루종일 들어야 했어요. 그래도 1학기보다는 조금 더 적응이 되어서 용기내어서 번쩍번쩍 손들고 발표도하고 질문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맛잇는 생채식이 또 그립습니다. 날일달월도 흥하기를 기원합니다~!!
'나는 죽음이에요' 라는 책을 날일달월에 구해 놓았는데 며칠 전
대구에서 오신 유영애선생님이 사가셨어요^^
또 구해다 놓을께요. 준희샘^^
작가분 또 만나시면 전해주세요^^
와 고맙습니다~~
넵 전해드렸습니다~~ ^^ 날일달월도 말씀드렸어요 ^^ 아마 서울 가시면 가시면 꼭 들르실 거라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