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다. 떡잎일때야 전혀 상관이 없어 보였지만,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 못했다면 내가 둔한 것인데, 지금에 와서야 미안해 하는것도 무책임이다. 작은 화분에 봉숭화에 채송화의 동거는 처음부터 조합하면 안되는 것인데,,, 넓은 마당 한쪽이었던 우물가에서는 봉숭화고 채송화고 각자도생이 잘 이르어지고 있었던 것을 기억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채송화가 묻히고, 어쩌면 천적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무성한 봉숭화에 영 맥을 못추고 있다. 왜 이걸 예상 못했지?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눈을 흘겼을탠데, 그냥 한숨을 쉴뿐이다. 누군가가 빈화분을 하나 가저다가 내 화분에 겹쳐놓고 갔다. 3개째다. 선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썩 기뻐하지 않는것은 왠지 모르겠다. 아마 비싸보이는 화분이 아니어서 일까. 쓰레기 치우는 심정이었을거라는 오해가 있는것은 아닌지. 나도 참 많이 변질되었다. 선의를 선의로 받지 못하고 곡해하는 것일수도 있지않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래서 뭔가를 나누는게 어렵다. 나같은 못난 사람은 곡해를 잘하기 때문이다. 비가 연일 오고있다. 날씨는 왜이리 더운지, 밤에도 덥다. 다행인것은 그럼에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저기가 편치않다. 특히 이빨이 문제다. 흔들리는 것은 뽑으면 되고, 부서진것은 때우면 되는것 아닌가. 그런데 그게 아니다. 지금 몇일째 고민만 하고있는 중이다. 다 왔는데, 조금만 견디면 되는데, 그 조금만이 언젠데? 여기저기가 안불편한데가 없다. 그렇다고 죽는것도 아니다. 그럴 기미는 전혀 없어보인다. 왜 이렇게도 삶에 미련이 깊은 것인지, 뭣때문에 놓지를 못하고 질질끄는지, 그만들 서로서로 손잡고 서둘러 가면 좋지않을까 싶은데,,, 사람은 가치와 보람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사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다수의 사람들은 가치나 보람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고있다. 지금 나만해도 무슨 가치가 있고 보람이 있단 말인가. 이젠 아무 의미도 없는 일상을 보내며 힘겨워하고 있다. TV나 보고 유튜브영상으로 허기를 매우며 살고있다. 사실 책을 읽는다는 것도 쉽지가 않다. 버겁다. 내몸하나 추스리는 것도 부담이 되고있는데, 여기서 뭘더 말할수가 있단말인가. 애들이 방학이면 내가 더 즐거워야 하는데, 왜 점심에는 뭘 먹여야할까에 걱정이 앞서는 것인지, 이게 현실이다. 만일 누군가 점심을 준다고 나오라 한들 그마저 사양하고 싶은게 나다. 그게 나다. 남편은 내 가슴을 짓누르는 큰 바위같은 장애물이었다. 내 인생에 장애물은 남편 하나로 족하고, 더는 없을줄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어쩌면 살아있는 동안은 누구에게나 원하지 않는 장애물이 있게 마련인지도 모른다. 아니, 나는 또 누군가의 장애물은 되고있지 않는지도 생각해봐야 하는게 아닌까 싶다. 오늘을 주심을 감사하면서도 기쁘지가 않음은 힘들고 버거워서다. 숨을 쉬는것도 힘들다. 앉았다가 일어서는 순간마다 더 그렇다. 내 생명이 귀하다고 말씀하신다. 감사하다. 믿음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