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춘천, 도로 이동이 어렵다
택시 요금 부담, 버스 이용 불편, 도보 환경도 신호등·조명 등 곳곳 고장
시, 20일 버스노선 개편 주민설명회
대기 시간이 길어 버스 이용이 불편한 춘천 지역에 택시요금 인상으로 교통 복지가 악화되는 가운데 도로 신호등·조명 고장 등으로 도보 환경도 열악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19일부터 춘천의 택시 기본요금이 2천800원에서 3천300원으로 약 15% 올랐고, 시간·거리요금도 동시에 올랐다. 17일 춘천시 교동 한림대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A씨는 “택시비가 너무 비싸 어쩔 수 없이 버스 기다린다”고 말했고 옆에 있던 B씨도 "개인 차량이 없으면 춘천은 어디 다니기가 힘들다“며 ”택시비 아끼려고 버스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스는 택시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날 춘천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C씨는 "버스가 잘 안온다. 운 좋으면 타고 아니면 택시 타거나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은 명동을 중심으로 노선이 밀집돼 있어 다른 지역에 정차하는 버스의 수는 비교적 적다. 명동은 전체 89개의 노선 중 46%에 해당하는 41개 노선이 지나고 있고 이에 반해 춘천역은 약 8%(8개)에 불과하다. 시외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에 걸맞지 않는 노선 분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류장 간 거리가 먼 것도 불편 사항이다. 춘천시청 별관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D씨는 "정류장 사이에 거리가 너무 멀어서 원하는 지점에 못 내린다“며 ”집까지 편하게 가려면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춘천에서 27년간 택시를 운전한 E씨는 “택시비가 올랐지만 이용객의 변화는 별로 없는 것 같다”며 “택시 이용객 중 다수는 대학생들이고, 버스가 워낙 불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들 택시를 타거나 걸어 다닌다”고 말했다.
도보 환경도 녹록치 않다.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 곳이 있을 뿐더러, 야간 조명 고장으로 밤길 걷기에 불편한 곳도 있다. 춘천시 의암공원 산책로의 경우 바닥에 설치된 LED 조명 중 일부가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의암공원에서 자주 산책을 하는 F씨는 "고장난 지 꽤 됐다“며 ”언젠간 고치겠지 했는데 안 고쳐지고 있다"며 불편한 내색을 비쳤다.
이와 관련, 춘천시는 오는 20일 시민들에게 버스 노선 개편 초안에 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시내 순환버스 운행을 포함한 버스 노선 개편과 배차 간격 단축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민교 대학생기자
명동 지역 노선도. 춘천 지역 전체 버스 노선의 46%가 지나는 명동 지역의 노선도(오른쪽)와 관광도시의 관문임에도 8%밖에 지나지 않는 춘천역 정류장 노선도가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