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청산도를 다녀와서
고교 동기들 중 마음이 통하는 친구 부부들이 자연히 어울리다 보니 ‘靑木會’라는 모임으로 발전되어 곧잘 어울리기도 하고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하였으며 청목회 이름으로 일성콘도도 분양받아 있지만 요즈음은 잘 이용하고 있지 못하는 형편이다.
항상 우리모임 국내외의 여행은 역사전공인 강총장님이 잘 조사선정하여 알맞게 추진해 왔음으로 항상 유익하고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 되곤 하였다. 바로 전번 동해안 여행모임에도 새아들 결혼식과 겹쳐 참여를 하지 못하였다. 이번 테마여행은 내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조선조 송강, 노계와 같이 3대 가사문학의 대가로 칭송받는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배경되어 있는 ‘보길도’ 인지라 이번에도 집사람의 장기입원 후 퇴원한지 한 달이 못되었지만 걱정스러워 나 혼자 참여하겠다니 이번에 참여 희망자는 모두 부부 쌍쌍합동이라고 다소 난색을 표하는 입장이었다.
상의 끝에 집사람도 참여를 희망하는 지라 우리 친구 네 쌍은 5월 25일 26일 양일간 코레일주관의 기쁨투어와 연결되어 있는 테마 여행에 참여할 수 있었다.
25일 6시 18분 부전역 출발임으로 새벽부터 설치며 일 년 전부터 경전선이 전철로 변하여 특히 고향 북천역은 ‘꽃양귀비’ 축제가 열리는 직전부락 앞으로 이전되었고 부친께서 추진위원장으로 추진 설치되어 1968년 2월에 개통된 북천역은 레일바이크 역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이번 여행길에 경전선 기차를 수년 만에 탐승하여 고향 역을 지내게 됨으로 북천역에 깃든 본인과의 무수한 추억들을 주마등처럼 떠올릴 수 있었고 마침 이삼일 전에 북천역 주변의 오륙 만평에 이르는 꽃양귀비 축제는 공식적으로 마쳤다고는 하지만 지나면서 보니 아직도 잔존의 꽃무리와 가설무대나 가설식당 등은 철거되지 않은 형편이여서 지나면서 이 꽃잔치의 설정의 역사와 배경 등을 나름대로 친구들에게 설명하기도 하였다.
9시 반쯤 순천역에 도착하니 기쁨투어 안내자와 25인승 관광차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우리일행 외에도 창원에서 왔다는 여자분들 만으로 구성된 5명의 다른 멤버와 같이 같은 일정으로 시종 투어를 시행하게 되었다.
벌교에 도착하여 꼬막정식으로 이른 점심예정이었으나 곧바로 본인이 수십 년 전 대흥사에서 연수 후 法雨라는 법명을 받은 적이 있는 땅끝마을 해남으로 달려 시간을 늦추어 해남의 해안 부근 식당에서 소주 한잔 곁들인 점심으로 기분을 돋을 수 있었다.
예정을 바꾸어 먼저 땅끝마을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 주변 해변의 경치를 조망한 후 관광버스와 함께 큰 도선인 청산호?에 근 한 시간 탑승하여 우리나라 양식전복의 팔십 프로를 차지하고 있는 전복산업특구인 노화도의 노화읍으로 가서 신비의 바닷길과 전복체험마을 등을 둘러보고 그리던 보길도로 이동하였다.
조선조 윤선도가 제주로 가다가 반하여 살게 되었다는 뭇시인이 꿈꾸던 낙원의 섬 보길도의 관광이 시작되었다.
부용동 원림으로 가는 도중 ‘고산윤선도문학관’에 잠시 들리고 싶었지만 우리 팀 외에도 다른 팀도 있는 단체테마여행인지라 내 뜻만을 이룰 수 없었다. 본인은 처음이지만 수년전에 들린 적이 있는 친구 왈 세연정 주변은 부용동원림의 가꿈으로 오히려 자연미가 감소되었다는 말을 실감하였다. 자연의 경치와 어울리는 세연정과 연못을 가로 지르는 특이한 역활의 판석보라는(일명 굴뚝다리)돌다리 길을 건너보면서 식물분류학 강의시간에 농담 삼아 우리 조상님 중에서 ‘대나무’를 세계최초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곳기난 뉘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난다 사시에 푸르니 그를 됴하 하노라”로 ‘오우가’의 대나무로 분류하였다는 강의내용을 상기하면서 또한 “앞 바다에 안개 걷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띄워라 빼 띄워라” 고교시절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어부사시사’ 한 구절을 읊조려 보면서 감회에 적기도 하였다.
예송리 해변을 거닐면서 유난히 맑은 물과 벋쳐있는 몽돌자갈밭과 어울린 해변의 울창한 숲을 보면서 역시 자연경관의 빼어남을 실감하였다.
완도읍으로 돌아와 다소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숙소와 맞붙어 있는 식당에서 완도의 수산물 위주로 차려지고 회정식을 중심으로 한 저녁식사에 피로를 푼다고 한잔씩 더하다 보니 한병 이상씩 잔을 비우게 되어 기분 좋은 마음으로 숙소에 쉬게 되었다.
다음날 일어나자 말자 해장도 할 겸 부담 없는 전복죽으로 아침을 때우고는 짐들은 관광버스에 남겨둔 채 완도항을 출발하여 꿈에서 그리는 푸른섬 청산도에 도착하였다.
노송과 해안절벽이 아름다운 해변과 돌담길 황토길을 산책하면서 ‘서편제의 진도아리랑’ 촬영지와 ‘봄의 왈츠’에서 봄 풍경 촬영장소를 둘러보고 범바위에서 저 멀리 보이는 거문도와 아스라이 보이는 제주도를 떠올리면서 청산도 슬로길과 자투리땅도 귀하게 여겨 활용하였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구들장논’ 설명을 들으면서 돌담길 등 관람을 마치고 청산도항 주변의 어느 식당에서 전복과 톳나물과 어울리는 전복찐국과 내가 부산에서 들고 간 수년은 숙성시킨 매실주 한잔으로 해조류 나물과 찹쌀궁합인 점심을 마무리하고 청산도를 출발하여 약 한 시간 후에 완도항구에 도착하여 여행의 진미인 특산물을 구입하고자 수산시장으로 이동하였다. 각자의 취향대로 선물용 등 수산물을 구입했는데 우리는 전복만을 구입한데 그쳤다.
순천에 도착하여 17: 10분발 부전행 열차에 탑승하여 울산에 거주하는 친구들은 물금역에서 내리고 우리들은 부산에 도착하니 8시반경에 가까워져 있었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면서 따끈한 국밥이라도 한 그릇 들자는데 의견이 일치해서 강 총장님 부부와 같이 부전역전 어느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FIFA 유니버사이드 영국전에서 한 꼴 먹는 모습을 중계로 보자말자 어깨에 힘이 빠져 슬그머니 일어나 집으로 향하면서 수고 많았다며 잘 가라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귀가하여 집에서 씻는 둥 마는 둥 잠자리에 들었다.
특히 이번 여행에 시종일관 수고 많았던 강 총장을 비롯한 참여한 모든 친구들께 감사드리고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최우선이니 우리 건강을 유지하면서 다음도 좋은 기회 갖도록 기대하면서 나머지 인생 잘 해봐야지를 외쳐봅시다.
2017년 5월 30일, 옥당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