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속이 시끄러울뿐이다. 변화가 생기려면 족히 3-4년이 지나봐야 한다. 그런데 내가 기다리는 것은 뭘까. 반지하에서 탈출하는 것? 반듯한 집이 생긴다면 그보다 좋을수는 없다는게 솔직한 욕심이다. 그러면서도 분담금이 발목을 잡고있다. 뿐인가. 이사를 해야한다는 것도 3-5년을 맴돌아야한다는 것도 노년의 내게는 쉬운일이 아니다. 그동안 참 많이도 이사를 했다. 쌍문동에서만도 6번쯤인가. 경기도에서도 2번, 영등포구에서3번, 광주에서 2번, 연화리를 거처 마산과 부산. 전국을 헤매고 다닌게 된다. 부평초같은 인생이라고 했던가. 떠도는 인생길에 편안이 있을리 없고, 희망 또한 막연했다. 그때 그시절 그사람들은 지금 어디쯤 있을까. 자리를 잡았고, 안정을 이루었을려나. 아니면 내 남편처럼 벌써 이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들도 있으려나,,,. 어느 시절도 그립거나 하진 않다. 늘 목이 마르고 안타깝고, 그런가하면 절망스럽고,,, 그랬다. 그렇게 젊을 시절을 보내고, 늙으막에 반지하 이집에 안착했다. 큰 불만 없다. 아니, 이만하면 됬다 싶은 생각에 내심 만족해하고 감사하며 지내는 중인다. 그런데, 모아모아 주택 사업이 나를 흔들어대고 있다. 긍정적인 면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 버겁다. 아니, 당장 변한것은 없다. 또 언제 상황이 0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 불안해할 필요도 없는것은 맞다. 그런데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니 참 나이값도 못한다. 어제는 오랜만에 딸이 와서 함께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었다. 이집에 어떤 욕심도 없다던 딸인데, 정작 이집이 반듯한 아파트로 변신을 할 경우엔 생각이 달라질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하긴 1억 안팍의 빌라 반지하일때는 하찮은 것이지만 4-5억을 홋가하는 집으로 변신하면 생각이 달라질수도 있는게 정상이다. 옛말에도 선음식을 보고 침을 뱃던 사람이 익은 음식을 보고 침을 삼킨다는 말도 있다. 내 결론을 말하자면, 그냥 이대로 있으면 좋겠다. 아니, 내가 이집이 이주를 시작하기 전에 마침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이미 나이먹어 모든게 다 귀찮은 내가 뭘 하겠는가. 이사도 셋방살이도 그만하고 싶다. 돈암동에서의 2번을 합치면 대체 몇번인가. 이거면 충분하다. 내가 충분하다고 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나님이 그렇다고 하셔야 하는 것이다. 연화리에서 26년에, 떠다닌 세월과, 여기 반지하에서의 모든 세월을 삼분하면, 거이 비슷비슷하다. 결말이 날 적절한 시점인 것이다. 다만 그분이 결제를 하셔야만 통과가 되리라. 내 세월을 뒤돌아보면 다 무겁기만 하다. 언제 한신들 밝고 기운차고 좋았던 지점이 없다. 이렇게 낭비된 인생이 또 있을까. 한번뿐인 생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무책임하게 헛되이 낭비할수도 있는 것일까. 나는 늘 남편이 무책임하고 무능하고 무가치한 존제가고 힐난했는데, 사실은 내가 더 한것 아닐까. 그는 몰라서 그랬을수도 있다면, 나는 알면서도 그랬다!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도, 헛되이 노년에 이른것이다. 내죄가 더 크다. 내가 속죄할일이 더 많다. 덧없는게 인생이라고 하지만, 살고보니 더욱 그랬다. 이제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떠날일만 남았다. 착하게 더욱 착하게 마무리 할수 있기를! 도우소서. 도와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