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에 이어 보름만에 서울엘 다시 왔다. 하하까지 결석하고 가느라 좀 불편했다. 그러나 아이들 만나러 가는길은 늘 즐겁고 행복하다. 핸드폰을 들여보다 문득 고개들어 본 창밖의 풍경에 깜짝 놀란다. 초가을에 유채꽃이 피다니? 미세하게 각기 다른 노란색의 물결에 눈을 크게 떠본다. 분명 유채꽃은 아닌데 벼도 아닌데 뭐지? 고구마잎도 아니고...... 혹시 콩잎 아닐까. 콩잎도 노래지나. 풍성한 가을 들녘을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서울 도착. 곧바로 3호선 타는 길로 가는것이 아니라 지상으로 다니는 버스를 타고싶었다. 아마도 영화 '기생충'을 생각해냈음일까? 시내버스를 타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날만큼 지하철만 이용했다. 검색해보니 센트럴시티 8번출구쪽에서 3012를 타면 17분, 여섯정거장이다. 한가한 낮 시간대여선지 빈 자리에 앉아 익숙한 거리를 바라본다. 쭉쭉 뻗은 건물들이 보기만해도 시원하다. 그러다 문득 창밖 시선을 거두고 버스 안을 바라보다 깜짝 놀란다. 이럴수가? 버스에 휴지통이 있다! 난생 처음 보는 버스 안 휴지통에 빵 터진다. 고정된 거치대 안에 얌전히 들어선 파란 휴지통. 신박하다? 쌈박하다? 사진까지 찍어두고 속으로 실컷 웃어본다.
첫댓글 광주가는 기차 안에서 카페를 들어갔는데 어제가 글당번이었네요.
쓸 소재는 많은데 가장 짧은 내용으로 황급히 올립니다.
날아와 한아의 수고에 보답코자입니다.
혹시 서울 버스에서 휴지통 본적이 있나요?
서울 가면 가끔 버스를 타곤했는데 파란 휴지통은 못 봤어요.파랗게 오똑 서 있는게 인형처럼 아주 귀여워요^^
서울서 내려오셨군요. 안 계신 동안 광주가,하하가 얼마나 허전했는지요~~
달력을 올리면서도 정작 아기편지를 올리지 못해 찜찜했어요. 세상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감흥을 주는데도
세심히 귀기울여 읽어내는 정성이 없어 지나치고 지나치고 지나치다...
언니의 소소한 이야기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하하를 생각하는 마음이 읽혀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