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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양성을 위한 제언
프란치스칸 선교 센터 설립과 국내외 평신도 선교사 양성을 향하여
오상선(바오로) 형제
(작은형제회, 관구봉사자)
들어가면서
프란치스칸 성소는 본질적으로 선교적 성소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 선교적 소명은 프란치스칸 가족 구성원 그 누구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이 선교적 소명을 구체화시키고 현실화시켜 나갈 기구가 없다면 실제적으로 이 소명에 적극 동참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프란치스칸 가족은 이제 현존을 넘어서 이 선교적 소명을 구체화시키는 단계로 넘어갈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게 되듯이, 선교와 복음화의 소명에 투신하지 않으면 프란치스칸 영성의 향기는 악취로 변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의식해야 한다.
이 시간에는 프란치스칸 선교 성소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써 프란치스칸 선교센터 설립과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1.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 마련의 당위성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성장하여 이제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성장하였다. 마찬가지로 우리 프란치스칸 가족도 한국교회 안에서 가장 큰 가족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프란치스칸 가족이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프란치스칸 소명을 확장해 나가기 위하여 구체적인 복음화와 선교활동에 기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선교를 중심 성소로 살아가고 있는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는 관구 설립 초기부터 해외 선교사를 지속적으로 파견해 왔으며, 최근 들어 여러 가족 수도회에서도 해외 선교사 파견을 시작하고 있다. 가족 안에서 가장 많은 수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재속 프란치스코회에서도 선교사를 파견하고 전국적으로 선교성소와 선교사업을 준비하기 위하여 조직망을 갖추고 있다. 우리 작은 형제회 한국관구도 전통적 선교지인 이스라엘 성지는 물론, 최근 10년간 일본(오사카), 러시아(우수리스크), 카자흐스탄(알마티), 중국(서안), 아프리카(케냐) 등지로 선교사를 확장파견하고 있다. 바야흐로 선교에 대한 의식과 열망이 우리 한국 프란치스칸들 안에서도 서서히 자라나기 시작하고 있고 구체적인 열매들도 하나씩 맺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시대 징표 안에서 우리는 우리 가족 안에서 일고 있는 이러한 선교에 대한 불길을 잘 지피고 보살펴 지속적으로 꺼지지 않는 성화처럼 타오를 수 있도록 선교와 복음화를 위한 기구의 설립이 요청된다. 이를 가칭 <프란치스칸 선교 센터>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 봉사자 협의회 산하에 선교위원회를 만들고 선교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이 센터를 운영하여 선교사 양성과 후원을 전담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하튼 가족 차원에서 미래적으로 함께 협력한다는 전제하에, 우리 작은 형제회 한국관구는 프란치스칸 선교사업을 후원하고 프란치스칸 선교사들을 양성하여 국내외의 복음화 현장에서 선교적 소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우선 재속프란치스코 한국 국가형제회와 연대하여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면 한다. 이러한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선교사를 양성하여, 국내외에서 1회 및 수도 3회 형제자매들과 함께 생활하며 선교와 복음화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프란치스칸 성소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도록 해 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원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1회와 수도 3회의 인력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재속 형제회원들의 복음적 성소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함께 선교와 복음화 현장에서 한 형제자매로서 프란치스칸 성소를 살아감으로써 교회 전체에 하느님 나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증거토록 하자는 것이다.
2. 프란치스칸 선교센터 조직과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 양성 방안
1) 조직 구성
작은 형제회 한국관구는 복음화사무국 산하 기구로 프란치스칸 선교센터를 운영하며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센터는 관구봉사자가 평의회와 함께 임명하는 소장과 필요하다면 부소장, 사무국장/차장과 평신도 선교사들로 구성된다. 소장이 주재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 운영위원회는 소장의 추천을 받아 관구봉사자가 임명한다. 이 운영위원회에 선교사들 대표가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다.
2) 소장(1회원)
① 임명: 작은형제회 한국관구 관구봉사자가 평의회의 동의를 얻어 통상 3년 임기로 소장을 임명한다. 필요하다면 부소장을 임명한다. 이럴 경우, 국내 복음화 파트(예: 공소)와 해외 선교 파트를 나누어서 임무를 수행토록 할 수도 있다.
② 역할과 책임
- 대내외적으로 본 센터를 대표하며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된다.
- 선교사들의 영적, 양성적 지도자로서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 지원자를 홍보 모집, 선발하고, 관구봉사자의 승인을 받아 파견한다.
- 관구봉사자를 대신하여 선교사들과 파견지 책임자들(교구, 수도원)과의 계약조정자이다.
- 매년 선교센터 예산안을 제출하고 관구평의회의 승인을 얻어 예산을 집행한다.
- 연간 업무보고와 재정보고를 관구봉사자에게 제출한다.
- 선교사업 활성화를 위한 후원사업과 후원회를 관리한다.
③ 소장의 활동비 지출은 선교 센터 예산에서 지출한다.
3) 사무국장/차장(3회원)
① 사무국장/차장은 작은형제회 한국관구 관구봉사자가 소장/부소장의 추천을 받아 임명한다. 임기는 관구와의 계약서 안에 명기될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3년 기간으로 임명될 것이다.
② 임무와 책임
- 센터의 실무자로서 소장/부소장을 도와 선교센터의 각종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
- 선교사들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③ 보수와 활동비: 연봉을 매년 관구봉사자와 협의하여 결정하며 활동비는 예산에 반영한다.
4) 평신도 선교사들
① 지원자 모집
- 소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프란치스칸 선교사 모집 홍보를 하며, 지원자를 심사하여 양성 프로그램에 받아들인다.
② 지원자의 자격
-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으로 해당 회장과 영적보조자의 추천을 받은 자
- Ex-프란치스칸으로서 해당 장상의 추천을 받은 자
- 일반 평신도 중 교리신학원 출신의 선교사나 이에 준하는 교리와 신학, 성서 코스 등을 이수한 자로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가 되고자 열망하는 자
- 기타 전문 분야 기술이나 자격을 소유한 자로 선교와 복음화를 위한 봉사 열망이 있는 자
③ 지원자의 양성
- 지원자는 해외선교사 양성 프로그램과 프란치스칸 영성학교 등을 통하여 파견에 적합하도록 최소한 6개월간의 양성기간을 거치도록 한다. 구체적인 양성 프로그램은 운영 위원회에서 마련한다.
- 운영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관구봉사자는 1년 단위로 프란치스칸 선교사 자격증을 발급한다.
④ 선교사 파견과 계약
- 선교사를 파견지로 보내기 전에 적절한 선교사 파견예식을 거행한다. 가급적 관계자들이 함께 초대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할 것이다.
- 첫 파견에 있어서는 해당 책임자와의 계약으로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1년 계약으로 파견한다. 매년 소장의 인준 하에 1년 단위로 재계약할 수 있다.
- 계약에는 구체적인 소임과 활동에 대한 것도 명시되어야 하며, 내용에 있어 당사자 간 협의로 변화가 있을 시에는 변경된 계약내용을 소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 활동계약서에는 성무일도와 미사성제를 포함한 지역 공동체의 생활시간표와 소임내용, 주 40시간 내의 일과시간, 주 2일 휴무, 활동비와 기타 숙식 등에 대한 제공 여부를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이다.
- 이 활동계약서는 선교사 본인과 지역 공동체 장상, 선교센터 소장이 서명해야 한다.
⑤ 선교사들의 생활과 활동 조건
- 평신도 선교사는 작은 형제회의 준회원에 해당하는 자격으로 지역 공동체의 성무일도와 미사성제에 참여한다.
- 선교센터가 주관하는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 선교사는 자기 지역에서 월 피정을 가질 수 있으며, 1년에 두 차례 타 지역에서 1박 2일로 월 피정을 가질 수 있다.
- 선교사의 활동은 활동계약서에 명시된 조건대로 시행된다.
- 선교사는 지역공동체에서 숙식을 제공한다. 봉쇄구역을 제외한 수도원의 모든 공간을 준회원 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역 공동체 책임자는 선교사에게 이 봉쇄구역에 대해 알려 줄 것이다.
⑥ 복지
- 용돈: 평신도 선교사는 매월 그 지역 공동체 1회원들의 용돈에 준해서 개인 용돈을 받을 수 있고, 기타 업무상 활동비는 그 지역 공동체의 예산에서 지출된다.
- 숙식 제공: 평신도 선교사는 가급적 수도원 숙소에 함께 살면서 숙식을 제공받는다. 불가피할 경우 인근 숙소를 활용할 것이다.
- 의료 보험: 의료보험이 필요하다면 지역 공동체가 제공해 준다.
- 휴가: 선교사들은 첫 1년간은 연간 2주간의 휴가를 갖는다. 2년차부터는 4주간의 휴가를 가질 수 있다. 휴가 계획은 지역 책임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휴가비는 지역 공동체의 1회원들과 같은 액수를 제공받는다.
- 개인 자동차 사용: 선교사는 활동을 위해 자신의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다. 연료비는 지역 공동체가 지불한다.
⑦ 선교사 연수회와 선교사 모임
- 선교사들의 재교육과 친교를 위해 연 1회 5일 간의 피정 겸 연수회를 갖는다.
- 해외 파견 선교사들은 적어도 3년에 한번 이 연수회에 참여한다.
- 연수회 경비는 지역 공동체가 부담한다.
- 선교센터는 필요에 따라 선교사들의 모임을 결성할 수 있다.
⑧ 선교 활동 평가
- 해당 지역 책임자는 공동체와 더불어 선교사에 대한 평가를 작성하고. 선교사의 자체 평가서를 받아서 사본을 선교센터 소장에게 보낼 것이며, 소장은 평가서를 받은 지 15일 내로 두 당사자와 평가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 수습기간에 대한 평가: 첫 3개월이 만료되기 전에 실시하고, 1년이 되기 3개월 전에 계약 갱신을 위해 평가를 실시할 것.
- 연간 평가도 마찬가지로 만료 3개월 전에 선교센터 소장의 요청으로 시작하여 만료 1개월 전에 평가를 완료할 것.
- 평가 결과 해당 공동체가 선교사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면, 그 사실을 1주일 내로 문서로 선교센터 소장과 선교사 본인에게 알릴 것.
⑨ 인사이동
- 인사이동은 선교센터 소장과 지역 공동체간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지며, 관구봉사자의 인준을 받아 실시된다.
- 인사이동과 관련된 부대비용은 직전에까지 머물렀던 지역 공동체가 지불한다.
- 새 파견지에서의 활동계약서는 30일 내로 작성되어야 한다.
마무리 하면서
이러한 구상은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면서 수정 보완되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잘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프란치스칸 정신으로 선교와 복음화에 투신하고자 하는 평신도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재속프란치스코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양성기부터 평신도 선교사를 꿈꾸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의 각급 차원의 선교담당들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프란치스칸 선교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분명히 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1회의 차원에서도 의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평신도들이 그냥 봉사자와 협력자 개념이 아니라 동반자라는 의식으로 열려야 한다.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는 1회 공동체나 시설에서 일반 직원이나 봉사자와는 차원이 다른 신분의 사람으로 인정되어야하므로 1회 공동체의 폭넓은 개방성이 요청된다. 선교사 본인들도 1회의 형제들과 서약생활에서 오는 차이 외에는 엄연한 프란치스칸 소명을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신분임을 자각하여 장상에 대한 순명과 작음의 정신 안에서 합당한 영적, 사목적 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평신도 선교사를 받아들이는 1회의 공동체나 시설에서도 마치 1회의 한 형제처럼, 서약의 의무를 제외하고는 작은 형제회 회원들과 동등한 삶과 사도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껏 열려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때만 명실공이 프란치스칸 평신도 선교사들은 1회원들과 복음화 사업에 있어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1만여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들 중에 장․단기적으로 평신도 선교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회원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프란치스칸들이 이 시대가 요청하는 소외된 국내지역 복음화와 해외 선교와 복음화에 더욱 잘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첫댓글 75주년 행사가 끝나서 휴....
드디어 프란치스칸 선교, 재속프란치스칸 선교의 흩어져있던 자료들을 종합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좋은 자료가 많은데 그동안 많이 방치되어 있었던 느낌이 들면서,
차분히 자료를 정리해서 올려드릴까 합니다. 2005년에 프란치스칸 삶과 사상 특집호가 선교에 관한 것인데
이 내용은 특별히 우리와 관련이 많습니다. 숙독해보셔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아마도 이러한 메뉴얼이 선교를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에서부터
다시시작하는 씨앗이 될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