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짱구는 이미 침대와 한몸이 되어 버렸지만,
지기는 아직 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삐이에서의 숙소는 이 하루만 잡았기 때문이다.
다음날의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날 저녘 숙소에서 대~~충 짜맞추는데....
와이파이가 발목을 잡아 내린다.
시외버스 정류장은 어디쯤인지.
가보고 싶었던 곳의 장소들은 어디쯤인지.
무엇을 어떻게 타고 움직여야 하는지?
등등등....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자야 하는데,
이곳의 와이파이가 피곤이 밀려오는 것과 함께 발목을 잡아 침대에 눕히려 한다.
이곳은 이천년전의 도시다.
와이파이가 빠르면 이상하지?
라는 생각으로 간신이 다음날 숙소만 정하고 잠을 청한다.
스마일 모텔의 숙소는 그리 좋은편이 아니다.
그래서 삐이에서의 하루 일정을 더 잡는다.
다른 호텔로....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한 하룻밤이 지났다.
이제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짐을 정리하고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한다.
캐리어는 숙소에 맡기고 길을 나선다.
걸어서 가까운 쉐산도 파고다를 오른다.
산의 전체를 에둘러 건물들이 세워져 정상에 파고다가 우뚝 서 있다.
산이었을 곳에 빈틈없이 사방을 타일을 붙여 공사를 한 것처럼,
사방을 경사진 자체로 건물들이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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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산도 파고다를 둘러보고 내려와 도로에서 길을 묻는다.
시외버스 정류장이 어디인지.
아마도 그것을 뭐 그리 어렵게 생각하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택시를 잡아타고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가자고 하면 될것 아니냐?
그러면 이곳이 천년전의 삐이가 아니지!
우리가 생각하는 택시는 보이지 않는다.
오토바이 택시가 주를 이루고 있고.
아직 어떻게 흥정을 해야 하는지 적응이 되지 않은 탓도 있고,
길을 가르쳐주는 아저씨가 트럭버스를 세워 태워준다.
트럭의 뒤 짐칸 양 옆 나무판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다.
엉덩이가 덜썩인다.
시외버스정류장이 이 트럭버스의 종점인가 보다.
우리를 향해 우루루 사람들이 달려든다.
일명 우리가 말하는 삐끼인가?
어디를 가느냐고 몇 사람이 달라붙어 계속 말을 걸어온다.
버스 터미널?
이곳은 한국이 아니다.
그러면 이 또한 즐기면 된다.
버스들은 회사마다 다른 모양이다.
가고자하는 도시마다 차도 다르고, 호객도 다르고,매표소도 다르고.
이곳에서의 우리도 다르다.
바간행 버스를 알아 본다.
바간행 버스를 어디에서 타야 하는지 알길이 없다.
영어표기가 하나도 없다.
이곳에서의 우리는 까막눈이다.
내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묻고 또 묻고 길을 찾듯이,
우리 역시 이곳에서는 그렇게 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호객행위에 넘어가면 이상한 버스를 탈 수 있다.
행선지가 이상할 수는 없지만, 버스가 이상할 수 있다.
10시간의 장거리 버스인데....
호객행위하는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
각자 자기네 버스를 얘기하느라 버스의 상태를 알 수 없다.
앉아 있는 승객에게 길을 묻는다.
바간행 버스는 에어컨버스가 없다는 결론?
하는 수 없이 행선지를 바꾼다.
만달레이행을 선택하고 버스를 알아본다.
바간에서 제법 더 먼 거리의 만달레이인데.
시간은 별 차이가 없다.
계획은 만달레이를 먼저 가고, 만달레이에서 바간으로 다시 살짝 내려오는 길을 정한다.
우여곡절 끝에, 묻고 묻고 물어서 만달레이 버스표 예매를 하고 터미널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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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157F54958CDDDE516)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0EA4958CDDDE911)
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을 걸어 가게들을 기웃 거린다.
아무리 기웃거리고 찾아도 쥬스를 파는 곳은 없다.
냉장고 속의 탄산 음료들만 가득하다.
다시 또 묻고 묻는다.
터미널의 도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가면 있다고 한다.
터미널의 골목에서 벗어나 조금은 한산한 곳에서 찾고 또 찾는다.
골목 어딘가에서 아이스크림 그림이 우리를 반긴다.
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을 한다.
아주머니가 딸인지, 며느리인지 다른 사람을 부르고.
우리는 무사히 쥬스 두잔을 시켜 마신다.
목마른 갈증이 조금 해소가 되어 주변 관광에 길을 묻는다.
딸인지, 며느리인지.
아가씨인지, 새댁인지 모르는 분께.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택시를 알아봐 주겠단다.
호객행위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임을 안다.
그렇게 앉아 쥬스를 홀짝이고.
신기한 모습에 사진을 찍는다.
왕겨 비슷한 것으로 덮혀있는 얼음.
그 얼음을 톱으로 잘라 사 가는 사람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A944E58CDE0C510)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2BE4E58CDE0CD17)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EDC4E58CDE0D20C)
이제 우리는 천년전의 삐이로 들어 갈 것이다.
첫댓글 얼음을 통겨로 보관하는 나라 미얀마.
한때 우리보다 잘 살았던 곳인데...
아마 행복지수는 여전히 우리보다 높겠지요?
그들은 늘 웃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덩달아 지기도 깨짱구도 늘 웃고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