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인일지...
사진기를 봐도 시큰둥...했었다.
간혹 찍기는 했지만ㅡ
그 옛날처럼 흥이나서...부지런히 마당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찍던 정성은...
다 어디로 가벼렸는지.
잘 모르겠다. 도통ㅡ
그런데-
오늘...그 잃어버렸던 '흥'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ㅡ 노보살님이 오신 것이다.
!
참으로 희한타ㅡ!
'生氣'라고 하면..보통은 어린아이들을 생각한다.
그도 맞는 말이다.
근데-
이상하게도 '텃밭'에서 만큼은 그것이 아니다.
회색과 희뿌연 머리칼 뒤엉켜져 낭자한 머리
구부정한 허리
흰고무신 차고 팔자걸음으로 느릿느릿
뒷짐 진 등 뒤의 손에는 호멩이 하나
모든것이 완벽-하다.
메마르고 가난한 봄날의 텃밭으로 향하기에는-
노보살님이 텃밭에 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
밭은 살아나기 시작한다.
발길따라 손길따라 生氣가 넘치기 시작한다-
梅花香 눈부시다지만-
오늘은 텃밭 때문에 현기증이 아련하다.
ㅡ
봄볕이 무섭다.
첫댓글 쑥..냉이..보리잎..곰밤부레..꿩알나물..개불딱지..그리고- " ! " 하나는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을 들어도 입안에서 맴맴돌뿐 당최 생각이 나지 않는다 ㅡㅡ ;
^^
너무 보기 좋아라~~~ 사진도..그 것을 담는 사진사의 맘도...
아~~저희가 아는 그 노보살님이신가요??
그래요..... 잘 있는지...
^^* 예..스님 건강하시지요...
곰밤부레, 꿩알나물, 개불딱지....이름이 촌스러우면서도 눈물나게 정겹네요. 전라도 사투리처럼, 된장국처럼 따뜻하면서도 구수해요. 우리 주변에 돋아난 풀들은 다 이름이 있는데, 모르고 지날 때가 많아요. 그 이름을 아는 순간부터 그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며,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 꽃이 되었다"며 "누가 내 이름을 불러다오"라고 노래하였지요.
" 선업아ㅡㅡㅡㅡ " 내 이름 불러주는 듣기좋은 목소리가 따로 있는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특별한 무엇으로 다가오는 목소리가 있기는 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