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포리 이문재 저녁도 다 저녁때여름도 한풀 꺾인 늦여름 아래쪽 대교에 바닷길 끊긴외포리 선착장 그 사내 또 찾아와혼자서 술잔 기울인다 바다가 보이는 쪽 빈 의자빈자리에 먼저 한 잔 혼자서 하는 건배혼자 둘이서 하는 건배 고개 들면 양떼구름 붉게 물들고뱃길 끊긴 외포리 선착장
Drip 걸핏하면 어머니는 커피를 내립니다 방울방울 맺혔던 향기가 떨어집니다 배설물 속에서 건져낸 콩으로 만든 커피란다 너도 언젠가 어둠 속에서 꿈을 건져내야지 그 말을 가끔 듣는 나는 무능한 아들입니다 10년 동안 취직을 못했습니다 용기를 주려고 하는데 부끄러움은 내 몫입니다 어머니는 끝까지 나..
불사조 박연준 당신에게 부딪혀 이마가 깨져도 되나요?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날았고이마가 깨졌다 이마 사이로, 냇물이 흘렀다 졸졸졸소리에 맞춰 웃었다 환 한날 들 조약돌이 숲의 미래를 점치며 졸고 있을 때 나는끈적한 미아를 가진 다람쥐깨진 이마로 춤추는 새의 알 이곳에서는 깨진 것들을 사랑의 얼굴..
2019 영남일보 문학상 시 당선작 이름서진배엄마는 늘 내 몸보다 한 사이즈 큰 옷을 사오시었다내 몸이 자랄 것을 예상하시었다벚꽃이 두 번 피어도 옷 속에서 헛돌던 내 몸을 바라보는엄마는 얼마나 헐렁했을까접힌 바지는 접힌 채 낡아갔다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 이름을 먼저 지으시었다내가 자랄 것을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