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님 문장이 그랬다. 이분 문장처럼 그렇게 다가가면 누군들 마음을 열지 않을까 싶다. '희망은 한마리 새'란 문장을 노트에 옮겨놓았다. 내가 이런 문장을 좋아했던가. 판타지도 늘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내용과는 상관없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게 모든 작가들의 장점 아닌가 싶다.'오두막'을 읽으면서도 아름답고 섬세하고 또 깊이있는 문장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다. 창작 활동이 쉬운일이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그런 장점들이 모여 글을 쓰게하는 동력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빈둥대며 오늘의 일상을 시작하고 있다. 일기인듯 잡문인듯 카페 글쓰기를 하고, 동영상 몇개를 보고, 소설이나 뭐 책을 읽고있다. 전 같으면 방학이니까 아이들 점심부터 챙겨야 했지만 지금은 모르는척 하고있다. 아니, 며늘이 나가길 기다리다보면 점심은 훌쩍 지나가 있으니 그렇게 될수밖에 없게된 것이다. 내 생각엔 며늘은 안나가도 되는데 억지로 나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날도 더운데, 시원한 에어콘 켜놓고 집에 있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일이 있는것도 아닌듯 싶어서 해보는 말이다. 주부로 사는게 싫어서, 가사노동은 무가치한 것이라고 했던 며늘이다. 이것이야 말로 오해이고 편견인가. 시어머니 다운? 지겹게 끈적거리던 습도와, 열기와의 싸움도 서서히 비켜가고 있는 것 같다. 입추라고 한다. 말복도 저만끔 와있다. 그럼 여름도 고비를 지난것인가. 참으로 지겹고 널덜머니가 난다. 여름은 원래 더운것 맞다. 장마비가 오는것도 당연하고, 습도가 높은것도 마찬가지다. 뭐가 그리 짜증일까. 해마다 있는 일인데, 세삼스레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닌지, 이것도 세상탓인가. 어디 한군데도 지글거리지 않는곳이 없다. 장영희님 문장처럼 물흐르듯 곱게 아름답게 흘러가지 않는다고 발끈해서 화를 내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것도 문제는 문제다. 다들 화를 풀지못해 안달이다. 왜 다들 분노장애가 있는 것일까. 누군가 쓰담쓰담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럴까. 어머니도 싫다는 자식들이 가득한 세상이다. 사실 어머니 말고는 누가 있어서 화가 가득한 자식들을 쓰담쓰담 해주겠는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럽던 아들딸들이 어쩌다가 냉담한 채권채무자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꼭 끌어안기만 해도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는 것일까. 왜 이렇게 많이 미안하고 행여 부담이 될까봐 전전긍긍하게 되었을까. 이게 누구탓은 아니다. 내 탓이다. 내가 무능한 탓이고 내가 못난 탓이다. 내가 생각해도 왜 이렇게밖에 될수 없었는지 모르겠다. 깜량대로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인가 보다.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한바탕 소나기가 내리고나면 지열이 식어서 한결 시원해지곤 했었는데, 요즈음 그것도 아닌것 같다. 아무것도 예측불가 인듯 싶다. 우리은호 생일이 다가온다. 은호가 몇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