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없는 행복한 어린이집을 위해 사회협동조합이 제격
부모님과 선생님이 만들어가는 어린이집이 되어야...
춘천시는 이달 2일부터 2곳을 시험 삼아 모든 시·국·공립 어린이집의 운영을 점차 사회적협동조합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환경을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조직을 말한다. 즉, 어린이집의 주 소비자라 할 수 있는 학부모들이 모여 참여형 보육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 어린이집을 설립하기 위해선 개인이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만 했다. 따라서 어린이집운영에 관여하는 데에 있어 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권한이 원장이나 책임자에게 기우는 상황이 다분했다. 이에 교육부는 부정적 상황 발생을 우려하여 법안 개정을 진행해 어린이집 운영이 사회적협동조합 바탕으로 진행될 경우 땅과 건물을 임차해 개원이 가능하게 개정했다. 또 지난 3월 국가 지원비 부정 사용을 막는 ‘유치원3법’ 시행과 비리 어린이집 명단이 공개되면서 어린이집의 협동조합화에 더욱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사회적협동조합 운영을 바탕으로 개원한 후평동 소재 ‘트루엘 어린이집’ 손지현 원장은 “모든 부모가 조합원이 된다. 조합비를 납부하는 것을 떠나 우리의 어린이집이라는 소속감과 책임감이 생길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 원장은 “아이를 교육하기 전에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민과 문제를 소통하는 토크콘서트와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며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변화는 부모와 교사의 수동적 관계를 타파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모든 사안에 대한 공개회의를 통해 투명성 문제도 잘 해결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이번 정책에 관한 진행 방향에 대해 시 보육아동과 담당자는 “구체적인 방향은 해당 어린이집이 결정하는 것이다. 어린이집의 변화된 운영 방식에 따라 학부모는 물론 시민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고 보육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라며 “그만큼 우리 아이들이 부모와 지역 사회의 관심과 사랑으로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부모와 부모, 교사와 부모가 서로 의견을 나누고 머리를 맞댄다면 춘천의 아이들이 더욱 다니기 좋은 어린이집으로 거듭날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집 운영 방식 변화에 대한 최근 사례로는 지난 10월 24일에 개원한 ‘아이가 행복한’ 사회적 협동조합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지난해 공립, 사립 유치원 회계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기도 화성 동탄지역 일부 학부모들을 모아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며 현재 총 30명이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탄 지역에서 위와 같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김나영(34) 씨는 “부모가 직접 아이가 다니는 곳에 신경을 쓰니 전보다 안심이 된다”며 “또 어린이집의 투명성 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적어졌다”고 말했다. 오산시의 경우도 관내 37개 국·공립어린이집 중 6개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위수탁 계약 체결 후 2년 이내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사회 협동 방식으로 전환한 어린이집은 155개이다.
글/사진 박웅 대학생 기자
지난 2일 사회적협동조합 운영 방식으로 후평동 ‘트루엘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손지현 원장이 부모와 아기의 입학을 축하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