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하고 집에 들어가면 꼬리를 흔들며 강아지가 나를 반길 뿐 아무런 인기척이 나지 않는 빈 집.
난 그 비어 있는 집이 싫었다.
학교 다녀오면 숙제하고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기 보다는 밖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먼저 물을 길러야했고
청소를 해야 했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부모님을 위해 가마솥 밥을 해야 했다.
부모님이 오시면 얼른 드릴 생각에 연기에 매워 울면서도 신이나서 밥을 짓곤 했다.
따뜻하게 대해주지도 않으시고 따뜻하게 보다는 항상 냉정하게 대하시는 당찬 엄마지만 난 그런 엄마를 이해한다.
농삿 일이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나의 어릴 적 꿈은 현모양처였다.
예쁜 공주 치마를 입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안아 주며 "오늘도 수고했어 " 하며 우유 한 잔과 간식을
챙겨주는 포근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또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들어 오는 남편을 위해 맛있는 저녁 준비해 놓고
"다녀오셨어요" 웃으며 반기는 여우같은 마누라가 되고 싶었다.
지금 난 어릴적에 꾸었던 꿈 그대로 현모양처가 꿈이였던 것처럼 그렇게 살고 있다.
"꿈"
난 현모양처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의 꿈이 있었다.
간호사, 유치원교사, 디자이너.
난 무모한 모험을 좋아한다.
내가 만약 디자이너를 택했다면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가서 멋진 옷을 만들고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어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유난히 손 재주가 많은 나, 여행을 좋아하고 넓은 세상을 보고싶었던 나.
아직도 마음은 십대 소녀 마냥 들뜨고 활기찬데 현모양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 접어야 하는 내 삶이다.
그래도 난 행복하다.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힘들어하는 나를 보면서 그래도 난 행복을 느낀다.
내 딸 귀염둥이 은서
은서의 태명는 사링이었였다.
난 은서를 낳은 후 세상에 없는 것을 다 얻은 듯한 행복감을 느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은서도 엄마인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 엄마 밥 해 놓을까요?" 묻곤한다.
김장을 할 때면 "제 용돈으로 고기를 사서 삶아서 김치에 먹어요" 하는 아주 작은 공주님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행복을 주는 행복이.
치과의사가 꿈인 우리 딸
공부하다가 힘들어도 치과의사가 되기위해서는 더 해야 한다며 욕심을 내는 우리딸 은서다.
음악이 나오면 어디서든 춤을 추는 은서는 나에게 무용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은서가 이제 무용을 하고 싶다고 해도 나는 은서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고 싶다. 그래야 은서가 행복 할테니까! 은서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이니까.
난 생활하면서 늘 손해보는 편이다. 그래서 억울할 때가 많다.
또 남들한테 속아넘어가기도 잘한다. 그래서 짜증날때도 있다. 이렇게 손해보고 속아 살면서도 당연히 맞서지 못하는 내가 비굴해보이고 답답하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씩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교만의 병에 걸리고도 싶다.
내가 걸리지 못한 교만. 자신감이 넘치는 우리딸을 보면 어쩔 땐 그 교만하게 여겨져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가지지 못한 그 교만함이니 자신감과 당당함을 내 딸은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첫번째로 글을 올리신 영광의 주인공 초록빛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글쓰기의 시작은 뭐라고 해도 일단 써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초록빛 님은 이미 시작을 하신 것입니다. 이제는 계속 쓰는 일만 남았습니다. 잘 쓰고 못 쓰고는 크게 신경 쓰지 마시고 일단 시작한 것이니 매주 공부한 것을 그때그때 쓰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좋은 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거듭 글을 올리신 첫 번째 주인공이 되신 것을 축하드리고, 또 글을 올리신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참여해 주시니 힘이 납니다. 감사해요 초록빛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