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
* 출생 : 1926. 4. 21, 잉글랜드 런던 |
* 사망 : 2022. 9. 8,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
* 국적 : 영국 |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영국을 포함한 16개국(영국 연방 왕국)과 기타 국외 영토와 보호령의 왕이다.
1. 초기 생애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는 1926년 4월 21일 요크 공 앨버트와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 보스 라이언의 큰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조지 5세의 차남이었으므로 그녀가 왕위를 계승할 가망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후에 윈저 공이 됨)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왕위를 양도함으로써 1936년 12월 11일 그녀의 아버지가 조지 6세로 즉위하자, 그녀의 어머니는 추정 왕위계승자가 되었다.
공주의 교육은 어머니가 관장했는데, 그녀는 딸들을 매리언 크로퍼드라는 가정교사에게 위탁했다. 엘리자베스의 역사교육은 후에 이튼 학교 교장이 된 C. H. K. 마틴이 담당했고, 음악과 어학은 가정방문 교사에게 배웠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엘리자베스와 그의 여동생 마거릿 로즈 공주는 런던 야간공습의 위험을 피해 스코틀랜드의 밸모럴 성, 윈저의 왕실별장, 윈저 성 등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이들 자매는 부득이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야만 했다.
1947년초 엘리자베스 공주는 부모와 함께 남아프리카로 갔다. 귀국 후 그녀는 이전에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였으며 그녀의 먼 친척이 되는 영국 해군 중위 필립 마운트 배튼과의 약혼을 발표했다. 결혼식은 1947년 11월 20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거행되었다. 결혼식 전날 그녀의 아버지 조지 6세는 신랑에게 에든버러 공작, 메리어니스 백작, 그리니치 남작이란 칭호를 수여했다.
그들 부부는 런던의 클래런스 저택에서 생활했으며, 그들의 큰아들 찰스 왕자(찰스 필립 아서 조지)가 1948년 11월 14일 버킹엄 궁(宮)에서 태어났다. 1951년 여름 조지 6세의 건강이 악화되자 엘리자베스 공주는 군기분열식 및 다양한 국가행사에 참여하여 아버지를 대행했으며, 10월 7일 영국을 출발한 엘리자베스 공주 부처는 캐나다와 워싱턴 D. C. 방문을 대성공리에 끝마쳤다.
2. 왕위 계승
크리스마스를 영국에서 보낸 공주 부처는 다시 1952년 1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순방길에 올랐으나, 1952년 2월 6일 케냐의 사가나에서 부왕의 부음을 들었다. 이 소식을 들은 지금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는 영국으로 급거 귀국했다. 엘리자베스는 집권 후 처음 3개월 동안 부왕을 애도하는 가운데 비교적 은둔생활을 하며 보냈으나, 그해 여름 클래런스 저택에서 버킹엄 궁으로 이사한 후에는 군주의 일상적인 임무를 맡아보았으며, 1952년 11월 4일 그녀가 집권한 후 처음으로 하원을 개원했다.
그녀의 대관식은 1953년 6월 2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거행되었다. 1953년 11월초 여왕과 에든버러 공은 6개월간에 걸친 영연방국 순방계획을 세웠다. 순방국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두 나라는 현 영국 국왕으로서는 처음으로 방문하는 국가였다. 1957년 여러 유럽 국가들을 방문한 후에 여왕 부처는 캐나다와 미국을 방문했다.
3. 재위 중 활동
1961년 그녀는 영국 군주로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또한 1968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1979년 페르시아 만 연안국가들을 방문했다. 1977년 그녀의 즉위 25주년 축하기간 동안, 그녀는 36명의 영연방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런던 연회를 주재했다. 또한 여왕은 영국 전역을 비롯하여 남태평양 연안국들과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그리고 카리브 해 연안국들을 순방했다.
여왕은 점차 현대적인 군주제의 역할을 인식하는 듯했다. 예를 들면 여왕은 1970년 왕실가정생활의 텔레비전 중개를 허용했으며, 1978년에는 그녀의 여동생 마거릿 로즈 공주의 공식적인 파혼을 묵인했다. 그녀는 검소한 궁정생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중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침착하고 진중한 성품으로 국정을 잘 운영하고 왕실의 품위를 유지하려고 애쓴 엘리자베스 여왕이었지만 오랜 재위 기간 동안 국제 사회에서 영국이 차지했던 위상도 변했으며 왕실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즉위 당시만 해도 대영제국이었던 영국은 2차 세계대전 후의 민족 국가 독립이 계속되면서 54개의 독립 국가로 바뀌었으며, 영국의 왕을 국가의 수반으로 인정하는 영연방 국가는 14개국으로 줄어들었다.
1973년 유럽연합에 가입했던 영국은 오랜 갈등 끝에 2020년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임 기간 첫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 가운데 영국을 이끈 윈스턴 처칠이었으며 마지막 총리는 서거 이틀 전인 2022년 9월 6일 임명한 리즈 트러스 총리였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여왕의 재위기간 재임한 15명의 총리 가운데 마거릿 대처, 테레사 메이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이기도 했다.
70년에 이르는 재위 기간 동안, 영국 왕실도 평안하지는 않았다. 장남 찰스 왕세자가 오랜 연인 카밀라 파커 볼스와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1981년 다이애나 스펜서와 결혼했다가 갈등 끝에 1996년 이혼하고 2005년 카밀라와 재혼하는 과정은 오랫동안 영국 왕실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다이애너 전 왕비가 1997년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찰스의 결혼 관계는 이후로도 많은 세속적인 관심을 받았다.
아들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매매 스캔들에 연루되는 등 수많은 논란 끝에 2022년 공식적인 왕실 직함을 박탈해야 했다. 찰스 3세와 다이애나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 왕자가 2018년 이혼녀였던 미국 여성 매건 마클과 결혼한 후 왕실과의 갈등이 극한에 이르면서 2020년 1월 왕실에서 독립했던 일도 영국 왕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발했다.
이런 수많은 갈등 가운데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실을 주도하며 품위를 지켰다. 여왕은 전통적이고 의례적인 군주의 임무 이외에도 정부의 운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녀는 열성적인 승마인으로서 경주마를 가지고 있으며, 경마시합에도 자주 참석했고, 주기적으로 미국 켄터키 주에 있는 목장을 방문하곤 했다.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과 재정상태로 미루어볼 때 엘리자베스 2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중의 한 사람이었다.
4. 한국 방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99년 4월 19~22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1883년 한국과 영국이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맺고 수교한 이래 영국의 국가 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다. 방한 기간 동안 여왕은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하고, 인사동과 이화여대를 방문하는 등 한국 국민과 교류하는 일정을 가졌다.
여왕은 방한 기간중인 4월 21일 73세 생일을 맞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 한국식으로 차린 성대한 생일상을 대접받고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했으며, 봉정사를 방문하고 고추장과 김치 담그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여왕이 한국 방문기간 동안 보여준 친근하고 소탈한 행보는 많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5. 가족 관계
엘리자베스 여왕의 법정 왕위계승권자는 그녀의 장남 찰스 왕자로서, 그는 1958년 7월 26일 웨일스 공으로 명명되었고, 1969년 7월 1일 그 직위가 확정·수여되었다. 찰스 왕자는 2022년 9월 8일 여왕이 서거하기까지 70년 동안 왕세자로 여왕의 곁을 지켰다.
여왕에게는 찰스 왕자 이외에 1950년 8월 15일에 태어난 앤 공주(앤 엘리자베스 앨리스 루이스)와 1960년 2월 19일에 태어나 1986년 요크 공이란 칭호가 수여된 앤드루 왕자(앤드루 앨버트 크리스천 에드워드), 1964년 3월 10일에 태어난 에드워드 왕자(에드워드 앤소니 리처드 루이스)가 있다. 여왕의 자녀들은 모두 '윈저'라는 별칭을 갖고 있지만, 1960년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른 자손들을 위해 왕자·공주·전하라는 명칭이 아니라 '마운트배튼-윈저'라는 별칭을 만들었다.
6. 말년
2022년 2월 6일, 엘리자베스 여왕은 재위기간 70년을 맞아 가장 오래 통치한 영국 군주로 기록되었다.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은 6월 2일부터 4일 동안 재위 70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가졌다. 이날 버킹엄궁의 발코니에서 수만 명의 국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건강 이상으로 이후의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2022년 9월 6일, 사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에 이어 보수당의 새 수장이 된 리즈 트러스 총리를 임명한 것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마지막 공식 행사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가 소유의 별장인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 있는 밸모럴성에 머물다가 9월 8일 서거했다. 왕위계승서열 1위로 오랫동안 여왕의 곁을 지켰던 장남 찰스 왕세자가 바로 왕위를 이어받았으며, 찰스 3세로 명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