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독도서> ‘교실 이데아’를 읽고
이 책은 한 방송 프로듀서가 대안학교인 합천 원경고등학교에서 1998년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학생들과 직접 생활하면서 겪은 일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어떤 비평도 가하지 않고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그동안 '문제아'라는 이름으로 규정지었던 십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나는 처음에 대안학교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문제아'들만 모아 놓은 학교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문제아'하면 어떨지 왠 만큼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우리가 규정짓는 '문제아'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문제아만 다니는 학교 인 줄로만 알았는데 일반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오는 사람도 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문제아'들의 내면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알 수 있다. '문제아'라는 것은 그냥 '문제아'가 아니라 그만큼의 사연이 있다는 것. 모든 일이 인과응보인 것처럼 '문제아'도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한건데 한번만 기회 줬으면 한번만 믿어줬으면 대안학교에 오지 않아도 될 학생들이 많았다.
선생님들은 한 학생에게 한번의 기회와 믿음을 줄 수 없나 ?
그 아이가 문제아라고 수업시간에 만화책을 봐도 내버려두고 관심 가져 주지 않아서 그렇게 된 것 같다. 한번만 믿어주면 한번만 기회를 주면 한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한 학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문제아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겉은 문제아지만 이러한 사회에 적응을 못해서 그렇게 됬을 뿐 마음은 정말 착한 것 같다.
이런 거 보면 선악설보다는 선선설이 진짜 인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것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나쁜사람이라도 그 마음속에는 착한마음이 조금이라도 존재하지 않은가
근데 원경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학교에 계시는 선생님들께서 정말 수고가 많으신 것 같다.
왠만하면 참고 그 학생들을 지켜봐 주고 일반학교에 계시는 선생님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거의 날마다 위궤양으로 병원에 가고 자살 소동으로 손목을 긋고 아이들이 사라지고 학교 유리창 깨고.......... 정말 힘들겠다.
어떻게 보면 이 책에 쓰여진 걸로 봐서 대안학교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학교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땅의 선생님들이 참 존경스럽다. 뭐 존경받지 못할 선생님도 간혹 있으니까 물론 내가 겪은 선생님들 중에서는 없지만 말이다.
원경고등학교에서 교감선생님께서는 마음공부를 중요하게 여기셨다.
마음공부라는 걸 내가 받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마음을 잘 다스리는 ? 그런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게 몇가지 있다.
승미라는 사람이 선생님들과 다 같이 산에 갔다가 먼저 내려간다고 내려갔었는데 내려가다가 길을 잃었다.
무작정 아래로 내려가다가 어떤 집을 발견하고 겨우 살았는데 그 사람이 자기가 자살 소동을 하지 않고 처음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그 뒤로 죽는다는걸 함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거다.
또 평래라는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박연호선생님이 맥주병으로 자기 머리를 내리친 게 인상 깊었다.
어떻게 자기 자신이 학생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게 진짜 사나이의 피라면서 맥주병으로 자기머리를 내리칠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미스원경 선발대회가 인상 깊었다.
여학생들이 예쁘게 치장을 하기도 하고 남자아이들을 여장시켜주고 남자선생님들도 여자로 분장하고 해서 미스원경 선발대회를 했는데 정말 최고였다.
교감선생님까지도 여자로 분장하고 그랬다!!!!!
실제로 본다면 정말 재밌었을텐데.. 실제로 볼 수 없다는게 아쉽기만 하다.
우리학교에서도 저렇게 선생님들이 분장하고 해서 저런 걸 했으면 좋겠다만 가능성이 없다.
저런걸 학교 축제에서 한다면 정말 최고일거다~~!!
원경고등학교에 입학한 53명의 아이들 모두 처음에는 그냥 길거리를 나돌거나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었지만 3학년들이 모두 노력해서 수능시험을 보고 점수에 맞는 전문대학을 갔다.
이런걸 보면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 라는 생각이 든다.
p.s 설 전에 전에 쓴거라 본문은 없음...;;(필독,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