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로서 저는 강단과 제대에 올라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 자신은 내가 말한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언제나 저를 일깨웁니다. 좋은 말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눔은 좋은 것이라며 나눔의 실천을 강조하지만, 그 나눔과 자선의 결과물 속에서 나의 욕심과 욕망을 채우고 있지는 않은지 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면 언제나 부끄럽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꾸짖으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모습이 바로 저 자신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가식과 오만을 비판하고 험담합니다.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무엇을 하고 있나며 따져 묻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그렇게 비판하고 지적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바라보아야 합니다.
당신은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자신의 가식과 거짓에 얼마나 분노하고 있습니까?
자신의 오만과 독선을 얼마나 인정하고 있습니까?
먼저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말로만 하는 우리의 가식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지적하는 우리의 오만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행동하는 것처럼 자랑하는 우리의 위선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그 부끄러움들이 한번 더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입니다. 조금은 아깝고 두려운 마음이 들지라도 나누고 사랑하고 내어놓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줄 것입니다.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용서받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습니다."
-최종훈 토마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