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어머니가 아들 맹자의 교육을 위하여 이사를 세 번이나 했다는 말에서 유래한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는 자식을 위한 부모의 노력과 마음이 얼마나 지극했는가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교훈입니다.
공동묘지 옆에서 살았더니 아들이 허구헌날 곡하는 것을 흉내 내고, 시장통 저잣거리에 살았더니 장사하는 것만을 따라하고, 서당 곁으로 이사했더니 그제서야 비로소 책 읽는 흉내를 내었다는 내용이 ‘맹모삼천지교’입니다.
우린 훌륭한 어미로, 중국에선 맹모를, 우리나라에서는 율곡선생의 어미 신사임당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맹모를 훌륭한 어미로 꼽는 이유인즉, 자식의 미래를 위해 환경을 중요시하고, 자식을 위해 오직 한 평생을 바쳤다는 희생정신을 말합니다. 틀린 말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분적인 이해와 교훈이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물론 부모들의 잘못된 생각을 조장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작년 서울대 신입생의 70% 가까운 수치가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그 중 40%가 강남의 8학군 출신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부모들 대부분이 자식의 앞날을 위해 서울로, 그 중에 강남으로 이사를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강남의 8학군에 배정 받는 것이 곧 서울대 합격의 지름길이니 그렇게라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내 생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쯤에서 ‘맹모삼천지교’에 대한 이목사의 새로운 생각과 해석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맹모가 오직 좋은 환경을 자식에게 주기위해 세 번씩이나 이사를 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맹모는 자식에게 좋은 환경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다양한 환경과, 그곳에서 사람 사는 방식과 삶의 애환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생활하는 공간을 옮겨 다녔다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경제 논리와 돈의 흐름, 사람들의 장사 수단을 보여줌으로써 아들에게 살아나가야 할 세상의 구조를 가르쳐 준 것이고, 공동묘지 부근에서는 사람의 생과 사, 별리(別離)에 관한 인생을 배우게 하고, 서당 근처에서는 학문의 소중함과 학문이 세상에 쓰여짐의 역할 등을 배우도록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의 8학군을 위해 이전투구를 하는 보통 부모들과 맹모는 너무도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맹모의 세 번에 걸친 이사는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한 이사가 아니라 다양한 세상을 자식으로 하여금 보게 하여 세상을 품을 수 있는 그릇으로 만들기 위한 이사였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평범한 부모 밑에 비범한 자식 없음은 맹모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맹자가 말한 인(仁)은 시장에서 배운 지혜이며, 습(習)은 서당을 통하여 배운 것이고, 사단칠정(四端七情)은 공동묘지를 통하여 배운 것이니, 이는 더 좋은 환경으로의 옮김이 아니라 더욱 다양한 사람 속으로의 이사를 가르친 맹모의 안목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맹모가 크다 생각합니다.
우리 맹모가 되어봅시다. 이 여름에 자식들 학원으로 내몰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