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하상가 20주년 행사 개최, 반응은 ‘글쎄’
준비된 프로그램은 많지만 시민들 관심 끌기는 어려워…부족한 홍보도 문제
춘천지하상가 상인들이 힘을 모아 체험 프로그램, 공연,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지만 시민들의 관심을 끌진 못한 모습이다.
춘천지하상가 상인들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지하상가를 기념함과 동시에 건재함을 알리면서 고객과 더욱 밀착된 관계 맺겠다는 의지를 모아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는 상가가 20년이 된 만큼 개점 시의 첫 마음으로 고객들과 다시 사랑을 하겠다는 의미를 나타낸 ‘가을, 스무 살에 꿈꾸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지난 10일 ‘어서옵쇼! SNS 이벤트’라는 사진 공모전과 개막식으로 시작된 행사는 오는 13일까지 4일간 치러진다. 11일부터 13일에는 시민 플리마켓 운영자들이 비누 만들기, 인형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진 전시회와 시민단체의 캠페인, 연극 홍보 프로모션 등도 진행한다. 12일에는 주말을 맞아 댄스, 노래, 마임 등 다채로운 공연을 진행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페이스페인팅 등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준비되며 영수증을 지참한 고객에 한해 룰렛, 뽑기 등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인들에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여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사람들은 평소처럼 업무나 휴식을 위해 상가를 찾을 뿐 행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모습이었다. 15개의 플리마켓 부스가 설치된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곳이었던 공예품 부스의 하루 체험객은 20여 명 남짓이었고, 평균적으로 10여 명이었다. 플리마켓 운영자들은 "아직 첫날이고, 주말이 남아 다행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저조하다"고 말했다.
업무를 위해 지하상가를 찾은 최유미(41)씨는 “오늘 진행하고 있는 사진 전시회와 같은 행사로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참여 유도까진 못할 것 같다”고 말하며 분발을 요구했다. 또한 평소에 휴식을 위해 상가를 자주 찾는 박충식(67)씨는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들이 상가에 주로 오는데 준비된 행사는 마카롱 공방, 향초 공방 등이어서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보의 문제도 제기됐다. 지하상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일반 시민들은 행사가 개최된 줄도 모른다”며 “침체된 상권을 살려보고자 하는 일인데 시에서 홍보물이나 포스터라도 게시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시 주최도 아니고 지하상가 상인회가 주관하고 열린 것이라 시에서 도움을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하상가는 최근 국토부가 지원하는 ‘조운동 도시재생사업’의 지원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비약적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시와 구가 함께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등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로 지하상가의 운영이 활발한 대전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윤 대학생기자
공방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진행중이지만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