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ㅡ'라는 단어는,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의미를 갖겠지만...
그래서 그 어떤 낱말과 짝을 지어도 훌륭한 제목이 될 수 있다.
<엄마와 버선>..
<엄마의 빨래터>..
<엄마의 노랫소리>..
<엄마의...>
오늘의 제목, <엄마와 감>도 역시 그렇다.
딱히 별다른 글을 끄적거리지 않아도...
'사진'과 '제목'만으로도 모든것은 '다 되었으니까ㅡ'
그럼에도 사족을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사진속에 감춰진 몇 가지의 재미난 얘기를 들려주고 싶기 때문.
ㅎㅎㅎ...
아침마다 남산으로 산책겸 운동 다녀오시는 우리의 어머니.
이날도 후암초등학교를 지나 낙엽을 밝고 계셨던가보다.
그러다가 정류장 앞 작은 화단에 심어져 있던
똘감나무의 감 두 알이 떨어져 있던 것을 발견하시게 되었고.
...
아마도 우리의 엄마는, 화들짝 반가운 마음에 얼릉 주우셨겠지.
...
집으로 오셔서는 애기조막만한 감 두개- 껍질을 조심스레 벗겨
나무젓가락 꼬챙이에 졸졸이 꽂으시고 끈으로 단단히 매어서
1층 베란다 어드메에 걸어두셨겠지.
짧지만 따스한 아침 햇살 받으라고.
점점 추워지는 날씨, 베란다 꽃화분을 집안으로 들여놓으시며
함께 2층 거실로 딸려 들어온 똘감 두 개.
하나는 엄마와 내가-
하나는 막내가-
어제..오늘...이렇게 먹었다.
무척이나 쫄깃...하고 달큰한...곶감.
엄마는 별로 달지도 않다라고 하셨지만ㅡ
내게는 딱- 좋은 걸
ㅎㅎ
...
寒來暑往(한래서왕)하니 秋收冬藏(추수동장)이라고 했던가ㅡ
순리에 따르며 사는 즐거움을 예서 느껴본다.
첫댓글 맛있것다..
스님, 선업보살님, 잘 계셨어요? 선업보살님 글 읽기 전에 곶감 사진을 보면서 "맛있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어쩜 스님께서도 저와 똑같은 마음을 느끼셨네요. 선업 보살님! 저에게도 제일 맛있었던 과일 기억이 있어요. 완도에서 살 때 텃밭에 복숭아 씨앗을 심어 복숭아 싹이 트고 나무로 자라서 첫해는 꽃만 피우고 열매는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 다음 해에 복숭아가 딱 한 개 열렸지요. 날마다 바라보고 바라보다 마침내 그것을 따서 먹는 맛이란!! 정말 맛있었습니다. 옛날이 그리워지는군요.
제석사에 있는 '배나무'랑 '애기나무'는 나무향기님과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나무이지요. '따악ㅡ 하나...혹은 둘'만 열리기에 그 맛은 정말이지...뭣에 비교하기 힘들어요. 그나저나, 소식 궁금했는데 반가와요 토향님도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