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귀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게 확실하다. 잘 못듣고 다시 묻는 일이 잦은걸 보면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히 잘 못들은 것만도 아니다. 내가 듣고 싶은데로 들었거나 그냥 마음대로 들었다고 해야할까. 출장에서 돌아온 아들은 분명히 몇일후에 잠시, 몇일동안 나갔다가 오면 하반기에는 더이상 출장은 없고, 한달쯤 휴가에 들어갈 거라고 했다. 더운 여름을 홀가분하게 지낼수 있겠다 싶엇고, 무었보다도 아이들 방학에 부담없이 지낼수 있겠다 싶었는데, 잘못들은 것이다. 아들은 내일 일찍 한달 예정으로 출장을 간다고 했다. 내가 들었던 것과는 정말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아무리 듣고싶은대로 듣는다고 해도 이런 엉터리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아들은 집에 오는게 좋을까. 아들은 집에 오는 순간부터 쉴틈이 없다. 예전의 주부들처럼, 집에 들어오면 청소기에서 빨래에서, 온갖 집안일에 식사준비도 아들 몫이다. 한동안 집을 비웠으니 당연한 것인가. 그럴수도 있겠지만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며늘의 존제가 불쾌하다. 며늘이, 어쩌면 천하에 없는, 가치있는 일을 하고있다고 해도 이건 이건 아니지 싶다. 세상일은 반듯이 자기가 아니래도 할사람이 많다. 하지만 엄마로서 주부로서 내가 해야할 일은 결코 남이 대신할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달라졌다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것도, 변하지 말아야하는 것도 있게마련이다. 아니, 내 생각이고 내 헛소리다. 근냥 지들이 잘난 세상이니까 지들이 알아서 살면되고, 나는 내가 알아서 살면 그걸로 다다. 참견하고 알은체하고 끼어들어서 될일은 아니다. 각자도생이란 말 참 아무대나 쓸수있어서 좋다. 봉숭화 두구르를 잘라냈다. 15개에서 20개 정도 꽃을 열심히 피웠는데, 자기 소명을 마친듯해서 잘랐다. 수고많앗다는 인사를 했는데 듣기는 했을까. 고맙고 미안하다고도 했는데, 그걸로 됐을까. 더운 날씨에 좁은 화분에서 견디는게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인정머리없는 못된 인간의 속성도 없지는 않았다. 그냥 놔두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잘나내는 것은 내 생각이고 봉숭화는 그렇지 않았을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봉숭화 두구르에서는 꽃이 흩으러지게 많이, 셀수도 없게 많이 피고지고를 하고있다. 나머지 세구르에서는 아직 필 기미도 없어보인다. 여름은 한창이고 가을도 남아 있으니 뭐 조급할것은 없다. 봉숭화에 치어서 채송화가 맥을 못추고 있어 보인다. 비좁은 화분에서 그리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서 분투하고 있는 채송화에게 파이팅을 외처본다. 아니, 나에게 외친다고 해야할까. 두 아이 다 여름 수련회를 불참하겠다고 한다. 105000원이 굳었다고 좋아해야 할일은 아닌것 같다. 그럼에도 그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큰아이 참가비가 75000원이고 작은 아이가 30000원이다. 나로서는 큰 액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닌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먼저 안가겠다고 했으니 할말은 없지만, 왜 참가비를 내야하는지 모르겠다. 교회에서 부담해도 될탠데, 그정도 능력은 있다고 보는데, 이마저도 내가 이해할 필요가 없는 부분일까. 믿음이 좋은 분들이니까, 그정도의 부담은 아무것도 아닐수 있으니까, 2박 3일이면 저렴하다고 생각할수도 있는 것이고,,, 머리좋은 분들이 결정한 것이니까 뭐. 그렇긴 해도 교회가 교회가 하는 생각은 떠나질 않는다. 어쩌면 아이들 머리속에도 할머니 호주머니 걱정이 된것은 설마 아니겠지? 하! 그렇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아닌가. 장마라는데, 비는 그리 많이오지 않고있다. 저 어딘가에 비하면 그렇다. 대신 우리집이 어제부터 29도다. 어제, 아들이 선풍기 하나를 가저왔다. 고맙다는 말대신 전기요금 많이 나오게 생겼다는 말을 했다. 넉서리하다. 내가 원한 작고 싼게 아니어서다. 말을 예쁘게 해야한다고 명심하면서도 잘 안된다. 특히 아들과는 더 그랬다. 아들은, 자라온 환경이 그래선지 아님 젊어서 그런지 싸구려 기피현상이 있는 것 같다. 아니, 집착은 내가 더 심한가. 선풍기가 있다. 2대면 충분하다. 그런데 하나를 더 원한것은 나였다. 들고다니는게 불편하다는 이유아닌 이유에서다. 집안이 뭐 대단히 넓은것도 아닌데,,,ㅎㅎㅎ 입구쪽 한지점에서는 안방이며 부엌이며 컴퓨터가 있는 이방까지도 충분한데, 내가 무슨 대단한 부자라도 된듯 있는곳마다 선풍기를 놓아야 할것처럼 말이다. 난로도 같은 상황이다 . 나야말로 물욕이 심하다. 자유롭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