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느껴진다.’
이 책의 첫머리이자 끝마디이다. 이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연어는 바다에 사는 기간이 훨씬 긴데 어째서 강물 냄새가 나느냐고...
그래서 이 말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동화 같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그런지 나는 이 책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은빛 연어가 바다에서부터 먼 여정을 거쳐 태어난 고향인 초록강으로 돌아와 생을 마치기까지의 과정이 한 편의 동화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은빛 연어는 다른 연어들駭?달리 빛나는 은빛 비늘을 가지고 있어 적들을 피해 다녀야 할 때에도 적의 눈에 잘 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 우리도 남들과는 좀 다른 독특하고 튀는 면이 있다고 해서 색안경 끼고 멀리 하는 경향이 있듯이 말이다.
그 빛나는 비늘 때문에 누나도 잃게 되지만 그런 그를 곰으로부터 지켜 주려다 상처를 입은 눈 맑은 연어를 만나게 되어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초록강에서 알을 낳기 위해 연어들이 힘든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에게 깨달음을 준다. 폭포에 이르러 그들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쉬운 길과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어려운 길 앞에서 갈등을 하게 되고, 이 때 은빛 연어는 그 옛날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연의 순리대로 즉,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아름다운 것이라고 주장하며 나선다. 처음엔 쉬운 길만을 주장하던 연어들은 은빛 연어의 조언에 힘입어 훗날 자신들처럼 이 곳으로 다시 돌아올 자식들이 쉬운 길만 가려는 나약한 연어가 되지 않길 바라며 찬성을 했다. 최선의 노력을 한 그들은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결국 성공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자신이 태어났던 그 곳에 알과 함께 묻는다. 이 알들이 깨면 다시 그들이 겪었던 똑같은 과정을 겪게 되리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폭포라는 힘겨운 장애물 앞에 부딪쳤을 때 그들이 장애물을 돌아서 가지 않고 부딪혀 뛰어 넘었다는 것을...
노력 없이 쉽게 이루어진 일은 무너지기도 쉬운 것이다. 하지만 힘들고 어렵게 이루어진 일은 무너지지 않을 뿐 아니라 보람도 배 이상일 것이다. 솔직히 나도 이때까지 쉬운 길을 더 많이 걸어온 것 같다. 하기 싫은 건 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쉬운 길로 천천히 가길 바랬다. 그 때 나의 모습은 얼마나 나약해 보였을까? 부딪혀 볼 생각도 않고 돌아오기에만 바빴던 지난날들이었다. 이제부터라도 난 그 은빛 연어의 용기를 가지고 비록 힘들고 어렵겠지만 뿌듯한 결과와 보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초록강이 힘겨워하는 은빛 연어에게 해 준 말 중에서..."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라는 말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자신만이 주인공이 되길 바라고, 뭐든지 자기가 중심이 되어 일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떤 한 편의 드라마도 주인공만 있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주인공은 늘 인정 받고 언뜻 보기엔 대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몇 십 배 많은 조연과 엑스트라가 없었다면 주인공도 없었을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살아가면서 내가 주인공이 될 기회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때론 배경이 되어 줄 기회를 갖는 것이 더 가치 있고 뜻있는 삶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껏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배경이 되어 뒤에서 힘을 북 돋아 주시고 힘이 되어주신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또, 이 책을 읽으므로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다른 이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다.
'연어'라는 말 속에서 정말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다.
<모모>
내가 ‘모모’라는 책을 읽게 된 동기는 2005년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오는 것을 보고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이 있다는 것은 오래 전에 알고 있었지만 책도 두껍고 나한테는 좀 거기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멀리 했었는데, 드라마에 나온 것을 보고 이 책이 재미있나? 괜찮은 책인가 보다...하고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자신이 몇 살인 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어떤 아이가 원형극장 터에 있자 어른들은 어디서 어떻게 왔냐고 묻는다. 그 아이는 모른다고 했고 갈 곳이 없다는 알아차린 주민들은 이 아이를 살기 좋은 집처럼 해서 이웃으로 산다.
근데 어떤 회색 신사들이 와서 주민들의 시간을 빼앗는 사건이 벌어지고 모모가 그 사건을 해결하는 줄거리다.
동심, 여유 그리고 자연 이 세 가지는 꼬마 소녀 모모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보물이다. 물론 본인은 그런 것들이 과연 보물인지도 모르고 있지만. 꼬마 모모는 한없이 순수하고 맑고 고운 눈빛으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른 꼬마들과 기발한 상상력의 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모는 그렇게 지내는 것이 그져 좋을 뿐이다. 그런데 모모가 즐기는 그 시간들이 모모의 친구들에게, 또 모모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는 모를 것이다. 그녀의 일상은 우리에게 커다란 위로와 치유를 안겨준다. 왜냐면 우리는 모모가 가지고 있는 보물들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동심, 여유, 자연을 모두 잃고 회색빛의 도시에서 외롭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모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한 장, 두 장 읽어내려 갈 때마다 잃어버린 아름다운 마음을 되찾고 또 반성한다. 사람들이 각박해지고 있다. 시간이 없다고 늘 입버릇처럼 되 뇌이며 짜증이 는다. 대낮까지 늦잠이라도 자면 우울하다. 늘 바쁘게 많이 경험하면서, 많이 벌면서, 많이 표현하면서 살아야만 제대로 사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이유를 대자면 물질만능사회니, 잃어버린 인간성이니 많은 복잡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시간도둑들이 시간을 도둑질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도둑질당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사회부적응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같이 바쁘고, 만족감, 충만감, 보람, 낭만이라고는 없는 그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정신없는 생활에 길들여지면서 우리는 불행하다. 이런 얘기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따뜻하게 풍자할 수 있는 작가는 머리가 비상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 같다. 정말 우리사회의 부정적인 면의 원인을 모두 시간도둑에게 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그 단 하나의 확실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모모 같은 사람을 찾으면 우리는 좀 더 따뜻하고 여유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 텐데... 그래서 내일쯤에는 아이들이 길에서 놀더라도 클락션을 울리지 않고, 주먹을 들어 고래고래 소리 지르지 않고 노는 아이들을 한번 바라보며 미소짓고 지나갈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할 수 있을텐데... 이런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한다.
<벙어리 삼룡이>
나는 벙어리 삼룡이라는 가슴이 저려오는 책 한 권을 읽었다.
벙어리 삼룡 이는 벙어리 삼룡이는 오 생원 댁의 하인으로 부지런하고, 힘이 좋아 오 생원이 특별이 아끼는 하인이다. 오 생원은 그 동네에서 제일 큰 과목밭을 가진 부자이나, 문벌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가난하지만 문벌이 높은 양반 집의 규수와 혼인을 시켰지만 오 생원 댁의 삼대독자인 외아들은 '오냐, 오냐' 귀엽게만 길러서 버릇이 없고 성격도 잔인하였다. 삼룡이를 때리고 확대하지만 삼룡 이는 자신이 발을 못하고 갈 때도 없다고 이를 '꾹' 참아 매는데 그리고 철없는 외아들은 정숙한 색시를 맞아 드리고서도 그 색시를 구박했다. 나이 스물세살이 될 때까지도 이성과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삼룡이에게는 새색시는 특별했고, 천사처럼 착하고, 예쁜 색시를 철없는 외아들이 때리고 구박하는 것에 대한 분노 심에 불탔다. 새 아씨를 생각하는 동정심에서 차츰 사랑으로 커가고 그런 도중 아씨를 보호하던 삼룡이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오게 되어 주인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삼룡이는 원망감에 모든 것을 없애고 자신도 없어지기로 하고, 불을 지르고 오 생원을 구하고 구해달라는 오 생원의 아들의 손을 뿌리치며 새 아씨를 찾아 안고 나오다가 길이 막혀서 새아씨를 품에 안고 같이 죽어 가는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내 가슴을 찡하고 쓰려오게 했다.
땅에서 못 이룬 사랑 이야기 하늘 위에서라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괜한 오해받고, 구박받고 확대 당하던 아픔 다 잊고 하늘 위에서라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벙어리 삼룡이가 학대당해도 참던 그 끈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론
나도 항상 그런 끈기를 같고 살아야겠다고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삼룡이가 겪은 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겪게 될 힘들고 아픈 일, 이 책을 비롯하여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삼룡이처럼 꾹 참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