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재난문자도 참고하고 폭염에 건강을 잃을까 우려되어 통 산행을 하지못했다.
하지만 걷고싶은 욕구를 도저히 참을수 없어 금당산이라도 오르기위해 집을 나섰다.
이른 시간이라 선선하니 그런데로 오른다싶더니 얼마안가 온몸이 땀으로 흠씬 젖는다.
아......나도 이렇게 땀이 날수도있구나 신기해하며 사뿐히 오르는데
앞에서 내려오던 남자가
"저 윗쪽에 조그만 뱀 한마리가 돌아다니니 놀라지 마세요'
하며 일러준다.
아......여자에게는 없다는 기사도 정신!
일면식도 없는 낯선 여자지만 행여라도 놀랄까봐 귀뜸해주는, 남자에게만 있는 기사도 정신!
남성을 높이 평가하는 대목이기도하다.
감사합니다 했지만 '전 뱀을 무서워하지 않는걸요'속으로 씨익 웃으며 뱀과 조우하기를 기대했으나 끝내 보지 못했다.
공복이 우려되어 흑사탕 한 알을 입에 물고 가다보니 어느새 삼흥정을 지났다.
황새정으로 이르는, 제법 밧줄을 잡고 오르내려야하는 위험구간을 지나 내가 자주 이용하는 바위에 걸터 앉는다.
송암동을 비롯 목포 가는 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저 길을 쭈욱 따라가면 어디가 나올까도 생각해보고
시고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전화도 받는다.
오후엔 여수까지 가야겠구나, 머릿속으로 준비물을 챙기며 황새정까지만 가야지 하는데
앞서 가는 분의 뒷태가 낯이 익다.
내가 아는 분이 분명 맞을텐데 행여 실수할까 가까이서 확인한 후
김경만선생님! 하니 뒤돌아 보신다.
어찌나 반갑던지.
다소 가파른 바위에 걸터앉아 서로 근황을 묻고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내가 뭐 보여줄께"
가리키는 곳을 보니 아, 다육식물이 여기저기 함초롬이 자라고있다.
이름이 '화잎전금'인지 '아이시로즈'인가싶다.
내가 늘 다녔지만 처음 본다며, 이렇듯 자생하고 있었다며 신기해하니 나중에서야 샘이 직접 심어둔거라고 하신다.
연신 사진을 찍어두고 흥미롭고 재미난 책을 빌리기 위해 샘 집으로 향해 내려갔다.
sk뷰@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처음 가지만 가보고 싶었던 숲이 우거지고 푹신한 흙길이다.
예찬하며 내려오다보니 임진왜란의 공신 박광옥선생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는 벽진서원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집 주소가 회재로1293번길인데 바로 이 분의 호 인 회재를 따 붙힌거라고한다.
내려오는 길을 따라 단풍나무 묘목이 연이어 심어져있었는데 이 역시 샘이 모두 심어두신것이다.
언젠가 누군가가 산 길에 심어둔 자목련을 보며 수고롭게 심는 사람이 있어
나는 그 꽃에 심취하고 찬미하고있구나 하며 그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가져본적이 있는데
바로 김경만샘 같은 분이셨는가보다.
샘 집에 들어가 맛있는 차도 마시고 읽고싶던 책도 빌려왔다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다.
여수로 출발하자는 남편의 전화가 왔다.
그만 일어나 준비해야겠다.
첫댓글 나도 김경만 샘의 근황이 늘 궁금했는데, 우연히 금당산에서 뵈었네요. 나조차 반갑습니다.^ 산을 오가며 식물들을 심으셨군요.존경스러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여수 시고모님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아름다운 가게 백운점을 갔지요.더위 탓에 너무 일찍 가 밖에서 기다리다.유리창에 대고.더워요. 좀 열어주세요^^ 성공하고..나오다 차 기다리는데 영희언니 동네더라구요.
맞아요.
'아름다운 가게' 가 집 근처로 이사왔지요.
방문이 수월해져서 자주 다닐까해요.
집 근처에 왔으면 연락하지그랬어요?
담엔 꼭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