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룬펠시아
하양은 빛바랜 뒷모습일까 봄 끝자락으로
몇 개의 울음이 떨어졌다 꽃이
질 때까지 발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한 사람이 빠져나갔다 몸 밖으로
핏줄이 불거지고
한 몸에서 길의 굴곡들
남색에서 보라색으로 하양이
생각을 옮길 때마다
꽃이 먼저 몸을 바닥에 내려놓는
서사적인 너무나도 서사적인
꽃을 터지기 쉬운 눈물샘이라고 너는 불렀다
동공 안쪽이 쏟아질 것 같아
유리 눈을 가진 사람들 수관 따라
제자리에서 공전하고 발자국이 되어갔다
수분의 색깔들 비스듬히
향기는 얼마나 쉽게 넘어질 수 있는지
몸에 기대어 꽃이 피었다
수심을 알 수 없는 늙은 여자처럼
아무 날의 꽃 하나가 사람을 이어갔다
『시와 소금』 2024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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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
브룬펠시아 - 양소은
양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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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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