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서 나온 코끼리
황K 글, 그림
책읽는곰|2016. 12.15.|44쪽|12,000원|그림책|7세
혼자서 집으로 가던 아이가 길 옆 풀숲에서 처음 보는 꽃 한 송이를 발견한다. 코끼리 상아처럼 생긴 꽃술을 들여다보는 순간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꽃 속에서 아주 작은 코끼리 한 마리가 걸어 나왔기 때문이다. 아이는 놀라움에 쿵쾅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다. 그리고 코끼리와 즐거운 한나절을 보낸다. 아이는 아기 같은 코끼리에게 바람개비도 갖고 놀게 해 주고 물도 먹여 주고 필통 속에 넣어 둔 가장 아끼는 구슬도 흔쾌히 양보한다. 놀다 지쳐 잠든 코끼리가 깰까 봐 조심스럽게 숨죽여 지켜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늘이 온통 노을빛이다.
글은 아이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단순하게 그린 그림은 아이와 코끼리의 사랑스러운 동작과 표정이 돋보인다. 바람개비, 물병, 필통과 문구 등 아기자기한 물건들은 그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꽃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코끼리를 데려다 주며 내일 또 만나자고 약속하는 아이. 꽃에서 나온 코끼리를 만난 경이로움과 작은 생명체를 바라보는 어린 소년의 따뜻한 시선에 마음이 훈훈해진다.(김연희)
○곰과 나비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시|마리예 톨만 그림|이상희 옮김
보림|2017.1.2.|32쪽|12,000원|그림책|5세
“곰과 나비가 다퉜어요. 해가 지고, 달이 뜰 때까지요. 마침내 곰이 벌렁 누워 발을 쳐들었어요. 나비가 그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지요. 오, 달빛이 빛나는 밤엔 부디 나비와 다투지 말아요!” 여섯 줄의 짧은 시와 화려한 색깔의 그림이 만났다.
덩치 큰 곰이 조그만 나비와 다퉜다는 설정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곰과 나비가 도대체 왜 싸웠고 어떻게 다투었을까? 나비는 자신의 소풍을 망친 곰에게 화가 났고 따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곰은 ‘내가 뭘?’이란 표정으로 쳐다본다. 곰과 나비가 다투는 주변에 나비들이 조금씩 몰려들다가 어느 순간 노란, 분홍, 하얀 나비 떼가 곰을 에워싼다. 마법에 걸린 듯 나비 떼가 곰을 사뿐히 하늘로 들어 올린다. 하늘이 화려한 색깔의 나비들로 가득하다. 곰과 나비들의 다툼이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오랜 다툼을 끝내고 달빛 아래 누운 곰과 나비가 평화로워 보인다.(김현정)
○나, 고릴라 그리고 원숭이 별
프리다 닐손 글|울프 K. 그림|김영진 옮김
시공주니어|2017.1.15.|264쪽|10,500원|외국동화|초고
아홉 살 욘나는 고아원에 산다. 늘 씻기를 잊어버려 원장에게 혼이 나곤 했는데, 어느 날 털북숭이 고릴라가 찾아와 욘나를 입양한다. 처음에는 고릴라에게 잡아먹히지 않을까 떨지만 엉망으로 어질러진 집에서 고릴라와 사는 것이 점점 편안하고 행복하다. 폐허가 된 산업단지에서 고물상을 하는 고릴라는 자기 방식대로 고물을 팔고 거미줄 아래서 책을 읽고 욘나에게 운전을 가르친다.
그런데 사람들은 고릴라를 무시하고 깔본다. 크고 털북숭이며 못생겼다고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 산업단지에 수영장을 짓고 싶은 시장은 그 약점을 이용하여 고물상을 빼앗고 욘나마저 고아원으로 보내 버린다. 고아원으로 돌아온 욘나는 간절하게 고릴라가 보고 싶다. 욘나는 고릴라의 편지를 읽고는 신호를 알아챈다. 욘나는 고아원에서 가까운 숲, 원숭이 별이 보이는 곳으로 고릴라를 찾아간다. 둘은 고물차에 책을 싣고 도시를 떠난다.
욘나와 고릴라라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여 마음이 따뜻하면서도 신선하고 유쾌한 웃음을 주는 이야기로 다가온다.(곽현주)
○나, 여기 있어요!
케리 페이건 글|마일런 파블로빅 그림|장혜진 옮김
봄볕|2017.1.4.|112쪽|9,800원|외국동화|초중
대니가 깊고 긴 구덩이에 빠졌다. 엄마 아빠가 잠시 떨어져 살기로 결정한데 화가 나서 집을 뛰쳐나오다 벌어진 일이다. 대니의 형은 갈 곳이 두 군데가 되니 여기 저기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엄마, 아빠는 대니에게 상상력을 발휘해서 좋은 일들을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대니는 자기의 마음을 몰라주는 부모와 형이 야속하기만 하다. 게다가 자기가 무척 좋아하던 개 쿵치도 의논 없이 다른 곳으로 보낸 것에 몹시 화가 났다.
그런데 그만 구덩이에 빠져서 나갈 길이 없어진 것이다. 소리를 쳐봐도 물건을 던져 봐도 소용이 없다. 이 때 흙을 뚫고 분홍코를 내밀며 두더지가 나타난다. 두더지는 나타날 때부터 말이 많더니 대니를 제멋대로 덧니라 불러댄다. 대니는 그런 두더지에게 얼떨결에 자기 신세를 털어놓는다. 뱀이 나타나 두더지를 죽이려 할 때는 목숨을 구해주기도 한다. 쿵치가 구조대원을 불러와 대니가 구출되기까지 사건은 빠르고 유쾌하게 전개된다. 이 일을 겪은 후 대니는 엄마 아빠의 결정에 대해 처음 가졌던 생각과는 다르게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한광애)
○두 개의 집
히코 다나카 글|김버들 옮김
한림출판사|2017. 1.12.|244쪽|11,000원|외국동화|초고
이야기는 아빠가 이사 가는 날부터 시작된다. 렌코는 아빠가 자신을 두고 이사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사를 도와 주고, 예쁜 원피스를 입고 아빠의 새집까지 따라간다. 이제 렌코는 집이 두 개가 된다. 아빠가 없는 일상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부모가 이혼한 것을 친구들에게 어떻게 말할까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자기 생활은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빠와의 관계도 변하지 않았고, 학교생활도 그대로다.
렌코는 엄마와 둘이 살면서 여러 변화를 겪게 된다. 엄마는 자신이 그동안 좋아하는 음식도 잊고 살았고, 결혼해서 성도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렌코는 엄마의 삶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여러 가지가 혼란스럽지만 렌코는 어른들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고, 자신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간다. 어른과 아이가 관계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렌코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권현희)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김중미 글
낮은산|2016.11.30.|280쪽|11,500원|소설|13세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은 고양이 모리 이야기로 시작하여 연우의 시점으로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연우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를 잃었다. 아빠는 엄마의 죽음을 과로사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강화도로 이사 왔다. 엄마가 죽은 후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못했던 연우는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런 연우가 배고픔에 쓰러진 모리를 발견하고 동물애호가인 아빠는 치료 후 집으로 데려온다. 그 후 사람의 폭력으로 시력을 잃은 크레마, 주인에게 버림받은 마루, 엄마 잃은 아기 고양이 레오가 연우네 집으로 오게 된다. 재개발이 소박한 사람들과 고양이에게 주는 폭력은 끔찍하다. 저마다 아픈 사연을 지닌 고양이들과 연우가 한 공간에서 살아간다. 고양이들은, 동물을 돌보며 열심히 사는 아빠와 엄마 잃은 슬픔을 안은 채 아빠를 이해 못하는 연우와 소통하려 애쓴다.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 말을 건네는 고양이와 가슴을 열고 대화하는 연우가 흥미롭다. 사람과 아픔을 나누며 살아가는 고양이 모습은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힘을 보여 준다.(권향란)
○타조 소년들
키스 그레이 글|신수진 옮김
제철소|380쪽|2016.11.18.|14,000원|소설|16세
유럽에서는 타조를 부주의의 대명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떤 두려움이 엄습해 오면 모래 속에 머리만 파묻는 습성도 있다. 여기, 친구의 죽음을 통해 자신들의 모습이 타조와 같다는 것을 깨닫는 소년들이 있다. 로스의 죽음은 그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죽은 친구를 추모하는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했는데 장례식이 엉망이 되었다. 평소 로스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그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친구의 장례를 제대로 치러주기 위해 유골을 훔쳐서 평소 로스가 가고 싶었던 스코틀랜드의 ‘로스’로 여행길에 오른다.
로스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사인줄 알았는데 그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로드무비처럼 펼쳐진다. 로스의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한 남겨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고 신선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배현영)
○사회 계급이 뭐예요?
플란텔 팀 글|호안 네그레스콜로르 그림|김정하 옮김
풀빛|2017.1.20.|48쪽|12,000원|사회|초중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사회 계급 간의 불평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사회 계급이 왜 생겼는지, 상류 계급과 중간 계급, 노동자 계급에 속한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알려 준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지만 힘, 권력, 돈, 문화 등으로 차별 받는다. 힘이 있는지 없는지, 돈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사회 계급이 나뉘고, 계급에 따라 생활 모습이나 생각도 달라진다. 그런데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는 상류 계급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자 계급이다. 사회 계급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40여 년 전 스페인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2015년 새로운 그림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사람들은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차이가 줄어들고 평등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꿈꾸었다고 한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여전히 의미가 있는 책이다.(정임선)
○롤러 걸
빅토리아 제이미슨 글, 그림|노은정 옮김
비룡소|2016.12.16.|240쪽|13,000원|만화|초고
애스트리드는 엄마가 데리고 가는 교양문화 시간에 절친 니콜과 함께 롤러 더비를 구경한다. 지루한 시간이 되리란 예상과는 달리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서로 치고 받는 것 같은 롤러 더비에 푹 빠지게 되고 롤러 걸이 되기로 결심한다.
방학하자마자 시작하는 주니어 롤러 더비 캠프에 절친 니콜이 당연히 같이 할 줄 알았지만 니콜은 애스트리드가 가장 싫어하는 레이첼과 발레 캠프에 가고 애스트리드는 혼자 롤러 더비 캠프에 가게 된다. 롤러스케이트는 완전 초보인 애스트리드가 걷기조차 힘든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왕복 질주, 넘어지기, 크로스 오버, 카트 밀기 등 롤러 더비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을 배우며 하루하루 성장해 간다.
애스트리드가 사이가 멀어진 니콜과의 관계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캠프에서 잘 적응해 갈수 있을지 흥미진진하다.
우리에게 생소한 롤러 더비에 대해 현직 선수인 작가가 그림과 이모티콘 등을 이용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문후남)
첫댓글 4월분 누락되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