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破字(파자) 이야기(2)
옛날에는 마을마다 書堂(서당)이라는 글방이 있었다. 書堂은 四字小學(사자소학)이나 千字文(천자문)같은 基礎漢字(기초한자)에서부터 四書三經(사서삼경)과 같은 高級漢文(고급한문)에 이르기까지 완전개별지도에 의하여 학습하는 곳이었다. 書堂에서 공부하는 어느 學童(학동)이 이웃집 예쁜 처녀를 사모하게 되어 고민 고민하든 끝에 사랑고백을 하기로 하고 그 방법을 궁리하고 궁리하다가 二糸間言下心이라는 글자를 써 보냈다. 이 편지를 받은 그 閨秀(규수)는 學童의 뜻을 알아차리고 戀이라는 글자로 풀이를 하였다.
二糸란 糸(실사)가 둘(二)이 있다는 뜻이고 間(사이간) 言(말씀언)」은 그 두 糸자 사이(間)에 言이 들어간다는 뜻이며 下(아래 하) 心(마음 심)」은 言 아래에(下) 心이 있다는 뜻이니 바로 戀(사모할 련)을 破字한 것으로 사랑한다는 편지였다.
閨秀는 이에 대한 답장으로 籍이라는 글자를 써 보냈다. 이 편지를 받은 學童은 모든 지혜를 동원하여 궁리를 해 보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玉篇(옥편)에 ①서적 적 ②장부 적 ③호적 적 ④등록할 적 ⑤빌릴 적 ⑥구실 적 ⑦온화할 자 등 풀이가 되어있긴 하지만 도무지 실마리조차 풀리지 아니하였다. 며칠을 궁리하다가 용기를 내어 글방 스승인 訓長(훈장)님에게 自初至終(자초지종)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씀을 드리고 해답을 부탁했다. 訓長님께서 한참을 생각하시다가 느닷없이 담뱃대로 정수리를 탁 치면서 하루가 늦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籍을 破字 해 보면 竹(대 죽) 耒(쟁기 뢰) 昔(옛 석)이 되고 昔을 다시 破字하면 十十一日이 되니 21일이 되며 昔은 夕(저녁 석)과 音(소리 음)이 같아 21일 밤이란 뜻이 된다. 耒는 來(올 래)의 흘림체와 비슷하니 오시오라는 뜻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21일 밤 대나무 밭으로 오라는 말이 된다는데 訓長님에게 도움을 청한 날이 22일이라 하루 늦어서 아쉽다는 뜻으로 담뱃대로 탁 친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戀이나 籍이 더 이상 어려운 漢字는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또한 戀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글자로는 다음과 같은 글자들이 있는데 戀과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기억하는데 있어서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鸞(난새 난) 欒(모감주나무 란) 鑾(방울 란) 孌(아름다울 련) 孿(쌍둥이 산․련) 攣(걸릴 련) 臠(저민고기 련) 巒(뫼 만) 彎(굽을 만) 蠻(오랑캐 만) 矕(볼 만) 變(변할 변) 燮(불꽃 섭) 참고문헌 : 中國漢詩眞寶
첫댓글 ㅉㅉ.. 규수가 한 수위였군.
ㅉ..나는 난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