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발정 난 길고양이들로 인해 소음 문제 ‘심각’
동물보호법에 의해 시민들의 ‘직접 포획’이 최선
강원도 춘천 대학가가 길고양이들의 울음소리에 인한 소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6일 춘천시 공개민원 게시판에 ‘길고양이 중성화’란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길고양이들이 새벽만 되면 발정이 나서 우는 탓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시에서 포획 후 중성화 수술 요청을 한 내용이다.
춘천 후평동에 사는 이모씨는 “고양이들이 낮이고 밤이고 수시로 운다. 듣기에 좋지도 않고 가끔씩은 섬뜩하기도 하다”며 길고양이들로 인한 소음 문제의 심각성을 말했다.
민원 내용을 확인한 시는 “농림식품부 고지 제 2016-17호에 의거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행정절차상 민원인이 포획틀 대여 및 포회 후 신고해 주시면 우리시에서 관내 동물병원을 통해 수술 및 회복기간(1~3일)을 거쳐 포획장소에 다시 방사하는 단계로 진행한다”면서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원하실 경우 우선 포획틀 대여 가능여부를 우리시 동물보호센터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포획틀을 대여해 직접 포획하라는 답변을 들은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이다. 시의 답변을 본 한 춘천 시민은 “여건도 안 되고 시간도 부족해서 시에 공개민원을 통해 해결책을 요구한 것인데 시의 답변은 우리가 스스로 해결하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면서 “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춘천시 동물보호센터의 한 관계자는 “길고양이는 동물보호법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 대상에 빠져있다”면서 “시에서 인력을 배치해 길고양이를 잡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이란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로서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해 포획장소에 방사하는 등의 조치의 대상이거나 조치가 된 고양이를 말한다.
반려 동물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유기되는 고양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유기로 인해 늘어나는 길고양이들을 포획하지 않고 방치할 수밖에 없는 법률에 많은 사람들이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춘천시 동물보호센터는 또 “시에서 포획 인력을 따로 배치하지 않는 대신 포획틀을 대여해 주기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대여해 포획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더불어 춘천뿐만 아니라 원주, 홍천 등 몇몇 강원도 내 지자체에서도 “시민들이 직접 길고양이를 포획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춘천시와 시민들이 길고양이의 소음 문제와 직접 포획이라는 다소 아쉬운 해결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재, 시와 시민들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이 제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대학가에 유난히 길고양이가 몰리게 된 이유로 대학생들이 주는 음식 때문에 하나, 둘씩 모인 길고양이들이 군집을 형성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허찬영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