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반고등어 / 김영애
노르웨이산 고등어 한 마리
도마 위에 누워 있다
파도에 멍들어 굽은 등
참아 감지 못한 눈알이 검푸르다
한때는 바다를 유영하며 종족과 함께
떼 지어 다니었던 때가 있었을 텐데
배를 가르자 벌건 내장이 저항을 포기하고
그를 부양시키던 부레,
거친 숨소리의 아가미까지 따라 나온다
뼈가 드러난다
벌려진 몸 사이로 소금이 뿌려진다
납작하게 뉘여 있는 모습이 통증을 잊은 듯하다
이민 오던 해 얼마나 추웠던가
자반고등어가 견디어온 북극해의 냉기를
아버지는 아들을 껴안고 견디어 내었다
오븐에서 지글지글 잘 구워진 자반고등어
농축된 바다 향이 온 집에 가득하다
첫댓글
지글 지글 석쇠에 구운 자반고등어 생각만해도 군침이돕니다.
좋은글에 머뭅니다 솔잎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