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靑島
노창호
멀리서 바다에서 바라보면 마치 눈썹을 그려놓은 검푸른 薁(먹)과 같이 생겼다 하여 유래된 이름으로 소청도는 한때 靑島라 불렸던 만큼 숲이 무성하여 검푸르게 보였던 섬이다.
동경 124°55′, 북위 37°52′에 위치하여, 옹진반도로부터 서쪽으로 약 40㎞, 대청도에서 남동쪽으로 4.5㎞ 지점에 있다.
면적은 2.94㎢이고, 해안선 길이는 14.2㎞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고려고속훼리(주) 코리아프라이드호를 08:30분 승선 출발하여 210Km를 3시간 정도 항해하여 도착한 섬 소청도!
수정같이 맑은 물이 14.2 km 기암석으로 둘러싸인 절경을 휘감아 돌고, 수많은 해초가 깊은 물 속 흐름 따라 춤추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몽돌 있는 노화동 앞 해변의 물 흐름소리는 몽돌의 굴림 소리인지? 몽돌 사이를 헤집어 파고드는 물 흐름
소리인지? 마치 소나타 곡의 연주처럼 심금을 울려오고, 깨끗하게 씻긴 돌에 앉아 이 순간의 평화로움과 자유로운 휴식에 깊이 잠수하여, 잠시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되어 청정 해저를 누비는 상상에 잠겨본다.
소청도는 예동(큰 동네)과 노화동 2개 마을로 구성된 대청면의 1개 리인 소청리 자체 독립 섬이며, 모든 가구가 어업 종사자이다.
어느 시골 마을과 같이 고령화된 인구 구성으로 마치 고장 난 시계가 서 있듯 인구 구성의 변화가 없지만, 이곳 주민들처럼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들은 없어 보인다.
잠시 흐르는 세월을 비교하여 보며, 이곳 주민의 생활을 연계 시켜본다.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가 반복되어 세월 흐름을 만들고, 그 기준에 맞춰 일상생활이 조성된다.
엄동기 겨울 지나 해동기 봄이 오면, 이에 따라 농부의 손은 파종으로 새로운 생명을 키우기 위하여 바빠지고, 여름철 오면 갑자기 퍼붓고, 지속적으로 뿌려지는 비와 예상치 못한 태풍으로 정성 들여 키워온 새 생명이 화 당할까 노심초사 애태우며, 경작한 농산물을 가을철 맞아 풍요로운 수확에 들어가는 일로 바뀌는 계절에 따라 반복되는 생활이 지속된다.
그러나 소청도 주민은 태양 따라 공전 진행하는 일반적인 생활 외로 해와 달을 맞이하는 자전의 고장 난 시계 초침 두 개를 더 빨리 돌려 생활하고 있다.
하루 한 번 지구가 돌아 맞이하는 태양의 낮과 밤의 시간 외로 지구를 축으로 돌아가는 달 시간 따라 두 배의 가속도로 돌리는 생활을 만드는 그들...
지구를 축으로 돌아가고 있는 달은 해수면의 들물과 썰물을 만들고, 이들은 그 물때를 따라 또 다른 삶을 만들고 있으니, 그 생활이 무척 바쁘고, 고단할 수 있다고 보인다.
내가 여행 중에 목격한 그들은 새 벽 네 시 출어 준비하고, 어선의 작은 기관 돌리는 소리로 여명을 불러들여 항해가 시작된다.
달빛과 별빛 따라 출렁이는 거센 파도를 헤치고, 긴 대나무 장대에 촘촘히 묶어 놓은 수많은 주낙 낚싯줄을 풀고, 보이지 않는 삼치 떼를 찾아 지난날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항해가 시작된다.
어느 날은 100여 마리가 주낙 낚시에 낚일 때도 있지만, 30여 마리 어획으로 허탈함을 배 성능 탓으로 돌릴 때도 있더라!
잡아온 생선 배 가르고, 부산물 정리하는 여인들 손조차 하루 흐르는 달의 흐름 맞춰 분주한 손길로 연결되고, 해 시간 맞춰 인천 오가는 선박편으로 싱싱한 생선 배송 위탁으로 바쁘더이다.
하루 태양이 지나는 길
쫓는 생활도 바쁜데...
달과 해를 따라가는 인생 삶이 얼마나 바쁘랴!
이곳 주민들 생활 시계는 해와 달 두 개 시간에 맞춰 돌려야 하니, 일반인이 볼 수 없는 고장 난 시계라 할 수밖에 없다.
소청도는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인 분바위 국가지질공원이 있다.
마치 굴껍질 문양의 화석 군이 백색 돌에 박혀 달빛 받아 반사되는 그 모습이 신기하여 월띠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원나라의 순제가 이곳으로 유배되어 분바위 앉아 님을 그리워하며, 독서를 즐겼다는 이 바위...
지금은 자생하는 염소 떼의 놀이터 되고, 망망대해에서 몰려오는 파도의 벗 되어 하얗게 날리는 포말을 감싸안는 포용의 바위로 소청도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다.
수억 년 전 남조류와 박테리아가 화합되어 이루어 온 화석이 수정처럼 맑은 해수를 품는 그 장면은 장관을 이루고, 지구 지표 형성 과정의 징표를 안고 있다.
노화동 가파른 길 따라 오르다 능선 이르러니, 4.5km 짧은 거리 위치한 대청도 삼각봉과 해변 따라 띠 돌린 암벽의 기암석 모습이 절경을 이루고,
KT 통신의 세 개 중계탑이 170m 산 정상위로 하늘 질러 세워져 덕적, 대청,
백령 중계탑과 중계 전송하고, 조금 지나 암벽에 아슬아슬 세워진 소청도 등대가 수평선을 지키고 있다.
이 등대는 1908.1.1 일 팔미도 등대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워진 높이 18M로 등대 불빛 반사 범위가 무려 35 Km에 이른다 하니, 중국 연안까지 비추어지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등대 아래 까마득한 직각으로 내려다보이는 암벽 부딪치는 우렁찬 파도 소리를 들으니, 조마조마하던 우려감이 현기증 일으켜 두 다리를 흔들어 온다.
망망대해를 뚫고 건너오는 한 줌 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려 소청도 아름다운 섬 매력을 스케치 해 가는 순간들이다.
서해에서 가장 맑은 물로 감싸는 외로운 이 섬의 동쪽으로 망망대해에 희미하게 보이는 미지의 땅....
오래전 민족의 이산가족 만들었던 아픔을 안고, 긴 세월 흘렀건만 가까이 갈 수조차 없는 미지의 땅이 되어 그 여한을 남긴다.
시야에 관측되는 기린도와 옹진반도가 희미하게 보이고, 옹진반도 끝자락 보이는 산 뒷마을이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과 형님들께서 꿈속에 그리던 고향인 용천면 포산내리!
한 번도 뵙지 못한 조부모님과 큰아버님이 그립다.
밟아보지 못한 땅을 꼭 가 보고 싶다는 여한을 달래며 소청도를 떠나 인천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