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엔 농사일 끝내고 샤와를 할라고 했는데 옷을 벗으니 좀 춥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오는데 평소처럼 반팔입고 나왔다가 '워메 추운거' 하며 방에 들어가 긴팔을 꺼내 입었지요
엊그제만 해도 하우스 안에서 피망이랑 부추랑 쪽파랑 가지랑 상추 깻잎 따면서 이마랑 등이랑 가슴에 땀이 흥건했는데
어제 좀 선선하다 싶더니 오늘은 춥다는 생각이 들데요
허허 사람 참 간사하다 싶데요
추우면 얼매나 춥겄냐 싶은디 아~~ 인자는 진짜 가을인가 싶고요
해저물고 뚝방에 앉어서 공연히 담배하나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 봅니다
산 너머로 막 해가 져서 샛 벌겋기만 한 것 같은데 거뭇거뭇하기도 하고 노랗기도 하고 푸른색도 있고 흰연기도 있고......
노래가 입에서 흘러 나와요
'산에 들에 하얗게 서리 내리고
무서리 내려 산에는 갈잎이 지고
당신은 당신을 이름하여 붉은 입술로 꽃이라 했지요
꺾일 듯 꺾이지 않는 산에 피면 산국화 들에 피면 들국화
노란 꽃이라 했지요'
김남주 시인의 노래였지요
문득 문득 나의 입에서 아무 생각없이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무심코 지나치다가도
어떤 날은 상관없이 흘러 나오는 노래는 없다 싶더군요
갑자기 가을이라 느껴지는 것 처럼요
첫댓글 ^^
그저께는 그저 '싸늘하다'싶었는데, 어제는 증말로 추웠습니다. 그치만, 청량한 바람이 너무도 좋고- 바람에 반짝거리는 별빛들도 너무 좋아서- 콧물 훌쩍거리고 피부 가려운 계절이 돌아왔음에도 그냥 그냥 좋더이다. "감~기 조심하세요~@"
어째서 피부가 가려운 것일까 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