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설명회란 곳을 처음 찾아갔다. 주택은 타운으로 확장되고 큰 꿈이 이르어지듯 근사한 조감도가 펼처졌다. 근린 시설이며 공원이며, 마치 환상처럼, 내겐 과분하다 싶을 정도였다. 반지하가 30층 고층 아파트로 변모할수 있다니, 무슨 짓이를 해서라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될듯도 싶게 했다. 내가 다 이해했을까.시행 사업을 준비하는데 3년정도, 공사기간이 3년정도, 합계 6-7년이면 입주가 가능하게 된다니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앞으로 6-7년을 내가 살까. 아님 아들에게 선물로 줄수있으면 더욱 좋겠고. 문제는 분담금이다. 지금 내집의 평가 금액과 완성되어서 입주하게될 집의 평가 금액의 차이를 분담금이라고 하는것 같았는데,,,. 20평, 24평, 34평대가 있고, 원하면 어떤 평대이건 선택가능하다고 했다. 아들은 아마 34평대를 원하겠고, 내가 입주전에 비워줄수만 있다면 아들이 들어갈수도 있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들은 그 돈이 있을까. 전세보증금 정도가 다일텐데? 내일일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걱정할일은 아닌듯 싶다. 가장 좋은 일은 내가 빨리 가면 되는데, 그러면 그동안 비워놓던지 월세라도 몇푼 받던지 알아서 하겠지. 다행히 딸이 탐내지 않을 생각이라니까 이 집 지분이라도 거저주면 아들 입장에서는 좋은것 아닌가. 내 생각이다. 비가 아주 조금씩 내리고 있다. 차가 없어서 빨래를 주차장에 널어놓았다. 민폐 맞다. 좋거나 예쁜옷도 아닌다. 아니, 좋은 옷이면 혹시 누가 집어갈까봐 밖에 널어놓지도 않겠지만,,,. 여전히 나는 내 생각만 하고 산다. 몇일전엔가. 동사무소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살기좋은 우리 동내를 만들기위해서 묻는단다. 이동내서 24년 넘에 살고있다. 이렇게 오래살기는 연화리 이후 처음이고 유일하다. 그런데도 정작, 아무 생각없이 살았다. 개천이 있어서 나름 좋다는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아무 생각없이, 바람없이 살았다. 뭔가 좀 싸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을까. 나만 그럴까.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한 마음을 표시하며 살아본 기억이 없다. "은혜"란 찬송을 좋아하고, "오늘 이하루도"를 흥얼거리면서도 정작 나는 성숙한 시민은 아닌것 같다. 정치인들을 협잡꾼이나 사기꾼으로 밀어붙이면서도 정작 누가 더 악한지는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