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만명 넘는 청약 인파가 몰린 인천 송도 아파트 당첨자 10명 중 2명꼴로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1 가까운 경쟁을 뚫은 이들은 앞으로 10년간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는 ‘핸디캡’에도 당첨 자격을 포기했다. 새로 아파트를 장만하면 더 손해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분양 시장에 냉기가 확산하면서 ‘무순위 청약’ 물량도 늘었다. 작년 10월엔 591가구 규모였는데 지난달엔 전국 31곳에서 1332가구가 무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흔히 ‘줍줍(미분양 아파트를 줍는다는 뜻)’이라고 부르는 무순위 청약은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전국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청약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던 작년 상반기만 해도 간혹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오면 경쟁률이 수만 대1 수준으로 치솟았다.
집주인들은 양도세가 높은 상황에서 가격을 낮춰 거래하기보다는 증여를 택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은평구와 서초구 반포동에 1채씩 가진 손님이 은평구 집은 증여하고, 반포동 집은 대선 이후에 매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급한 사정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이미 증여 등으로 매물을 정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