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운동회에 가짜엄마로 구경가기
용오름마을에 사는 삼형제인 민우, 윤우, 준우가
모두 유치원에 다니는데
운동회에서 부모님과 달리기를 해야 한단다.
부모가 세 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준우의 가짜엄마가 되어
삼생초등학교 운동회에 구경갔다.


전교생과 유치원생까지 모두 서 있는데
생각은 했지만 적은 학생수를
눈으로 직접 보고 새삼 놀랐다.
청군 백군 응원단.
"따르릉 따르릉 전화 왔어요. 백군이 이겼다고 전화왔어요"
응원가는 비슷했다.

운동회 게임도 재밌다.
이건 '일하는 부모님에게 물 떠다드리기'

어른들이 참여하는 게임이 참 많았다.



운동회가 마을잔치이기도 했다.
부모님, 언니, 마을 어르신들까지 오시고,
어르신들 게임도 있고,
모두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이 잔치 느낌이었다.
구경하다가 본임무인 가짜엄마가 되어
준우와 게임을 했다.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남들은 쉽게 하는 풍선터트리기를 혼자 못해서 사람들은 웃고,
준우도 챙피해하는 것 같았으나
모든 게임에 참여했다. ^^;
서석에 와서 산지 1년이 넘었다고
체육대회에서 뵌 분도 있고, 낯익은 분들도 몇 있었다.
이렇게 옆마을 아이들과 마을분들에게 가짜엄마로 눈도장을 찍었다.
# 학교 끝나고 아이들은 뭐하나
학교 끝나는 시간,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한참 놀다가 간다기에
민우 윤우 준우 엄마인 직녀를 쫓아갔다.
아이들은 새로운 사람에 관심과 경계를 동시에 보였다.
저학년 아이들은 나를 보고 슬쩍 “누구세요”하고,
고학년 아이들은 저 멀리서 쳐다보기만 한다.
그 친구들의 시선을 느끼며 일부러 다가가지는 않았다.
아이들의 놀이는 딱지치기와 숨박꼭질, 나잡아봐라 놀이 ^^




아이들이 유치원 동생이라고 안아주고 논다.
아이들이 잘 어울려 노는 모습은 참 보기에 좋다.

대부분 방과후에 학원이나 과외를 하는데
학원차가 데리러 올 때까지 여기에서 논다.
그러다 학원차가 오면 일제히 달려간다.

다음 주가 시험이어서
고학년 아이들은 나머지 공부를 더 하고 늦게 나왔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으로 가는 거나
시험이라는 부담이 무겁게 있는 건
도시나 농촌이나 비슷해보였다.
서석면에는 젊은 분들이 많은 편인데,
과외방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
과외방을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마을 입구 정류장에서 처음 본 과외방 전단지는 나에게 참 낯설었는데..
이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익숙한 것이었다.
학원 다니는 친구들이 모두 가고,
이제 과외를 하거나 아무 곳도 다니지 않는 너댓명의 아이들만 남았다.
해가 뉘엇 뉘엇해지고 형님들이 학교를 나가서야
민우 윤우 준우도 집으로 갔다.
# 상룡이의 사진
오늘은 말을 걸어오는 몇 아이들과 인사했다.
그 중 한 친구는 상룡이.
5학년인데 그 학년의 공부를 다 따라갈 수 없어서
혼자 일찍 나와있다.
나에게 제일 많은 질문을 던진 아이이기도 하다.
내가 들고 있던 사진기에 관심을 보여서
찍는 방법을 알려줬다.
사진을 찍으면 그 사람의 시선이 느껴져서 좋다.
상룡이의 시선.
상룡이의 시선에는 친구들의 얼굴, 놀이, 하늘도 있었다.
누가 찍느냐에 따라
찍히는 사람의 표정도 참 다르다.
아이들은 특히 더 잘 드러난다.
내 카메라 앞에서와는 다르게
상룡이의 카메라 앞에 있는 친구들의 표정은 자연스럽다.





모두 편안해보이는 얼굴은 아니네.. 그래도 나름 포즈를 취했네 ^^
첫댓글 가짜엄마, 재밌으셨죠? 풍선터트리기 ㅎ~
마을 분들께 확실히 눈도장 찍으셨군요^^
이런 운동회, 요즘 도시에서는 드물어요. 우리도 이렇게 신나게 놀면서 자랐는데...
시골에도 학원 다니느라 동네 골목에서 아이들 만나기 어렵다지요? 내년에 루빈이도 학교 가요. 마음껏 놀게 돕고 싶어요.
저도 고향에서 쉼을 누릴때 학교 앞에 오는 차들을 보며~ 서울에서 학원버스를 보았을 때의 생경함을 다시 느꼈었지요~ 시골 아이들도 서울 아이들도 학원 스케줄에 인생 스케줄이 따라가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