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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일 10월 12일(화) 오전 흐림 / 오후 구름 많음 / 기온 8도
페리체(Pheriche 4,240m)-디보체(Deboche 3,820m)-텡보체(Tengboche 3,860m)-풍기텡가(Phunki Tenga 3,250m)-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
어제 오후 들어 안개가 짙게 끼고 바람 끝이 차갑더니 밤에 눈이 내렸는지 오늘아침 주변에 눈이 내린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작은 오르내림을 몇 번 하고 나서 올라오면서 들렸던 소마레(Shomare)에 롯지에 도착하여 가지고 있던 국산 한방차를 따뜻한 물에 타 한잔씩 마시는 여유를 부려 본다. 이제는 제법 마음에 여유도 생겨 나니 문화인이 다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 발 한번 씻었으면! 머리 한번 감아봤으면! 생각해 보니 카투만두 안나푸르나 호텔에서 출발 하던 날 아침에 한번 감고 지금까지 보름째 물-티슈로 약식으로 씻으며 지냈는데 처음 몇 일은 가렵고 불결해 참기가 어려웠으나 이제는 가려운걸 모르겠다.
풍기텡가(Phunki Tenga 3,250m) 롯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우리일행이 먼저 출발을 한다. 포터와 쿡, 그리고 가이드가 아직 식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해 아는 길에 여기서부터는 쭉쭉 뻗은 소나무 숲길의 오르막을 3백 미터를 치고 올라야 해 별 부담 없이 먼저 출발한다. 그리고 이재수이사의 구성진 “나그네” 주제곡이 맛깔 나게 울러 퍼진다.
산행을 시작하면서부터 그 동안 신경을 써온 것이 입술이었는데 누적된 피로와 건조한 공기에 자외선까지 강하게 내리쬐어
필자도 강한 자외선에 콧등을 그을려 피부가 벗겨졌는데 그 동안 썬크림과 로션등을 열심히 발랐더니 이제는 거의 완쾌되어가 햇볕 알레르기가 있는 필자로써는 천만 다행한 일로 생각된다.
길은 내리막에 시원한 물소리도 들리고 쭉 뻗은 큰 소나무들을 보니 이제 좀 익숙한 산길 인 듯 싶더니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흙먼지 날리는 길이 이어진다.
터벅터벅 산길을 걷는 기분으로 걷다 보니 어느새 사나사를 지나 “텐징 노르가이” 기념 초르텐에 도착한다.
그런데 페리체를 출발해 여기까지 내려오는 동안 한가지 의문스러운 일이 생겼다. 불과 몇일 전만해도 가을시즌(10~11월)시작에 따라 롯지에 방이 없을 정도로 붐볐는데 내려오면서 올라오는 여행객을 볼 수가 없으니 그렇다면 기상악화로 모든 여행객이 전혀 움직이지 못한단 결론이 나오는데…. 걱정이다..
오후 또다시 안개가 끼고 바람 끝이 차가워 진다.. 오버트라우저 자켓을 꺼내 입고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지만 걸음이 자꾸만 늘어지는 것은 피로가 누적된 까닥일 것이다.
남체가 가까워 지면서 뒤에 처져 있던 포터와 쿡, 가이드가 우리와 합류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
드디어
그런데 이곳에 도착하니 또 불운한 소식이 들려왔다. 오늘 카투만두에서 루크라로 오는 비행기가 랜딩기어가 고장이나 착륙하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쳤다는 내용과 그로 인해 오늘도 비행기가 이룩하지 못했다는 내용과. 카투만두에는 지난 금요일 한국에서 입국한 분들이 기상악화로 지금까지 체류하고 있다는 내용. 그리고 오늘 한국인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이곳 상보체에 내렸다는 내용 등등...
남체 시장골목에서 헬리콥터로 왔다는 한국인 일행을 만났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분은 미8군 시절엔 재미 산악인들의 대부로 인수봉 취나드길과 박쥐길을 개척했다는 선우중옥씨 였다.
이유인즉 실로 엄청난 양의 가짜 제품이 진짜인양 시장전체를 이루고 있으니 진짜제품을 입은 사람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필자는 이곳에서 진자 오리지날 네팔 제품으로 가족과 원정대에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께 드릴 선물로 모자 7개를 샀다.
우리는 오늘 저녁식사를 백숙으로 준비하기로 페리체에서 쿡과 합의를 했다. 그런데 지난번 세 사람에 닭 한 마리는 양이 좀 적은 것 같아 이번에는 닭 한 마리 값을 우리가 지불하기로 하고 두 사람에 닭 한 마리가 배식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올라갈 때 1,500루피(\24,750)하던 냉동 닭 한 마리가 기상악화로 카두만투에서 물건이 못 들어와 한 마리 당 1,800루피(\29,700)를 지불했단다.
이들의 살인적인 물가가 궁금해져 이것저것을 물어보니 야크 한 마리를 하루 부리면 1,000루피(\16,500 ), 여행사 가이드 1일 수당 600루피(\9,900), 쿡 1일 수당 500루피(\8,250), 트레킹 셰르파 1일 수당 500루피(\8,250), 포터 1일 수당 800루피(\13,200), 남체 밧데리 충전료 시간당 80루피(\1,320), 로부체 밧데리 충전료 시간당 300루피(\4,950). 이네들의 이런 물가구조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전형적인 후진국형 시장현실을 볼 수 있었다.
가난한 사람은 하루종일 일해도 500루피 인데 롯지의 밧데리 충전료 2시간이면 600루피 라는 결론과 냉동 닭 한 마리가 1,800루피 라면 여행사 가이드가 3일을 아무것도 안 먹고 일해야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니 얼마나 물가가 살인적인 물가인가. 무거운 짐을 하루종일 짊어지고도 하루 2끼만을 먹어야 하는 현실에서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 밧데리는 전압이 약해 카메라 밧데리의 경우 3시간은 충전을 해야 만충전이 된다.
페리체(Pheriche 4,240m) 마을을로 출입하는 마을입구의 작은 다리를 건너면서... 이제는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마음에..
정체불명의 식물...이놈이 무엇에 스는 물건인지? 아시는 분...후사함. 지천으로 있음.
걸어온 길이 멀리 아득히 보입니다...가이드 밀란...
이제 멀리 언덕위에 텡보체사원이 보입니다.. 하산길에도 여전히 날씨는 좋습니다.
철다리를 건너면 디보체 마을입니다.
디보체 마을 입구에 늘어선 포터들의 짐바구니... 이제 본격적인 가을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무리의 야크떼가 무거운 짐을 수송하고 있습니다..
디보체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일행들..
텡보체(Tengboche 3,860m)사원 앞마당에 도착한 일행들... 상행길에는 가스로 주변풍경을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 시계가 아주 좋습니다..
멀리 눕체능선과 로체남벽이 여전히 위용을 자랑합니다..(텡보체 사원 앞마당에서...이원희고문)
사원입구 일주문(?)입니다...사천왕상은 없구요 대신에 사원 경내에는 야크만 있습니다.
텡보체 사원입니다.
사원건물 뒷편으로 탐세루크峰(Thamserku 6,618m)가 모습을 일부 드러냅니다..
순종 야크입니다..
셀파 치링입니다..
텡보체 사원 지붕위에 세워진 장식입니다.
텡보체에 세워진 남체바자르 마을을 가리키는 마니석과 이정표 입니다..
텡보체에서 풍기텡가로 향하는 내리막길 입니다.
풍기텡가에 도착했습니다..(남철호이사)
풍기텡가 아름드리 고목아래서 김수영이사..
올라갈때와는 다른 주변은 낙엽이 지고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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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셀파 치링..ㅋ 이 친구 산악인들 가이드를 많이 하는군요..^^
먹고사는 문제인데...열심히 해야겠지요..신검무적님 이것도 인연이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저는 카트만두에 있었는데 루크라행 비행기가 떠지 않아서 애를 태우던 사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