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200394 판결 [청구이의]
【판시사항】
[1]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 제1항에 따른 피해자의 보상금청구권이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권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구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한 경우, 이로 인하여 정부 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45조 제1항에 의하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에 관한 업무를 국토해양부장관에게서 위탁받은 보장사업자가 부당이득을 얻은 것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자동차 보유자를 알 수 없는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가 가지는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금청구권은 피해자 구제를 위하여 법이 특별히 인정한 청구권으로서, 구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피해자에게 구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따른 보험급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신의 보험급여의무를 이행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정부 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45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사업에 관한 업무를 국토해양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보장사업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피해자가 구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통하여 보상받은 금액의 범위에서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 책임을 면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1]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 제1항, 구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현행 제58조 제1항 참조) [2]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 제1항, 제36조 제1항, 제45조 제1항,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29조 제7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다62477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7452 판결(공2009하, 1538)
[2]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35113 판결(공2005상, 736)
【전 문】
【원고, 상고인】 악사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재유 담당변호사 권인칠)
【피고, 피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2. 5. 10. 선고 2011나235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구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민건강보험법’이라고 한다) 제53조 제1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고 한다)은 제3자의 행위로 인한 보험급여사유가 발생하여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때에는 그 급여에 소요된 비용의 한도 내에서 그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권리를 얻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단이 제3자의 행위로 인한 보험급여사유가 발생하여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하고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에 의하여 얻게 되는 권리는 그 급여에 소요된 비용의 한도 내에서 그 보험급여를 받은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다.
그런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배법’이라고 한다) 제30조 이하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장사업은 자동차 보유자가 납부하는 책임보험료 중 일정액을 정부가 분담금으로 징수하여 자동차 보유자를 알 수 없거나 무보험인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에 의하여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피해자의 손해를 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에서 보상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일종으로서,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피해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면서 법률상 강제되는 자동차책임보험제도를 보완하려는 것이다(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다62477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745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보장사업의 목적과 취지,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 보유자를 알 수 없는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경우 자배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가 가지는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금청구권은 피해자 구제를 위하여 법이 특별히 인정한 청구권으로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한편 자배법 제36조 제1항은 “정부는 피해자가 「국가배상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률에 따라 제30조 제1항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 또는 보상을 받으면 그가 배상 또는 보상받는 금액의 범위에서 제30조 제1항에 따른 보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보장사업에 의한 구제가 다른 법률에 따라 구제받을 수 없는 교통사고 피해자를 최종적으로, 그리고 최소한도로 구제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라는 점에서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금의 지급과 다른 법률에 따른 배상 등과의 조정관계를 규정한 것으로서(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35113 판결 참조), 정부는 피해자가 다른 법률에 따라 자배법 제30조 제1항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 또는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면 그가 배상 또는 보상받는 금액의 범위에서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이하 ‘자배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9조 제7호는 자배법 제36조 제1항에서 말하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률”의 하나로 국민건강보험법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우선적으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통하여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의 범위에서 정부는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보장사업에 의하여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8조 제2항에 의한 보험급여 제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공단이 뺑소니 자동차 또는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의 피해자에게 구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신의 보험급여의무를 이행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정부 또는 자배법 제45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사업에 관한 업무를 국토해양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보장사업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피해자가 구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통하여 보상받은 금액의 범위에서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 책임을 면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보험가입자가 아닌 소외 1은 2009. 12. 14.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도로를 진행하던 중 (차량번호 생략) 승용차를 충격하는 이 사건 사고를 냈고, 그로 인하여 위 승용차에 타고 있던 소외 2는 상해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 피고는 소외 2에 대하여 구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를 실시한 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소외 2의 총 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공단부담금 1,205,700원을 위 병원에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외 2의 자배법 제30조 제1항에 의한 보상금청구권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이 정한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자배법 제45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사업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은 원고를 상대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에 의하여 구상할 수 없고, 또한 피고가 소외 2에게 한 보험급여는 자신의 보험급여의무를 이행한 것이어서 이로 인하여 원고가 그 범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보장사업에 의한 보상 책임을 면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를 상대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보장사업이 자동차책임보험제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동질의 제도임을 전제로 하여 원고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는 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에서 피고가 지급한 공단부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이 정한 구상권의 행사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