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죽'과 '딴지'(포스트신문 기자)
어떤 일을 순순히 진행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을 때 보통 ‘딴지를 건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2014년까지는 ‘딴지’가 표준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2014년까지 ‘딴지’의 표준어는 ‘딴죽’이었다.
지금은 ‘딴지’와 ‘딴죽’ 모두 표준말이 됐다. ‘딴죽’만 계속 표준어로 인정해 오다 2014년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딴지’를 별도 표준어로 추가했다.
두 낱말의 뜻은 조금 다르다. ‘딴죽’과 더불어 ‘딴지’도 표준어로 인정하되 두 낱말의 미묘한 어감 차이를 반영해 사전에 올렸기 때문이다.
‘딴죽’은 ‘다른 사람의 다리’라는 뜻‘인 ‘딴족’에서 변한 말로 보통 ‘딴죽을 걸다’, ‘딴죽을 치다’ 형태로 쓰인다. 이들 관용적 표현은 본래 ‘상대편의 다리를 슬쩍 걸다’는 뜻이지만, 현재는 ‘동의했던 일을 딴전을 부려 어기다’는 비유적 의미로 쓰인다.
“오늘 결정한 안건에 대해 나중에 딴죽을 걸면 안 돼” “굳게 약속하고선 이제 와 딴죽을 치면 어떡하니?”처럼 사용한다.
‘딴죽’은 본래 ‘상대편의 다리를 슬쩍 걸다’는 뜻답게 씨름이나 태껸에서 ‘발로 상대편의 다리를 옆으로 치거나 끌어당겨 넘어뜨리는 기술’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반면에 ‘딴지’는 주로 걸다, 놓다와 함께 쓰여 일이 순순히 진행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어기대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 꼭 딴지를 놓는 사람이 있다”와 같이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