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에는 비가 왔어요.
촉촉히 젖은 장독, 풀잎, 나뭇잎 반짝여요.
열매들은 오늘 따끈한 방 안에 모여앉아 하루종일 콩을 고릅니다.
열매들의 손길이 닿은 메주콩을 펼쳐놓고 사진을 찍었어요. 정말 예쁘죠?
들깨도 참 예뻐요.
메주콩에서 골라낸 썩은콩들인데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알록달록 예뻐 보이네요.
닭장에 열매들 몰려가 달걀을 가득 꺼내왔어요.
정민이와 달걀 많이 닮은 것 같지 않아요?
'안으로 들어가는 곳'
'뒤로 내려놓는 곳'
들깨에 있는 애벌레 잡아요.
그릇에 잔뜩 모아 닭들에게 갖다 주면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몰라요.
열매들과 고른 메주콩 삶아 메주를 만들어요.
네모나게 예쁜 메주를 만들어서 잘 말리고,
내일 심을 마늘씨 고르고, 어젯밤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 무를 뽑아 하우스에 모시고,
오늘은 배추를 도려 김장준비를 해요.
배추밭에 배추를 도려내고 트럭 한가득 열매들 모두 같이 배추를 날랐어요.
다듬고 쪼개어 절구고는
3시가 넘은 시간, 오후 참을 먹고 열매들과 들은 목사님과 나들이를 갑니다.
평화의 댐, 평화의종 구경시켜주신데요.
와 - 신난다!!
열매들 피곤했는지 차에 타자마자 골아떯어지고
들은 말똥말똥 바깥 구경하느라 신이 났어요.
평화의댐 들어가는 꼬불 꼬불 길목에 자작나무 예쁘게 서 있어요.
평화의 종은 세계 각국의 전쟁이 있던 나라들에서 탄알을 모아 만든 무게 3.7톤이 나가는 가장 큰 종이예요.
평화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평화의 종을 열매들 마음 모아 조심스레 타종을 합니다.
댕 - - - - -
오래도록 울림이 느껴져요.
울림이 멎을 때까지 열매들 귀기울여 그 울림을 기억합니다.
우리 마음가득히 언제나 언제나 평화가 함께 하기를...
평화의 댐을 구경하고있는데 어느 아저씨들께서 우리들이 순천에서 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아저씨도 순천사람이라며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주셨어요. 아이스크림 얻어먹고 목사님께서 춘천에 가서 막국수를 사 주셨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래요.
오늘 열매들 정말 즐거운 하루 보냈어요.
그렇게 신나게 구경하고, 배불리 먹고 집에오니 밤 9시.
씻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정민이 예승이가 배탈이 났어요.
찬 아이스크림에, 찬 막국수... 배가 깜짝 놀랐 모양이예요.
목사님이 아이들 한번씩 만져주시고
따뜻한 꿀물먹이고 배 쓸어주며
아이들 늦은 밤까지 잠을 설쳤어요.
그래도 다행이 트림도 하고, 창백한 얼굴색도 돌아오고, 손끝도 따땃해졌어요.
12시, 아이들은 잠이 들고
들은 밖에 나와 목사님 희진아저씨와 절여놓은 배추를 뒤집었어요.
마지막날, 우리는 내일 떠납니다.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
아침 회의 시간에 마늘심을 팀과 배추 씻는 팀을 나누었습니다.
열매들은 마늘밭으로, 들은 수돗가로...
어젯밤 아팠던 예승이와 정민이는 다시 건강해 져서 함께 밥먹고 일하고 마지막날을 잘 보낼 수 있었어요.
그렇게 배추씻고 마늘심고 무 씻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두워 지네요.
여섯시 저녁밥 종이 울리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마지막날 저녁은 열매들이 영미이모와 함께 준비 했어요.
계란국과, 배추,갓 걷절이...
열매들 시골집에서 음식 잘 배워서 사랑어린 학교에 돌아가
동생들과 국 끓여먹기로 했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사랑어린 식구들도 먹고 싶지요?
마지막 밤. 열매들과 들은 시골집 열여섯 식구 한분한분 얼굴 떠올리며 편지를 썼어요.
아이들 마음에도, 시골집 식구들 마음에도 서로가 소중히 기억되기를...
예쁜 눈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어린 마음으로, 사랑으로 열매들을 바라봐준 시골집 식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 모읍니다.
목사님, 원장님, 할아버지, 할머니, 영미이모, 상훈아저씨, 은영이모, 현수아저씨, 석준아저씨, 원석아저씨, 봉수아저씨, 한이아저씨, 희진아저씨, 서해, 여창아저씨, 진민...
고맙습니다.
시골집 식구들에게 두손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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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민, 주연, 정민, 누리, 예승
열매반 아이들과 들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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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습니다.
첫댓글 앗, 우리 봉수씨다! ㅋㅋ
아이들이 다시 가고싶다고 하네요. 눈이 오면 비닐포대를 공짜로 빌려준다고 했다나???
들도 애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