丙申年을 보내며
세월은 유수라드니 훌쩍 다가온 병신년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나이에 비례해 빨라지는 세월의 흐름은 실감하기 전에 뒤꽁무니도 남기지 않고 달아나고 있다.
흔히들 아홉수라면서 69세에는 액운이 많고 70을 넘기면 장수문턱을 넘는다고 한다. 연호가 병신이라 올해는 참 병신이 될 법한 일들도 많았다. 연초에는 고혈압에 따른 협심증에 놀라 결국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고서야 겨우 생활에 적응하였다.
고희를 맞이하여 가을에 펼친 기념 출판회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마지막 교열을 마치고 조 선배와 같이한 ‘영화의 전당’ 현장 사전 답사 후에 집에 돌아와 한밤중에 발생한 응급사태로 4 곳의 병원을 전전하다기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담낭절제 수술로 처리되어 그나마 추석을 집에서 지낼 수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가족을 중심으로 한 추억 깃든 곤지암 리조트에서의 고희연은 잔치중의 축하연으로 영원한 추억으로 또한 남게 될 것이다.
집사람은 마음씨도 무던히 좋은 편이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집사람과의 명리학적 인연에 의문점도 있지만 올해가 다가고 나면 잘 풀어지길 바랄뿐이다.
연말이라 이곳저곳에서 송년회모임에 참석해달라는 안내들이지만 시국도 하수상하고 건강도 뒤따르지 못한 것 같아 가급적이면 좀 줄이려고 노력해야겠다.
어제는 마침 대학입학동기들의 모임이 있어 참여했다가 노인들의 발악인지 2차로 노래방에 들렸는데 집에 돌아와 생각하니 공허하기만 하다.
오늘도 고교동기들의 송년회 모임이 있어 참여해야겠지만 어쩐지 서글퍼지는 것은 나이 탓으로만 돌리기엔 잘 못 늙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또한 동래로타리 클럽의 송년주회가 21일 허심청에서 개최되었는데 두 번째 참석하는 집사람은 아직도 적응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로타리 코리아 9월호에 게재된 본인의 ‘부산동래 RC와 나’ 원고를 한 면의 지면에 맞추어 축약하여 게재하다 보니 다소 매끄럽지 못한 감도 있지만 대체로 내용이 전달되었으며 앞으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다짐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같이 퇴직한 동료들은 해외여행도 자주들 하는데 난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여행도 잘 실행되지 못하고 있으니 정유년 새해에는 어떻게든 마음을 다스리는 국내여행이라도 실행하여야 하겠다.
고향생가는 자주 들르지 못해서인지 마음이 불편하고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사랑채 뜯은 것 하며 자꾸만 후회가 뒤따르는 것이 발길을 멀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려야 하겠다.
새봄이 오면 또 꽃도 피고 좋아지겠지 하며 기대를 해보지만 드는 나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 활력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사라져 간다. 모든 문제점은 나 자신이 책임져야지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아니 된다는 생각도 자꾸만 옅어져 가니 이것도 나이 탓인가?
병신년 한해가 다가니 아홉수의 삼재인 병신년의 망령에서 탈출하여 정유년의 희망에 찬 새벽 닭 우는 소리 듣고 싶다. 다함께 건강을 기원하면서......
2016년 12월 동짓날에. 서재에서, 옥당, 최 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