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수첩이나 기록 노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책을 읽거나, 논문을 쓰기 위해서 자료를 보면서 별도로 메모를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라도 인용할 만한 글귀를 적은 노트는 그 분량이 적지 않고, 서랍 한쪽에 고이 모셔져 있다. 실상 이렇게 메모를 자주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그 글귀들을 인용하여 글을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 내용을 메모하는 순간만큼은 해당 내용에 대해서 깊이 음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그러한 메모를 하는 틈틈이 그 책에 대한 감상이나, 급작스럽게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두기도 한다. 논문을 작성할 때는, 오히려 내용을 베낀 글보다는 내 자신의 생각들이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만화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작품 일지를 만화 형식으로 남기고 있다. 이번 제3권에서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다. 단순히 작품에 관한 것뿐만이 아니라, 그날그날 겪었던 다양한 생활의 양상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만화가로서의 작업 모습은 물론이고, 한 개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