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한 분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집안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훌륭한 오라버니가 계셨다고 한다.
인물도 뛰어나고 학문도 출중하여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분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부모님의 상실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뒤,
어린 동생을 가르칠 대학생이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부모님은 그 청년을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세상을 떠난
오라버니와 너무도 닮아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그의 형편을 물어보셨다.
가난한 집안에서 과외를 하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집에서 함께 지내며 공부하라."고 권하셨다.
그렇게 한집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은 훗날 부부가 되었다.
청년은 장사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고,
브라질로 건너가 큰 성공을 이루었다.
수백억 원의 자산을 일군 그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지내다가 병이 깊어졌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았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는 처갓집의 도움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재산 절반을 처가에 남기고
브라질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그 상속 절차를 위해 할머니는 브라질로 떠날 준비를 하고 계셨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청년이 처갓집에서 공부하며 생활하는 동안,
단지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을 넘어
그 집안의 삶과 뜻을 함께
연구했다면 어땠을까.
그 집안이 품고 있던 숙원과 바람을 알았다면,
남겨질 재산의 쓰임도
조금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사람은 먹고사는 일에만 몰두하면
눈앞에 일어난 환경만 볼일뿐이다.
그가 이룬 경제적 성공 역시
혼자 만든 것이 아니었다.
브라질이라는 사회와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백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성이 없다면 임금도 존재할 수 없다.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이치는
서로가 있어야
비로소 부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있어 부모가 되고, 제자가 있어 스승이 되며,
사회가 있어 개인도 성장한다.
이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큰 재산은 축복이 아니라 집안의 갈등을 만드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이치를 깨친 집안이라면
물려받은 재산으로 재단을 세워
후배들의 배움의 길을 열어 줄 수도 있고,
사회를 위한 뜻있는 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
그렇게 쓰인 재산은
선한 공덕이 되어 집안의 이름을 더욱 빛내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다.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사회에 다시 돌려줄 줄 아는 것이
성숙한 삶이다.
옛말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도움과
사회의 기반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재산도 지식도 사람을 살리는 힘이 된다.
남의 것이 내게 들어왔다면
그것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일 수도 있다.
삶은 받은 것을 어떻게 돌려주느냐에 따라
다음 길이 달라진다.
함께 연구해 볼 일이다.
2026년 8월 6일사회연구원 김수길
이념이란
무엇을 하고자하는 행동이다.
그런 이념도 없이
물려받은 물질은
사회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법강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