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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의 기원을 김시습의 <금오신화>가 아닌, 신라시대의 서사문학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8~9세기의 전기문학을 소설문학의 시작으로 잡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오랫동안 <금오신화>를 ‘최초의 소설’이라 불렀던 것이다. 소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금오신화>에 수록된 작품들보다 서사가 탄탄한 작품들이 이미 신라시대 말기에 출현했다고 보는 것이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수록된 내용들 가운데에서도 ‘조신의 꿈’과 같은 작품들은 하나의 소설로 보아도 충분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하여 이 책에서는 10세기 경에서부터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창작된 한문소설을 대상으로 작품론을 펼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금오신화> 이전의 작품들은 이른바 두 여인의 무덤을 찾아가는 <최치원>과 호랑이의 은혜를 그린 <김현감호> 두 편만을 대상 작품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포함하여 ‘한문소설’ 33편에 대한 작품론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른바 ‘전기(傳奇)’에 해당하는 작품이 14편에 달한다고 한다. 이 책은 ‘교사나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작품의 이해와 해석에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고등학교에서 고전문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고전문학 작품을 보다 쉽게 감상하고자 하는 의도라 여겨진다.
그 첫 번째 성과로 이 책은 ‘한문소설’을 대상으로, 전기소설을 비롯한 모두 6개의 계열로 구분하여 작품론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은 문학사에서 언급되고 있는 중요 작품이기에, 이 책을 통해서 고전문학에대한 흥미를 북돋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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