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시조시인협회 전국시조백일장 공모
입상자 현황 및 입상작
사단법인 한국시조시인협회에서 주최한 전국시조백일장 공모
참가자(학생부 122편, 대학일반부 46편)에 대한
입상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입상자는 7월 21일 오후 2시부터 개최되는
'시조의 날' 행사(서울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이날 제1회 인산시조평론상 시상식, 학술세미나, 시상식이 함께 열립니다.
(사)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이우걸
<대학일반부 장원작>
가을 다도해
김경옥
맑은 물 하얀 행주로 거울같이 훔쳐낸
드넓은 대청마루 정갈하게 윤이 나네
어머니 굽은 허리로 바다 물빛 닦으시나
고향 집 앞뜰에는 부지런한 명절 맞이
은조기 한 켜 한 켜 햇살 받아 눈부시네
대나무 푸른 채반에 언제 저리 담으셨나
섬 사이 바지랑대 구름 홑청 널어놓고
물 깊은 화선지에 손수 쓰신 쪽빛 편지
객지로 나간 자식들 펼쳐보라 띄우시네
<학생부 장원작>
행복한 길
양정민(서울갈현초등학교 4학년)
흙을 다 숨겨 놓고 만든 길 아스팔트 길
꽃도 피지 않고 나비도 날아갔네
편해서 행복한 길에 사람 혼자 걸어가네.
심사평
전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시조백일장을 개최하는 곳은 많다. 그러나 인터넷 응모만으로 전국시조백일장을 개최하는 경우는 (사)한국시조시인협회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시조시인협회 인터넷 전국시조백일장 개최에 노고와 감사의 치하를 드린다.
예심에서 올라온 작품 가운데 당선작을 뽑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수사법에는 능란하지만 주제가 선명하지 않은가 하면, 내용이 자조적 하향이미지이거나, 기성시인들의 문체를 빼어 닮아 신선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유려함보다는 참신성에 주목하였고 주제를 잘 이끌어 간 작품을 눈여겨보았다. 심사과정에서 이미 등단에 버금가는 큰 상을 받은 응모자는 제외하였다. 더 많은 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했고 고심 끝에 뽑아든 작품이 김경옥 씨의 「가을 다도해」다. 명절을 며칠 앞두고 울퉁불퉁한 대청마루의 묶은 먼지를 닦으며 대처로 나간 자식들이 돌아 올 날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심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오래된 대청마루에서 뒹굴며 놀던 어린 자식들의 체취를 맡으며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아내는 어머니의 굽은 등이 보이는 듯한 「가을 다도해」는 마당 가득 바지랑대 받쳐 구름홑청 이불을 널어놓고, 뽀송뽀송 포근하게 자식들 잠자리를 예비하는 어머니 마음까지 3수에 무리 없이 담아내고 있다. 그 저력이 응모작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학생부 장원은 각급 학령에 따라 가장 적합하면서도 진지한 작품을 뽑았다. 장원작은 초등학교 4학년 양정민이 쓴 「행복한 길」. 행복한 길은 어떤 길인가. 요즘은 도시에서 맨흙 길을 볼 수 없다. 도시뿐만 아니라 웬만한 시골도 이제는 대부분 포장된 길이다. 아이는 그런 포장된 길에는 꽃도 피지 않고 나비도 날아오지 않는다고 하며 편해서 행복한 그 길에는 사람만 걸어간다고 말한다. 그 포장된 길을 사람 혼자 걸으면 얼마나 행복한가? 「행복한 길」이라는 제목을 통하여 행복하지 않은 환경을 제시하며, 아이는 어른들에게 묻고 있다. 역설이고 반어다. 이 초등학생의 발상이 중고생들의 응모작을 압도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대학일반부 응모작에서보다 초중고학생들의 응모작을 보며 더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대학일반부 응모작에서는 수사적 기교가 난만하며, 기성시인의 작품을 모방하는 폐단이 두드러졌다. 참다운 시는 세상을 놀라게 하는 시라는 어느 시성의 말씀이 아니어도 번지르르하게 이미 남들이 한 생각을 그대로 전할 이유가 없다. 같은 생각이되 전혀 새로운 기표로써 신선한 맛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 남들이 흔히 다루는 소재나 주제보다는 전혀 새로운 발상, 상상력이 필요하다. 입상하신 분들께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입상의 기회를 놓친 분들께도 정진하시라는 당부와 격려를 보내드린다. (한분순 ‧ 홍성란)
▣ 전국 시조백일장 공모 입상자 명단
◉ 대학.일반부
장원 : 가을다도해(김경옥)
차상 : 두물머리에서(김명신)
차하 : 나비의 꿈(오승희)
녹두꽃이 지던 밤(유외순)
참방 : 해녀의 오후 (최승관)
복지관의 뜰 (김정수)
흥 (이소영)
◉ 학생부
장원 : 행복한 길 (서울은빛초등학교 4학년) 양정민
차상 : 비 (대구천내초등학교 6학년) 홍채은
버스손잡이 (함월고등학교 3학년) 김원지
차하 : 설날 (서울갈현초등학교 4학년) 최민혁
목걸이마음 (대구원화고등학교 1학년) 허민영
참방 : 우산 (단원고등학교 3년) 김나경
가을, 인라인스케이트 (대구 정화중학교 1학년) 윤혜민
범인 (잠신초등학교 5학년) 서창현
마지막 어린이날 (대구 파호초등학교 6학년) 정다은
연필 (대구 대청초등학교 6학년) 박소정
어느 봄날 (동학초등학교 5학년) 김서연
자갈치시장 (수영초등학교 4학년) 서준익
벚꽃 (수영초등학교 4학년) 도유진
개학날 (수영초등학교 6학년) 박지혜
아기잠 (서울 갈현초등학교 4학년) 신지혜
달리기 (대구 두산초등학교 5학년) 김경민
구름 (경기안성산평초등학교 6학년) 맹주희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임차장님.
온 몸에 전기가 오는 듯 짜릿하면서 가슴 뭉클했습니다.
독서지도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시조를 함께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엄두조차 못내던 아이들에게
평범한 시가 형식에 의해 한 편의 시조 작품이 되는 것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시조의 형식을 배우고,
시조의 음보에 따라 가락을 탈 줄 아는모습에
오히려 제가 더 감동 받았습니다.
장원한 양정민,차하의 최민혁, 참방에 신지혜,서창현?
지금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고개숙여 절합니다.
감사합니다.
매우 의미있는 지도를 하셨습니다. 청출어람, 그 스승에게서 배움과 사사받은 제자들이 더욱 빛나게 되어 가슴 뿌듯하고 보람이 크시겠습니다. 나는 고교교사들을 대상으로 지도를 하여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 문단에 보냈지요.
초등학교 학생들과 일반의 참여 열의가 높은데 대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여 시조단의 내일이 한편 염려스럽습니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행사가 끝났으니 비로소 한 수 거든다면
구태여 백일장 이란 이름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시조공모전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요?
어느 경우는 지상백일장 이란 이름도 붙이던데 그건 아니지요
모두 한 곳에 모여서 한정된 시간 안에 글 솜씨를 뽐내는 행사라야 백일장 이라고 하는 전통에 맞는 것 아닌감요?
다음부터는 참고 해 주기 바랍니다
그냥 시조공모전 뭐 이런 이름이면 족하리라 봅니다
고맙습니다
고견을 수렴하겠습니다
입상자 현황 및 입상작 발표를 아주 잘 하셨습니다
관계자에게 수고 했다는 칭찬 하고 싶네요
모든 문학공모 결과는 이렇게 투명하게 발표를 해야 합니다
특히 누가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했는지에 대한 발표는 여러가지 이유로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백일장에서는 뜬금 없이 그냥 장원 아무개 하고 작품을 올려 놓은 것 뿐이었습니다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일러 주었더니 이것들이 삐쳐가지고는 나를 왕따 시켰습니다
병신 같은 새끼들 !!!
다음에는 단수 짓기
또는 사설시조 짓기 같은 백일장도 해 보아요
사무국장님 차장님 잘 했습니다요. 아멘. 목탁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