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4일째인 오늘 퇴원 예정입니다.
보호자 없이 집에서 생활이 힘들 것 같아 동네 병원으로 재입원할 예정인데, 입원실에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오히려 회복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 중입니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카페를 알고 이런저런 키워드로 검색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전혀 협조적이지 않은 의사들 때문에 궁금증 대부분을 카페에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제 경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다소 길지만 아래 내용을 공유합니다.
혹시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쪽지로 연락주세요. 저 역시 답답한 마음에 많은 분들을 귀찮게 했고 덕분에 위안도 정보도 많이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상
농구 중 뒤에서 누가 밟는 듯한 느낌 강하게 받음. 특별히 파열음은 듣지 못함. 종아리 쪽이 아파 단순 근육 부상인 걸로 생각함.
밤새 얼음 찜질. 큰 통증 없고 절뚝거리며 보행 가능.
진단
부상 다음 날 동네 정형외과(약 700미터 거리)까지 절뚝거리며 이동(관악구 삼성정형외과).
엑스레이와 초음파 진단 후 우측 아킬 완파라는 소견 들음. 수술해야 한다고 하여 반깁스 상태로 병원 이동.
같은 날 오후 일산 백병원 서진수 교수님에게 진료. 이전 병원에서 받아온 초음파 사진 및 톰슨 테스트 후 다음 날 입원하고 이틀 후 수술 결정.
수술결정-입원 전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휴식했어야 하는데 집안 페인트 작업이 예정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반깁스 상태로 집 안 페인트 작업 실시. 반깁스 상태로 다리를 살살 끌면 움직일 수 있었으나 어쩔 수 없이 부상 부위에 체중을 실어야 했었음. 후회 중.
입원 및 수술 안내
처음에는 전신마취한다고 설명받고 동의서 받아가더니 이후 하반신 마취로 바뀌었다, 최종적으로 국소마취만 하겠다고 바뀜.
초음파 재촬영 실시. 4.5cm 파열이라고 진단.
수술
수술일 당일 오전 국소마취 실시. 우측 다리(사타구니 및 발목 부근)에 마취. 발가락 움직일 수 있었고 허벅지에는 감각도 살아있음.
수술 때까지 계속해서 감각이 있다고 하자 수술실에서 마취 다시 실시(발가락 및 다리 이동 가능했고 허벅지 꼬집으면 통증도 느껴졌음). 서진수 교수님 들어와서는 수술 준비도 엉망이고 마취도 하나도 안 됐다며 의사들 꾸짖음. 추가 마취 실시. 절개 시 느낌은 없었지만, 건을 당겨 이을 때는 확실히 느낌 있었음. 통증까지는 아니고 아주 강한 고무줄을 끌 당길 때 나는 느낌이 발목에서 남. 수술은 전혀 아프지 않았음. 수술 전후 바로 식사도 할 수 있고 마취 후유증도 없었기에 국소마취하길 잘했다고 생각함.
수술 후 당일
12시 수술 마침. 수액 투여. 마취가 덜 풀려서인지 통증 전혀 없음.
저녁 5시부터 통증이 슬슬 밀려옴. 피쏠림 느낌 있지만 참을만함. 진통제는 아직 먹지 않음. 입맛도 살아 있어서 약이랑 같이 나온 기력회복제(?)는 먹지 않음. 서 교수님 회진와서 궁금한 거 있냐고 물어봄. 없다고 하자 수술 잘 됐다고 하시고는 바로 나가심.
저녁 8시경부터 통증이 심해짐. 진통제 부탁해서 맞음.
수술일 밤, 수면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 심함. 진통제 수액 다 맞고, 혈관 주사로도 맞았지만 효과 없어서 엉덩이 주사로 한 번 더 맞음.
수술 후-퇴원 전
진통은 서서히 줄어듦. 수술 2일 차에 반깁스 제거하고 드레싱 함. 수시로 항생제, 진통제 투여 받음. 3일 차에 서 교수님 회진와서 내일 퇴원하자고 함. 재활 관련하여 간략하게 이야기하였고 바코패드 처방 결정(바코패드 관련 아래에 상세히 설명). 1차 드레싱 이후 퇴원 당일 날까지 추가 드레싱 없음. 아마 석고 깁스 전에 드레싱 할 듯.
병원 생활
소변은 휠체어로 장애인 화장실 이용함. 세면 등은 물티슈 이용하고 이틀에 한 번은 보호자 도움으로 면도도 하고 머리도 감음. 3일 차에는 휠체어 타고 근처 공원 산책도 실시(다리를 올리고 휠체어 이동 시 주변 사람들이 무심코 다리를 건드릴 가능성이 매우 커 겁남. 가능한 이동 자제하는 것이 맞는 듯).
변비: 부상 다음 날부터 퇴원 일까지 6일간 대변을 못 봄. 개인적으로 낯선 곳이 불편하기도 하고 병원에서 식사량도 많이 줄어들어 더 힘들었음. 배가 살살 아프기도 하고, 몇 차례 시도도 했으나 아픈 다리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서 포기. 퇴원 후 집에서 변비약 먹기로 함. 간호사가 대변 봤냐고 물을 때마다 못 봤다라고 이야기 했지만 별도로 변비약 처방 없었음.
식사는 괜찮았으나 의식적으로 밥양을 최대한 줄임. 수면이 가장 힘들었는데 같이 병실을 쓰시는 분들 상태가 매우 나빠 밤마다 간호사도, 간병인도, 나도 고생함.
의사 및 간호사
*주관적 의견입니다*
의사들: 불친절하다기보다는 매우 비협조적임. 뭘 물어볼 기회 자체가 없고, 뭘 물어봐도 제대로 답을 들은 적이 거의 없음. 바쁜 사정은 이해하겠으나 치료와 관련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라는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답답했음.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을 하였으니 이제 어떻게 치료가 진행되는지 궁금한데 일정에 대한 안내가 없음. 간호사에게 물어보면 모른다고 함. 실제로 퇴원 2시간 전인 지금까지 오늘 석고깁스하고 퇴원할 거라는 것 외에 안내받은 내용이 전혀 없음. 카페 등에서는 실밥 푸는 얘기가 많은데 해당 내용도 들은 게 없음.
간호사들: 대부분 친절하심. 그러나 의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지 환자인 나에게 의사한테 뭐 물어봐 달라 뭐 물어봐 달라하는 부탁이 많았음. 문제는 내가 의사를 볼 기회가 없다는 것. 예로, 퇴원일도 수차례 변동되었으며 처방받는 약도 수시로 바뀜. 그럴 때마다 환자인 본인에게 의사한테 해당 내용을 확인해달라고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입원 생활 동안 가장 큰 힘이 되고 도움도 많이 받음.
바코패드
카페에서 바코패드 접하게 된 후 폭풍 검색. 실사용후기도 있는 듯하고 알바 및 광고성 글도 있는 듯하나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다른 보조기보다는 낫겠다라는 판단. 굳이 주치의 의견에 반하여 석고깁스 대신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다른 보조기보다는 확실히 낫겠다라고 판단함.
개인적으로 5월 말 장기 해외 파견을 나가야 하여 퇴원 후 2~3주간 동안은 석고깁스를 하고 출국 전에 바코패드 착용하자고 의사와 상의하여 결정.
서 교수님에게 처음 바코패드 문의를 하자 '비싸기만 하고, 별 도움도 안 되고, 사람들이 단순히 있어 보이려고 사용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병원에서는 코드 자체가 없어 처방을 해줄 수 없다. 우리 병원에서 사용하는 보조기 쓰자'라고 얘기함. 그래도 해외에 나가야 하는 등 사정을 설명하고 부탁드리자 서 교수님은 어쩔 수 없이 그러자고 하심.
수술 이후 담당의가 보조기 이야기를 해서 교수님과 바코패드 하기로 했다고 처방을 요구하자 위와 비슷한 이야기를 함.
'카페 믿지 마라. 다 거짓말이다. 바코패드 다 광고고 자기네들이 처방해주는 보조기 쓰면 된다. 비싸기만 하다. 무엇보다 코드가 없다'라고 또 코드 타령임. 본인이 업체 확인 결과 일산 백병원에서 처방 가능하다고 들었다 하니 계속해서 '코드가 없어요 코드가 없어요' 라고만 말함. 그리고 휠체어 타고 방에서 나서는데 뒤에서 아래 의사에게 '야, 우리 바코패드 코드 있나 확인해봐'라는 소리 들림.
그리고 10분 후 코드 생성해서 겨우 처방해줬다고 간호사 통해 이야기 들음. 이번 주내로 바코패드 담당자가 집에 방문하여 사용법 등 알려주기로 함.
끝.
첫댓글 고생하셨네요, 힘내시구요 이제부터가 진짜 치료입니다. 잘 쉬면서 몸 관리 잘하시구 한 10주 이후 부터 걷기도 살살 해보시구요. 바코패드 저 수술해준 젊은 의사 선생님은 보조기 많이 봤는데 이게 제일 좋다고 우리 병원에는 없으니 중고로 구매하라는 말씀 까지 하셨는데 물어보면 친절히 답해 주시고요 암튼 그건 의사마다 다른 듯 힘내시고 쾌차하세요^^
시간은 생각보다 잘 갑니다. 참 저도 농구하다 파열이요ㅜㅜ끊어지는 느낌과 소리가 생생합니다ㅜㅜ
ㅠ 농구 다시 하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ㅠㅠㅠ
10주후부터 걸으셨나보네요 ㅠㅠㅠ 일 때문에 4주차부터는 목발없이 바코만 착용하고 걸을 수 있음 좋겠는데 걱정입니다. ㅠㅠ
@파수보방 아니요 전 안심이 안되서 13주쯤에 제대로 걷구요 하긴 그 전에도 짧은 거리는 보조기 차고 살살걷긴했네요ㅋ 농구생각은 당분간 멀리하세요 지금 저는 슛정도만 쏘면서 운동합니다 걷기 운동 많이하구요 전 곧 6개월 정도 되네요
@ash333 슈터로 거듭나야겠네요 ㅎㅎash333님도 쾌차하시길!
조심하세요 저는 4주차 진입인데 아직 재파열될까봐
거의 누워만 있습니다 힘내세요
ㅠ 그렇군요 큰일이네요 이번 달에 출국도 그렇고 이동할 일이 많은데요...목발에 익숙해져야 겠네요
저도 내일퇴원인데
보조기 추천해준것이 이상하게 깔판끼우는 보조기입니다..가격은50만원...?
말씀하신 코드?란게 뭔가요?
코드가있어야.구입가능한건지...
오늘중.결정해야하는데...
저도바코패드로 해야할지...보조기 고민이네요...
코드란 게 병원에서 처방을 내릴 때 전산에 입력하기 위한 코드를 얘기하는 것 같아요.
참고하세요!
반대발 아킬두 잘 보살펴주세요. 저는 농구하다가 양파된 사람입니다ㅜㅜ
상세한 일기이자 후기이자 기록들 잘봤네요. 먼곳으로의 계획때문에 더 신경쓰이시겠어여~ 몇주뒤 더 멋진 기록들을 기대해봅니다. 홧팅~☆
저도 의사선생님과 얘기하기도 만나기도 힘들더라구요~자체분석결과는....정형외과 아킬레스건 부상과 수술은 특히 큰병원에서는 급한,중대한 환자순위에서 아래에 있다고 판단하며 죽을병아니니 물론 그럴수도있겠지만..답답하더라구요
그런 것 같아요. 그렇다해도 너무 무심하더라고요. 심지어 깁스를 한 후에도 체중을 실지 말라는 등의 기본적인 주의사항조차 의사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네요... 에휴 ㅠ
파수보방님 ㅜㅜ 저 어제 농구하다 아킬 완파?? 아직확인은 못했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고 바로 일산백병원 입원했습니다 오늘 내일중으로 교수님 진료받고 수술들어갈것같습니다 현재 경과는 어떠신가요??벌써 4년전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