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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다루는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구입을 했던 만화이다. 물론 음식도 다루고 있지만, 삶과 죽음 사이의 영혼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이었다. 마트에서 친절사원으로 뽑혔던 인물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일순간 폭발하여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극단적인 생각을 하면서 어느날 건물 옥상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마주친 이상한 포장마차가 바로 '쌍갑포차'이며, 당연히 포차의 주인은 영혼을 위로하는 존재들이다. 술과 좋아하는 안주를 함께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가슴에 맺힌 것들을 풀어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고민이 있을 때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받기도 한다. 더욱이 술을 함께 마시면서 그 고민을 풀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작가는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소재를 착상했을 것이다. 저승과 이승 사이의 '그승'이라는 공간을 전제한 것도 흥미롭다고 하겠는데, 이 책에서 임의로 설정한 '그승'은 주로 꿈을 통해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1편에서는 '돼지뒷고기 숯불구이'와 '간고등어 연탄구이' 그리고 '광어회와 묵은지'가 음식의 소재로 등장한다. '뒷고기'는 옛날에 돼지를 잡을 때 소량으로 나오는 특수부위들이 정상적으로 유통되지 않던 시절, 그것을 뒤로 빼내어 따로 팔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주로 소량으로 나오는 특수부위인지라 식감이 좋아서, 최근에는 이것을 전문적으로 파는 음식점들도 곳곳에 있다.
지금은 가스불에 밀려 좀처럼 볼 수 없지만, 연탄구이에 생선을 구어 먹던 것도 역시 별미 중의 하나라 할 것이다. 광어회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회를 물로 씻어낸 묵은지와 함께 먹는 것도 내가 즐겨 먹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음식들을 다양한 사연들을 지닌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영혼을 치유하는 방식으로 플어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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