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개최되는 꽃 축제
내 고향 하동북천은 이제 관광객이 거의 백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로 전국적으로 뜨고 있다.
10여 년 전 양보출신의 김 모 면장이 서황리 갱변 수백 평에 어쩌다가 심어진 코스모스가 가을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고 하여 농촌 특성사업으로 김 면장의 열성으로 어릴 때의 추억이 담겨있는 우리 외가가 있는 직전 뜰에 크게 확장되어 심어져 북천면 중심사업으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시작되었다.
그 후 하동군의 중점사업으로 재배면적이 더욱 확대되어 남부지방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로 자리 잡아가면서 전임 조유행군수의 정성들인 역점사업으로 전국축제대회에서 연속 우수상을 받게 되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지금은 각 지역자치단체마다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중복 난립되어 특색을 잃어가기도 하지만 북천의 꽃 축제는 수년전부터 곁들인 희귀 박류 하우스재배는 재배에 공이 많이 들지만 특히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되었는데 전년까지 2 곳으로 나누어진 터널재배가 길게 연결된 하나의 사오백 미터 터널로 변경되어 있었다.
추석 후에 고향의 조상 산소에 성묘도 하고 뒷산에 밤도 주을 겸 고풍을 풍기며 비어있는 고향집에 한번 들리려 하였는데 이서방과 여식도 20일 개장하는 축제에 맞추어 여식의 학교가 마침 19일이 개교기념일이라 휴무로 사위만 하루연가를 내면 연휴가 되기 때문에 추석 때 벼르던 장모님과 어머님 산소성묘를 할 예정이란다.
또한 고향마을에서는 출세한 여성으로 손꼽히며 서울시청에 서기관으로 오래 근무하다가 이명박 시장 시절 부이사관으로 정년퇴임하였으며 내 전임으로 모교인 북천초등학교 총동창회장과 재경 하동향우회 부회장 및 서울시청 산하 여성 퇴직자 모임인 서울시 여성동우회 회장을 역임하신 서울의 누나도 같이 부모님의 산소성묘도 할 겸 고향방문을 작정하고 있다기에 모두 맞추어 19일을 D-day로 잡았다.
나는 좀 일찍 고향에 도착하여 먼 곳은 다음날로 미루고 우선 가까운 몇 곳의 성묘를 하고 모두들 약속된 시간에 거의 맞추어 도착하여 하동골프리조트로 옮겨 가족 5명이 조를 이루어 쇼트홀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자연과 잘 어울리는 걸어 다녀야만 하는 거의 4시간 걸린 경기를 마치자마자 이서방과 여식은 부산에서 등교한 외손자 재민이의 그날 방과 후 일정과 학교정기고사에 대비하여 곧바로 부산으로 귀가 하였다.
우리들은 저녁은 꽃 축제 현장의 전년보다 더 규모 있는 직전부락 가설식당에서 메밀묵, 해물메밀전구지지짐, 비빔밥에 자형과 구색을 맞춘다고 이빨치료 때문에 내린 금주령을 풀어 동동주 한잔씩 들면서 직전 영농법인 이사로 작목반을 책임진 외삼촌이 틀림없이 현장에 있으리라 찾으니 연락이 되어 합석할 수 있었고 전년보다 더 넓어지고 정리된 것 같은 들판의 가설식당에서의 시골가을의 정취를 느껴보기도 하였다.
요즈음 농촌 노인들이 자식들은 모두 타지에서 생활하며 혼자서 고향집을 지키고 살고 있는 현 세태처럼 혼자서 고향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외가에 가면 많이 뵈옵던 외가 어머니 친척들을 찾아뵈올 셈으로 누나가 처음부터 준비한 여자용의 실크머플러와 내가 준비한 식용유 세트를 들고 외숙모를 찾으니 직전 작목반 메밀묵 대표로 특히 행사 중에는 많은 메밀묵을 쑤어 공급해야 하므로 바쁘기 짝이 없지만 그날 일은 거의 끝나감으로 어머님의 막내숙모로 어머니 보다 2살 연하이신 수반 할머니 댁으로 모두들 갔었다. 자식들은 모두 고향을 떠나 살고 있고 구순이 넘은 외종조모 혼자서 고향 옛집을 지키며 생활하고 계시는데 정말로 무척 반갑다고 손을 잡으시면서 눈물을 글썽거리신다.
다음으로는 외할아버지의 큰 형님으로 독립운동도 하셨고 백산상회 창립과 한용운의 만당에도 참여한 적이 있으시는 문 영빈 외종조부 생가로 예부터 큰사랑으로 불리어진 사랑채는 ‘문씨 고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진양 아주머니 댁으로 갔지만 그곳도 역시 딸들은 출가하여 멀리 떨어져 살고 있고 하나뿐인 아들인 문 박사는 경남기술대학교 축산학과에 교수로 며느리는 중등교사로 진주에 머무르고 있으니 옛 집도 나이 많은 아주머니 혼자서 지키고 있고 고추농사만 천근에 육박한다는 외삼촌 내외도 두 분이 고향집을 지키고 있는 형편은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인 것 같다.
꽃 축제 전담인 직전영농 법인이 설립되어 공식적으로 이번 제8회 북천 코스모스. 메밀 꽃 축제가 주최 측인 하동 지자체 단체장도 윤상기군수로 바뀌어 행사면모에 어느 점에 가중치를 두게 되는가도 궁금하기도 하였는데 부대행사론 큰 변화 없이 대동소이한 행사들이지만 농기구 전시는 보이지 아니 하였고 분재전시는 다소 규모가 작아졌지만 괴목 등 목각은 더욱 섬세한 작품들이 선보이는 것 같았다.
염색 등 체험행사는 다소 축소되어진 것 같았으며 철도길 변경과 북천역사 이전 신축으로 인한 재배지의 변경과 특히 올해에는 이병주문학관 주변도 코스모스로 잘 단장되어 격조를 더욱 높여주었고 10여 만 평을 상회하는 총재배면적은 크게 변동이 없는 것 같았다.
뒷날 아침은 옥종의 유황온천 후 하동명물인 재첩 국이 품절이라 추어탕으로 식사를 하고는 누나와 같이 부모님 산소에 성묘하고 가족묘원에 있는 승천한 아내 산소와 코스모스 축제장 인근에 있는 조부모님 산소 성묘 후 어제 관람하지 못한 백여 미터는 될 것 같은 희귀 박 터널을 감상하는데 칠순 후반인 자형은 힘에 부대끼는 것 같았다.
대충 축제장을 둘러본 후 그 곳 바로 맞은편 산 밑에 5백여 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어릴 때 누나와 학교도 같이 다닌 사촌이모가 이번에 한전에 다니던 아들내외도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하여 전원과 어울리게 한우판매장과 식당 찻집도 경영하며 사육농장은 농수산부 지정으로 농과계대학과 연계하여 교육장도 개관하여 사육실습과 교육도 겸하여 크게 사업을 확장한 사촌이모의 한우식당에서 특별 진미의 처녀암소 등심과 부채살의 참숯불구이로 늦은 점심을 들면서 어제오늘 자형과 함께여서 3개월간의 금주를 깨고 소주 한두 잔 맛보면서 분위기를 맞추었다.
먹어본 한우 중에서 여기 것이 맛이 뛰어나다며 누님이 좀 사가지고 서울 가서 아들 딸 사위 준다면서 우리 몫도 좀 사주어 귀가하는 다음 날 아침에 포장된 것을 찾아가기로 하였으며 아울러 외숙모가 만드는 메밀묵도 같이 가져오기로 하였다.
개장 첫날인 토요일이라 이모식당에는 사람들이 붐비었고 모자라는 일손에 이모도 바쁘겠지만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보니 날이 저물어 간다.
자형께서는 하동까지 왔으니 그 유명한 진교 술상의 전어회가 빠질 수 없으시다 는데 여기에서 반시간 정도면 이명산길을 넘어 현장에 도착 할 수 있는 거리다.
좀 늦었지만 술상의 갯마을 횟집에서 전어회와 전어구이로 또 한잔씩의 술을 걸치며 저녁식사를 하고 고향 생가로 돌아와 보니 방문 앞에 이웃 친척이 어제 누나의 선물 답례인지 묵나물, 밤. 매실엑기스, 매실장아찌들이 선물로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는 귀경하면 자녀들과 친지들에게 고향자랑에 한 동안 즐거우리라 생각된다.
나도 일요일 오전에 2시간 정도 산소 주변의 밤나무 산에서 떨어져 있는 반 자루 정도의 알밤들을 주었는데 많이 주우면 무거워서 산에서 가지고 내려오기도 버겁고 해서 그 정도만 해도 부산에 가면 5~6곳의 친지와 정을 나누며 고향 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늦게 하부하면 마산 정도에서부터 교통체증이 시작됨으로 축하공연 참관은 포기하고 서둘렀는데 일찍 출발한 서울 누나는 체증 없이 벌써 서울에 도착하였다는 연락을 출발 전에 받으며 오후 3시에 고향집을 출발하였는데 저녁에 코스모스 메밀 꽃 축제 현장에서 조 항조, 박 현빈 등등 인기가수들도 출연하는 축하공연이 있어서인지 북천에서 진주로 나오는데 벌써 고향으로 몰러드는 차량으로 4~5Km의 도로가 정체에 들어가고 있었다. 부산에 도착하니 6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별로 체증된 것은 아니고 잘 귀가한 셈이며 고향정취에 젖어 밥 안 먹어도 배가 불러 아예 저녁은 과일 몇 조각으로 때웠다.
누나와의 약속처럼 앞으로 매년 더 많은 가족과 친척들이 정례화 하여 고향의 꽃 잔치에 참여하여 즐거움과 건강을 누려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뜻 깊은 고향방문을 마음속에 새겨본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2014년 만추에. 최 주수 찬
(하동문화 제 33호,2014년)
* 최주수 약력
현대시문학 등단(2006), 동의대학교 명예교수, 수필집<천송정 세운 듯은>,<옥당여적> 전공서적<환경과학>등 다수, 국민훈장<녹조근정훈장>, <교육부 장관상>외 다수.
첫댓글 가을에 개최되는 북천 코스머스. 메밀꽃 축제에 오시는 동기들은 미리연락하시면 저의 고향 북천에서 얼굴도 뵙고 비워있지만 생가별장에서 즐거운 상봉도 할 수 있습니다.
2년전에 북천 코스모스 보러 간 길에 근처 남강변 코스모스까지 보고 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올해 가을에도 갈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모처럼 고향의 정취에 푸욱 젖어 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향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카페지기 냅튠님이 어디로 사라졌을까.새로운 회원님이 들어오셨는데 ~~~
시간이 자정으로 향하니 내일은 연락을 해야겠네.이 밤도 무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