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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서모임에서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관한 것에 나누게 될 것이라는 것을 하늘이 알았는지 모이기 직전에 엄청난 물폭탄이 한차례 지나갔습니다. 우리나라 날씨가 원래 이렇게까지 변덕쟁이가 아니었는데... 기후변화가 체감할 수 있을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그 주범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우리가 해야하는 일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된 몽골의 사막화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로 직접 영향을 받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 나라가 몽골 다음으로 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그야말로 절박한 생존의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십년 후 먼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책의 제목은 멋지지만 제가 봤을 땐 메세지가 약하다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이 방법밖에는 없다! 라며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외쳐야할 것 같은 조바심까지 나네요.
꼭! 읽어야할 책 !!!!! 책 선물합시다!
그린피스 말고 푸른아시아에 후원을!
6. 누구라도 그 아이들의 현실을 보고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들을 돕기 위해 당장 지갑을 열거나 기부 프로그램의 ARS 후원 전화를 돌린다. 물론 배고픈 아이들에게 당장 후원금을 보내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7.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는 것은 지구와 인류를 지키는 거창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마을의 풀과 나무를 살리는 일이고, 어린아이가 아침을 굶지 않고 위험에 내몰리지 않게 하는 일이며, 성실한 가장이 술에 취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일이다. 또 아이와 엄마가 함께 따뜻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하는 일이다. 목숨을 걸고 쓰레기차에 오르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막화된 땅을 되살려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수천 수만 명의 '타미르 남매'를 구하는 일이며, 지구를 구하는 일의 작은 걸음이 아니겠는가.
8. 이제 새로운 질문을 해야 할 때다. 과연 타미르 남매를 쓰레기 더미 속으로 내몬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좋은 질문은 답을 바꾸기도 한다.
25.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생태환경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기온 상승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 전체의 평균 온도가 0.89도 상승할 때 한반도는 1.8도 상승했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식물종은 150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한다. 오랫동안 재배하던 농작물 대신 아열대 식물이 우리 땅에서 재배되는 것이 신기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생태계는 논밭의 작물처럼 인위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과, 감귤, 녹차 같은 농작물은 달라진 환경에 맞게 바꿔 심으면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바꿔 심을 수도 없고, 발이 없어 이동할 수도 없는 수 많은 풀과 나무는 어떻게 될까? 거기에 깃들여 살던 벌레와 동물은 어떻게 될까?
27. 갈수록 가뭄이 심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땅과 바다에 있는 물이 더 많이 증발하고 식물에 저장된 물 또한 더 많이 증산되어 건조해진다. 물의 순환을 생각하면 강수량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할 것 같은데, 문제는 위도나 지형에 따라 강수량의 편차가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지역은 가뭄이 지속되고, 다른 지역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지구 기온이 상승할수록 한쪽에서는 가뭄이 더욱 심해지고, 다른 쪽에서는 폭우와 홍수의 위협이 커지게 된다.
30.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기후 변화 시나리오는 대체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한반도를 강타하는 슈퍼태풍 시나리오를 만든 과학자들은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한반도에도 올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카트리나가 발생하기 3년 전에 벌써 슈퍼태풍이 뉴올리언스를 강타한다는 시나리오가 미국 기상과학자들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그 시나리오는 과학자들이 묘사한 그대로 실현되었다.
31. 그렇다면 우리는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국은 '저감'과 '적응'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 저감 사업이란 기후 변화의 주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으로, 석탄 대신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적응 사업이란 기후 변화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도록 돕고, 그 땅을 다시 사람이 살 만한 땅으로 되돌리는 사업 등을 말한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대체 작물을 개발하거나, 가뭄과 홍수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기후 변화 '적응'을 위한 노력의 하나다.
적응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후 변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사람드르이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37.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는 명백하게 몽골에서 시작된다.
38. 지금 우리가 말하는 황사는 단순한 먼지나 모래가 아닌 중금속과 독성이 강한 대기 오염물질이 포함된 황사라는 것이 문제다. 2008~2011년 통계를 보면 두 종류 이상의 중금속이 포함된 황사가 거의 매년 10퍼센트씩 늘어나 2011년에는 50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이보다 훨씬 더 많아져서 70퍼센트 이상이 오염 황사라고 보면 된다. 중국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여 오염 황사를 만들기는 하지만, 황사 발생 기간만 비교한다면 몽골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중국은 매년 황사 발생 일수가 평균 2일, 많이 발생해도 9일 정도다. 이에 비해 몽골은 1991년에 연평균 10일이었는데 20년 후인 2010년에는 연평균 48일로 다섯 배 이상 늘었고, 중국과 비교해도 스무 배가 많다.
43. 이처럼 정부는 시민의 소송에 대해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박수치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미세먼지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데, 이번 소송이 기업의 책임을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는 듯하다. 소송은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경우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오염 황사가 불어오면 왜 개인들이 자기 돈을 들여 마스크를 사서 써야 하고,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값비싼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야 하는가? 정부는 미세먼지를 만들어내는 기업을 관리하지 않고 왜 두 손 놓고 있는가? 이런 의문을 계속 제기하고 따질 필요가 있다.
47. 인도양의 수온이 0.5도 상승하여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겨우 0.5도 상승했을 뿐인데 사하라 남쪽 사헬 지역에 비가 사라지게 되었고, 비가 오지 않는 땅은 극심한 가뭄과 대기근으로 중병에 걸리게 된 것이다. 그러면 인도양의 수온이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산업화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50. 전쟁 난민은 전쟁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따. 그렇지만 환경 난민, 기후 난민은 환경 악화로 삶의 기반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돌아갈 집이 없다.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50.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28억명이 사막화와 물 부족 등으로 환경 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2025년이 되면 이런 지역에 사는 사람이 53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53억명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52.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이대로 가면 앞으로 100년동안 지구 온도가 6도까지 상승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보고 있따.
53. 조만간 닥칠 2도 상승으로 지구촌의 번영과 빈곤은 커다란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2도 상승으로 지구촌의 식량 생산은 30퍼센트 감소하고, 안데스 산맥의 빙하는 90퍼센트 사라지게 된다.
흡사 어느 환경운동가가 했을 법한 이 발언은 세계은행의 공식적인 발표내용이다.
58-59. 시간이 별로 없다
기온 2도 상승이 부른 재앙을 실제로 경험한 나라가 지구상에 이미 존재한다. 세계에서 기온이 2도 오른 유일한 나라, 북극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 바로 몽골이다.
2도가 상승한 몽골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호수 1166개가 사라지고 강 887개가 아주 짧은 기간에 자취를 감췄으며, 2096개의 샘이 말라버렸다. 그 결과 식물종 4분의 3이 개체수기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아예 멸종했다. 유목민들은 키우는 가축이 2000만 마리가 죽을지 3000만 마리가 죽을지 걱정하면서 계절을 보내고 맞아야 한다. 여름에는 가뭄, 겨울에는 폭설과 혹한 같은 자연 재해가 기승을 부려 사람과 동물이 수시로 죽어나간다. 몽골의 이 같은 재앙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구동토층이 사라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예전에 영구동토층의 땅 밑은 1년 내내 얼어 있었따. 여름에는 이 층이 조금씩 녹으면서 강과 호수와 샘을 유지하고 건조한 이 지역에 수분을 제공했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던 영구동토층이 기온이 상승하면서 80퍼센트가 말라버리고 사막화되었다.
울란 호수에서 서쪽으로 4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어르그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따. 2003년 10월, 몽골 남부 고비사막을 탐방 갔다가 어르그 호수를 보고 그 규모에 놀란 적이 있다. 깊이가 10미터, 면적은 서울의 4분의 1에 맞먹는 150제곱킬로미터로, 직접 보면 호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크고 깊은 호수였다. 3년 6개월이 지난 2007년 2월에 어르그 호수를 다시 찾아갔다. 원래 몽골의 고비 지역은 도로가 없어 길을 자주 잃는다. 어르그 호수를 찾아가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길을 잃었지만 희망만은 잃지 않았다. 그래도 이 호수는 남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이틀 동안 사막에 날리는 먼지와 씨름하며 겨우 어르그 호수에 도착했다.
막상 호수를 보니 긴 한숨이 나왔다. 어르그 호수는 더 이상 호수가 아니었다. 물이 완전히 말라서 바닥을 드러낸 채 독성이 가득한 허연 소금기만 남아 있었다. 어르그 호수에 물이 차 있을 때는 호수 주변에 주민 5000명이 살았다. 그런데 2007년에 다시 찾았을 때에는 겨우 1000명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주민 4000명이 떠난 것이다. 남아 있는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자리와 먹을 것을 찾아 울란바토르 같은 큰 도시로 떠났다고 한다. 그들 중 상당수가 환경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기온 2도가 상승할 때 생기는 일이다. 조상 대대로 수천 년 동안 살아온 고향을 등지고 집을 잃고, 하루 세 끼 먹기도 힘들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없는 삶.
60.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아무리 좋은 대안이라도 너무 늦으면 소용이 없다.
67. 지구는 사유재가 아니라, 공공재라는 말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잘사는 나라들은 에너지를 펑펑 쓰면서 지구의 자원을 함부로 낭비하고 있따. 저개발국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도 사용하지 못하고 불편하게 살면서도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는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에너지 중독에서 벗어나 지구와 함께 공존하는 삶을 모색해야 한다고 ㅁㄹ하면 대부분 동의한다. 그런 점에서 대다수 시민은 정의롭다.
그런데 왜 우리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의 행동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80. 중국은 1990년대만 해도 식량자급률이 96퍼센트였지만 지금은 36퍼센트 정도로 뚝 떨어졌다.
83. 유엔이 지정한 최빈국 중 하나인 수단은 정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다. 수단이 그처럼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게 된 것은 기후변화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하게 발생한 지역이기 떄문이다. 이처럼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먹기에도 부족한 식량이 대기업에 의해 밖으로 흘러나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최빈국이 된 수단이 이제는 거대 자본의 탐욕으로 인해 더 깊은 빈곤의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84. 남수단에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카타르, 이집트, 쿠웨이트, 요르단의 거대 기업들이 땅을 빌려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한 식량을 자국으로 가져가니 정작 남수단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식량 생산이 줄어들었지만 기업은 여전히 돈을 벌고 있고 피해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애초에 기후 변화를 일으킨 주범이 자본인데, 이익과 혜택도 알뜰하게 챙겨가고 있따. 어떠한 윤리적인 죄책감도 없이 말이다.
92. 최근 지구에서 벌어지는 기후 변화의 주범은 아시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난히 아시아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진 것은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나라가 중국과 인도이고,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93.아프리카에서 기후 변화가 식량 문제를 넘어서 빈곤, 인권. 안보, 평화 문제로까지 비화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기후 변화가 달리 보일 것이다. 집을 잃은 아프리카 환경 난민의 고통, 이들의 배고픔과 외로움을 파고드는 테러 조직, 경작지와 목초지를 잃은 사람들이 엉뚱한 대상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비극이 아시아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어쩌면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그 일부가 이미 아시아의 힘없는 나라들에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기후 문제는 어느 한 지역이나 국가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그 나라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 나라 혼자서 해결할 수도 없는 공동의 문제다. 아시아가 새로운 기후 변화의 중심지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아시아의 작은 나라들이 겪는 기후 문제를 외면하고 우리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05. 빈곤 문제, 주택 문제, 도시개발 문제, 계층 갈등 문제, 소외된 여성과 아동의 문제 등등 필리핀에 산적한 문제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고, 해결이 시급하지 않은 게 없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많은 문제가 빈곤으로 귀결되고, 그 시작은 태풍으로 대표되는 기후 문제가 핵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태풍이 올 때마다 새로운 난민이 발생하고, 이들이 극단적 빈곤층으로 살아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다.
106. 필리핀이 하이옌으로 고통당하고 있을 때 마침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유엔 기후 변화 총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필리핀 대표 예브사노 기후 변화 담당관은 자기 고향이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밝히면서, 총회가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떄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단에 선 그이ㅡ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의 눈물과 호소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때 필리핀 대표가 기자들에게 했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울부짖었다.
"배고파 죽겠어요. 배고파 죽겠어요"
그의 눈물 섞인 호소에 나도 어느새 울고 있었다.
119. 구호가 진행되는 모습은 로또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언론 보도라는 로또를 맞으면 돈과 물자와 각종 지원이 물밀듯 들어오지만, 아무리 피해가 크고 도움이 절실해도 언론이 주목하지 않으면 기본적인 도움조차 받기 어렵다. 로또는 개인의 운에 달려 있지만 구호는 언론에 달려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119. 언론사 특파원이 파견되지 않는 먼 변방의 땅 몽골은 로또에 당첨되지 못했다.
120.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진을 앞세워 구호기구들은 사람들의 눈물을 짜내고 지갑을 열게 한다. 이를 위한 마케팅 시스템과 스토리텔링 전문가도 있다. 감성에 호소하는 그런 사진은 아프리카와 수단의 단편적인 장면일 뿐, 수단이 겪는 참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솔직히 말하면 국제 구호기구나 사진가들도 수단이 왜 이런 끔찍한 일을 겪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러니 사람들이 정말로 알아야 할 참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선정적인 내용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갖게 된다. 흔히 아프리카는 문자나 언어도 없고 외국인들을 속이려 들고 찢어지게 가난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에도 고유한 언어와 수준 높은 문화가 있따.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한편으로 굶주림과 높은 비만율이 동시에 문제가 되는 복잡한 지역이기도 하다. 사막화와 환경 난민이 발생하는 지역은 사하라 사막 남쪽이다. 그런데도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을 무시하고 가난한 곳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단순화하면 상황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 가난과 기아라는 하나의 스토리로는 아프리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진정으로 도움을 줄 수도 없다. 단편적인 이해는 구호활동을 벌이는 쪽과 구호를 받는 쪽 모두에게 독이 ㅗ디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123. 긴급구호는 이벤트성 접근이 아니라 사회구조, 경제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기후 난민이나 이재민의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자연 재해로 파괴된 땅을 복구하고 생태계 회복을 돕는 일은 금세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또 당장 곤란한 상황에 처한 난민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구호 기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구호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에 의존하는 긴급구호는 구호단체에게도 독이 된다. 손쉬운 방식에 길들여지면 장기적인 자립 프로그램과 현지 네트워크를 연결한 근본적인 구호활동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124. "당신들은 뭘 도와줄 거요?"
엄청나게 쏟아지는 긴급구호의 세례를 경험한 주민들은 외부의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고, 더 많은 도움을 바랐다. 대규모 긴급구호가 남긴 가장 큰 상처는 의존성이다. 이들은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외부의 도움에만 의지하려 든다.
긴급구호가 남긴 또 다른 상처는 지역 공동체의 붕괴다. 오랫동안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미얀마는 공동체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었다. 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붕괴시킨 가장 큰 원인은 물론 태풍과 사막화겠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쏟아진 긴급구호라고 할 수 있다.
126-127.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는 단순한 생각은 선한 의도와 상관없이 지옥으로 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 지역에서 사람들이 먹고 사는 일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따. 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구호는 경제와 사회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옷 장수와 빵 장수와 밀가루 장수가 먹고살던 지역 경제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그나마 멀쩡한 사람들까지 난민으로 만드는 구호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구호에서 가장 중요한 전문성은 '배분'문제다. 긴급 재난 시 구호단체는 대부분 생필품을 넣은 구호 키트를 만들어서 배급한다. 하지만 이런 구호물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키트 안에 들어가는 물건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생각해보자. 구호 키트를 제공하는 나라에서 생산된 물건이다. 결국 자국의 물건을 팔아주는 역할을 한다. 구호물품을 받은 사람들은 생필품을 사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던 그 나라의 생산자와 상인들은 더 큰 어려움에 빠진다.
134.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봐야 한다.
145.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환경 난민에게 "가축들이 먹을 풀을 미리 준비했어야지. 겨울 준비를 게을리 했으니 당신들 책임이야"라고 말한다. 오늘도 몽골을 지원하는 선진국 정부 혹은 기업 관계자들은 "몽골 도와주러 왔다. 좋은 일을 하러 왔다"라고 쉽게 이야기 한다. 엄밀하게 말해 우리가 그곳에 가서 나무를 심고 땅을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은 몽골을 돕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152. 2011년 <미국 국립과학원 회부>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주요 이유가 개발도상국에 공장을 이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53. 기후 변화라는 재앙은 공평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기후 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 따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 따로다. 자연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사람과 기후 변화가 몰고 온 횡포 앞에 쓰러지는 사람이 다르다. 어느 모로 보나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부자가 된 나라이ㅡ 사람들은 기후 변화에 대해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선진국이 저개발국의 자연 재해를 지원하는 것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지 자선이나 선행이 아니다. 이것이 '기후 정의'다.
169. 이날 서울시는 자문위원들의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문제는 5개월이 지난 2016년 5월 17일에 생겼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모이는 국무회의에서 온실가스 할당과 기준을 제시하는 담당부처가 바뀐 것이다. 환경부에서 국무조정실로 바뀌고 탄소 배출을 운영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가 맞게 되었다. 환경부가 기업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기업을 잘 이해해주고 요구도 잘 들어주는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로 바뀐 것이다. 정말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175. 장기적 안목으로 인내하면서 내공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잘 자리 잡은 풍력발전기 회사들의 공통점이다. 그런데 단기간에 이익이 나오지 않자 그 많은 돈을 투자하고도 헐값에 매각하는 것을 보고 나는 답답함을 느꼈다. 2016년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하면서 '핵심만 남기고 처분했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그 핵심이 다름아닌 사양산업인 조선업이었다. 여기서 또 한 번 비애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180. 화력발전소가 순식간에 고철 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달라질 경제 환경을 예측하고 거기에 맞게 산업을 전환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결정했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압력에 의해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에 중단해야 하는 사오항이 벌어질 수도 있다.
196. 지구공학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인과 과학자들은 성공만 주장하지 그 시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즉 수십억명의 희생과 다른 생명체의 멸종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천만한 시렇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206. 한 마을을 에볼라로부터 지켜낸 것은 백신이라는 신약이 아니라 커뮤니티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208.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은 나무를 심는 것이다. 특히 맹렬하게 성장해야 하는 어린 숲일수록 왕성하게 탄소를 흡수한다. 그래서 많은 나라와 국제기구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무 심는 일을 최우선 사업으로 벌여왔다.
215. 나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무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심어놓고 방치하면 어느새 죽어버리지만, 정성껏 돌봐주면 싱싱하게 자란다. 바가노르에서 보니 발자국 소리 중에서도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물을 준 나무들이 유난히 잘 자라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다.
220. 이 땅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은 감자 한 알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솜장이건 국회의원이건 그보다 더 높은 사람이 와도 안 됩니다. 감자 한 알이라도 누구에게 줄 것인지는 여러분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221. 첫째가 주민참여, 둘째가 주민 의사 결정, 셋째가 주인 의식
228.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높은 수준에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매우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40가구 중에서 20가구를 내보내고 20가구만 남았다. 빈자리는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채웠다. 기준이 명확하니 주민들도 동의했다. 주인의식 없는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229. 바얀누르의 모래땅에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다. 몽골에서는 매우 귀한 수박도 수확할 수 있을 만큼 땅이 비옥해졌다. 나무를 심어서 달라진 것이 아니다. 사람을 심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주민들은 나무도 심고, 생태도 복원하고, 힘 있는 자들과 싸우면서 성장해왔다. 커뮤니티는 그 사람들이 거둔 가장 큰 결실이다.
235. 물론 그 시간에 TV앞에 앉아 한가롭게 아파트 회의를 지켜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터였다. 하지만 한두 명이라도 볼 것이라는 믿음으로 계속 방송을 송출했다.
237. 커뮤니티 간의 연결망이 시급하다
여기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척박한 환경에 금방이라도 말라버릴 것처럼 아주 약한 나무다. 어느 날 그 옆에 다른 나무 한 그루가 들어섰다. 역시 작은 나무지만 의지도 되고 서로 모래바람도 막아주어 조금은 더 버틸 힘이 생겼다. 그러다가 또 한 그루, 또 한 그루가 들어서면서 작은 숲을 이루었다. 서로의 그늘과 영양분과 바람을 공유하면서, 어느덧 숲에는 나무뿐 아니라 풀도 자라나고 이름 모를 꽃도 피었다. 새가 찾아들고 풀벌레가 울기 시작했다. 그저 따로 따로 떨어져 있던 나무를 한곳에 모았을 뿐인데, 풀과 꽃과 새와 벌레들은 다 어디서 온 것일까?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나의 관계를 형성하면, 고립된 개인들의 합보다 더 커지는 플러스알파가 생겨난다. 더 나아가 커뮤니티와 커뮤니티가 만나고 국가와 국가가 만나서 더 큰 ㅗ간계망을 만들면, 불가능해 보이던 문제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구를 지키는 커뮤니티'로서의 마을은 국경을 넘어 확장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기후 변화는 특정 지역이나 한 국가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 국가들이 함께 책임지고 노력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239. 성공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연대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240. 인간이 섭취하는 에너지원의 99.7퍼센트가 땅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땅을 살리는 것은 곧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242.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스마트'해져야 한다. 기후 변화를 일으킨 주범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와 화력발전소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는 100퍼센트 기후 변화를 가져온다. 또 기업은 대단히 탐욕적이어서 끝없이 이익을 짜내기 위해 생산과 소비를 멈출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저대로 내버려둬야 할까? 그러면 자본주의와 인류와 지구 생명이 다 함께 장렬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에 책임과 의무를 물어야 한다. 기업에게 책임과 의무를 물을 수 있는 존재, 기업과의 관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소비자다. 소비자의 권리를 자각한 똑똑한 소비자가 만항지고 있다. 내가 구입하고 소비하는 물건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온실가스는 지구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온실가스를 줄인 제품을 사겠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이들이 함께 행동하면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 구성원 개인은 작은 실천도 지속하기 어렵지만 소비자로서의 개인은 사회를 변화시킬 만큼 힘이 세다. 특히나 커뮤니티 속에서 개인은 기후 변화가 할퀴고 간 폐허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강한 존재다.
245. 왕가리 마타이 여사는 사막화되어가는 아프리카 땅을 살리기 위해 나무 3,000만 그루를 심은 사람이다. 2004년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그가 한 연설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숲에 불이 나면 모든 동물이 도망갑니다. 그런데 달아나지 않고 숲을 지키는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벌새인데요. 손가락 한 마디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새는 숲에 불이 나면 개울가에서 그 작은 부리로 물을 머금고 와서는 불붙은 나무 위에 뿌립니다. 숲을 집어삼킬 수도 있는 큰 불에 비하면 벌새의 이런 행동이 하찮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 벌새에게서 인류가 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0억 인류가 벌새가 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평생 나무 10그루를 심는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248. 절망해야 할 때 절망하지 않고 막연한 희망을 갖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을 기회를 영영 놓쳐버리고 만다. 막연한 희망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다. 두렵기 때문에 작은 희망의 끈이라도 잡은 채 안심하고 싶은 것이다. 두려움은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한다.
248.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처저하게 절망해야 길을 찾을 수 있다. 기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으로 가장한 두려움보다는 정직한 절망이다. 현실은 절망적이지만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 이것이 우리에게 남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56.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늘의 별만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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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랑스러운 우리 준희샘!
선생님의 강력한 주장에 저도 강하게 한 표! ^^
우리 도서관친구들도 푸른아시아와 함께 나무도 심고 도서관도 지으려고 합니다.^^
책선물 합시다! 에 한 표 던지면서
저자 사인본 선물하러 갑니다.^^
와!! 정마 좋은 생각이에요!
나중에 꼭 저도 동참하게 해주세요~!!
이 책을 읽고 제 꿈 하나가 생겼어요. 나무 100그루 심기! 몽골에 더 늦게 전에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