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기총에서 발행한 『이단 사이비 종합자료2004』에서는 “빈야드운동의 열기가 유행처럼 지나가기는 했지만, 그와 유사한 행위는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p.64)고 경고한 바 있다. 또 “고신, 기성, 예장 통합, 예장 합동 등 주요 교단들은 이 빈야드 운동에 대해 참여하는 것을 금했다”고 전했다.
과연 한국교회는 빈야드운동의 열기가 유행처럼 지나간 것일까?
본지에는 “두 손 가운데를 잡고 ‘마시세요’ 하면, 다 뒤로 넘어가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왠지 꺼림직 합니다”, “빈야드가 이단이면 빈야드 뮤직도 이단인가요? 곡들 대부분이 완전히 사람을 녹이는 듯한 스타일의 조용하고 묵상하는 듯한…, 뮤직은 들어도 되는 건가요?”라는 내용의 ‘영성운동’ 관련 상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심지어, “요즘 교인들은 이런거(성령운동) 안하면 안온다. 보여줘야 믿는 것이 요즘의 신앙이다”라고 주장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소위 ‘영성운동’, ‘성령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집회가 도처에서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미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회성장학파의 대변인 격인 피터 와그너(C. Peter Wagner)의 ‘한국WLI(Wagner Leadership Institute:와그너사역연구원)’가 지난해 4월 개교, 올해 1월 24일 개원 컨퍼런스를 열면서 ‘빈야드와 유사한 행위’를 옹호하고 ‘신사도적개혁운동(The New Apostolic Reformation Movement)’에 동참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늘고 있는 추세다.
한 예가, 지난 2월 21일부터 나흘간 서울의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추수의 군대성회” 집회. 영동제일교회(담임 김혜자 목사)가 주최한 이 집회에는 쌀쌀한 날씨와 2만원의 등록비에도 불구하고 약 만여 명의 청년들이 참석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후 한국WLI가 집회 참가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학점 등록을 받는다는 점이다.
1.“추수의 군대성회” 집회 현장
추수의 군대성회(이하 군대성회)는 인터넷 기독몰인 갓피플닷컴이 “다윗의장막 스캇브레너 목사님과 함께 하는 부흥집회에 ○○님을 초대합니다-1월신청 특별할인”이라는 내용의 News Letter를 대량 발송하며 홍보했다.
강사는, 빈야드 뮤직 작곡가 내지 CCM <다윗의장막> 앨범으로 제법 알려져 있는 스캇브레너의 찬양인도와 체안 목사, 샤론스톤 목사 등이었다.
23일 저녁 7시, 약간 늦은 시간에 도착한 기자가 사전 등록 여부가 철저히 통제되는 Gate를 지나 로비에 들어서니, 최근 발매된 <다윗의장막> 9집을 홍보, 판매하는 부스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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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월간 《카리스월드》를 구입, 신청하는 곳이 있어 안내인에게 잡지의 성격을 묻자 “전에 예영수 박사님이 하시던 건데, 오늘 집회와 성격이 비슷하다, 김혜자 목사님이 여기 고문이시기도 하다”고 대답했다.
《카리스월드》 2월호에는 “오순절 부흥운동의 시작-예영수”, “내가 체험한 토론토 블레싱-이성대”, “더욱 놀라운 성령의 기름부으심-베니 힌” 외에 한국 교계에서 도입금지, 집회참석 금지 등을 결의한바 있는 빈야드 지지자들의 글이 가득 실려 있었다.
영동제일교회 김혜자 목사는 고문이 아닌 편집위원으로 지난해 여름 소위 ‘모아실 페레이라 브라질 목사의 금이빨 집회’를 주최해 논란이 있었던(본지 2004년 9월호 참조) 정바울 목사와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었다.(《카리스월드》 1월호에는 “치아 기적 사역을 위한 성숙한 지침들” 등의 기사가 특집으로 실려 있다.)
또, “영성운동하는 분들이 아버지 같이 모시고 존경한다”는 예영수 목사(예장 통합,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회장, 엠마오신학원 원장)가 수석자문위원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즐비하게 놓여있는 각종 팜플릿은 한국WLI, 사도와선지자사역학교, 엠마오신학원, 국제사역자학교(HIS) 등 대부분 오순절운동이나 성령운동과 맥을 같이 하는 빈야드운동 관련 내지 동조자들 단체의 학생모집 전단지가 대부분이었다.
집회장에 들어서자 화려한 음영장비를 갖춘 악기팀이 보였고, 스캇브레너 특유의 키보드연주와 부인 박성신 전도사의 열정적인 통역, 2층까지 자리를 가득 메운 청년들의 환호에 체육관은 떠나갈 듯한 분위기였다.한시간 이상의 찬양시간이 이어지는 동안 예영수 목사를 비롯해 예배위원들이 단상에 올랐다.
이어서 주강사인 체안 목사(Che Ahn: 한국명 안재호. 교포2세. 미국 추수반석교회 담임. 국제추수선교회:HIM 대표)와 통역자 이성대 목사(벤쿠버 포도원교회 담임 역임. 미국 추수반석교회 파송 한국 선교사. 경기도 성남 소재 추수반석교회 담임. 국제추수선교회:HIM 한국대표, 한국 WLI 부학장)가 강단에 섰는데, 체안 목사는 먼저 자신의 책 『그리스도인의 권세와 치유』가 얼마나 많은 나라에 번역되어 많이 팔렸는지 장황하게 설명하며 홍보하는 시간을 할애했다.
(그 책은 저자가 1994년 애너하임 빈야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경험한 성령의 임재 - 웃거나, 떨거나, 경련을 일으키거나, 넘어지거나 하는 특이한 현상 - 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형적인 빈야드운동가의 생각을 반영한 책이다.)
⑴ 23일, 체안 목사의 설교:
“가난의 영이 예수님의 보좌에 앉아 있다”
체안 목사는 사61:6을 본문으로, “‘잘때도 열방이 너희에게 재물을 가져와 먹게 될 것’이라는 이사야의 예언의 역사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가난의 영이 예수님의 보좌에 앉아있다. 전세계의 선교단체들이 가난에 허덕이는 것들을 보면 이 예언이 성취되지 않았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오늘 그것을 끊겠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우리의 사부이자 멘토인 피터와그너’가 “① 사도들이 분배하는 자들로 세워져야만 한다. ② 사도들이 축복하는데는 계시적인 은혜가 필요하다. ③ 교회는 그만큼 성화되지 못했다. ④ 불순종하는 이들은 심판받는다”고 했다며 자신의 메시지에 권위를 부여하기도 했다.
체안 목사는 계속해서 ‘가난의 영을 끊는 7step’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설교의 중요부분을 발췌해 보자.
월간 현대종교 2005년 4월호 기사의 일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