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자동차 줄었더니…오토바이가 활보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자전거 관리 대책 시급
최근 한림대는 교내 차도가 사라지고 인도가 생기면서 차량 위험이 줄었다. 하지만 이젠 자동차 대신 무분별한 오토바이, 자전거, 전동 킥보드 교통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최모(20‧간호학부1)씨는 “자연과학관 앞 인도에서 이어폰을 꼽은 채 길을 걷던 중 옆으로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가 놀랐다. 하마터면 치일 뻔 했다”고 말했다. 또 “인도에서 사람이 달려오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피해야하다니 아이러니 하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차 없는 거리’ 일송기념도서관과 자연과학관 사이 인도에서 달리는 오토바이 모습
이처럼 ‘차 없는 캠퍼스 조성’으로 만들어진 일송기념도서관과 자연과학관 사이 인도에는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자 오히려 오토바이가 맘 놓고 달려 위험을 느낀다는 불만이 많다.
인도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가 질주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다. 공사 전에는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정해진 차도로만 주행 해 사람과 충돌할 위험은 적었다.
밝은 낮이어도 그늘진 곳은 오토바이와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기자는 취재 도중 밤에도 인도를 침범해 달리는 배달음식 오토바이를 목격한 바 있다.
자연과학관 옆 그늘진 장소에서 오토바이가 튀어나오는 모습
이번 공사로 차도가 사라지면서 다른 개인이동수단이 설 자리를 잃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모(24‧미디어스쿨2)씨는 평소 자전거를 타고 등교한다. “최근 ‘자전거, 전동킥보드 충 극혐’등의 글이 학교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괜히 자전거 타기가 눈치 보인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자전거 거치대가 인도 안쪽에 있어서 주차하려면 인도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보행자들이 더 위협을 느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차 없는 캠퍼스 조성은 좋은 취지지만 차도가 사라져 인도로 달린 적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더 이상 오토바이와 자전거만이 교내 교통문제 대상은 아니다. 요즈음 학교 안에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개인이동수단의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사회‧경영 1관 앞 차도와 인도에서도 최근 전동 킥보드 주행이 눈에 많이 띈다. 차선을 지키지 않거나 인도로 난입하는 경우가 많다. 전동킥보드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모(48‧택시기사)씨는 학생들을 태우고 운행하다 전동 킥보드와 사고가 날 번 한 적이 있다. “학생을 태우고 사회‧경영1관으로 향하는데 앞에서 전동 킥보드를 탄 학생이 역주행 해 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번은 뒤에서 전동 킥보드가 중앙선을 넘으며 빠르게 택시를 추월한 적 도 있다. 학생들이 전동 킥보드는 교통 규칙을 무시해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회‧경영1관 앞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은 채 중앙선 왼쪽에서 전동킥보드를 몰고 가는 모습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나 전동 휠 등의 개인이동수단은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다. 전동 킥보드를 타기 위해서는 2종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하며 차도로 다녀야 한다. 법적으로 스쿠터나 50cc 미만 오토바이와 동일한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보행자와 부딪혔을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특계법에 따라 보도침범 교통사고로 처리된다. 더욱이 전동 킥보드 역시 음주운전 단속 대상이다.
현재 교내에는 자전거 도로나 거치대 등 자전거와 오토바이, 전동킥보드를 위한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지 않다. 정확한 규정도 없다.
사회‧경영1관 앞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 전기 킥보드 등이 무분별하게 같이 주차된 모습(좌)
도서관 건물 안에 세워둔 전기 킥보드의 모습(중, 우)
학교 관계자는 "공사 후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현재 인지하고 있다. 대책 마련에 힘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학교는 차 없는 학교 만들기에는 성공했지만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개인이동수단의 추후 교통질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의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
글‧사진 황선우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