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를 주셨다.
오정숙권사님께서
도토리가 있는데 줘도 되겠냐고 물으시길래 "주세요"라고 대답하고 금세 잊어버렸다.
어제 울교회 어르신들 국수를 삶아주신다고 오시면서 이것저것 친정엄마처럼
쌍화차, 과자, 안마기, 족욕기, 식재료 등등
한아름 가지고 오셨다. 그 중 도토리도 제법 한 소쿠리가 되었다.
어느 중년 남성분이 상처를 하고 마음을 잡을 길이 없어 산에 다니면서 조금씩 도토리를 줍다보니 양이 많아져 이웃에게 선물을 했고 그 이웃은 또 다른 이웃에게, 그 이웃이 오권사님께서 우리에게 주셨다.
모르는 누군가의 수고의 열매가 우리에게 전해졌다.
도토리가루로 묵을 만드는 것도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 잘 가정해서 해먹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어려운 것을 해내려는 내가 ....
어젯밤 집에서
망치로 때려 깨진 도토리를 2~3시간 겉껍질을 깠다. 손톱이 엉망, 어찌나 힘이 들던지 허리와 어깨가 뻐근 아파와 ~ㅠㅠ
참 힘들게 먹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오늘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마당에 앉아 남은 도토리를 망치로 두들기며 생각했다.
이 도토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이렇게 귀한 오리지날 도토리로 우리 어르신들과 성도님들 섬길 수 있도록 해주시고
나에게 일을 주신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을 것이기에 주신 것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나를 인정해주셔서~~~
도토리를 잠시 말리고
물에 담가 떫은 맛을 빼고
믹서기로 갈아서 녹말성분을 빼는
여러 작업이 있다.
식탁에 올려지기까지
하나님께서 정성을 다하도록 해주실 것을 믿고
진짜베기 토토리묵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