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선 김청미 작 『정원의 비밀』/새로운눈/을 읽고/이민숙
“이 책에서 푸르름이 가득한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꽃과 곤충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상생하며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곤충이라고 하면 징그러운 생물, 우리에게 해만 주는 생물이 아님을 알게 되면 좋겠다. 또한 꽃과 곤충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오랜 세월 동안 서로가 함께 진화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공진화(coevolution)는 어떤 개념인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과학으로 설명해 주는 자연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를,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이들의 이해를 통해 우리 존재의 의미를 살피고 지구의 미래와 우리 삶의 모습을 성찰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종선(곤충학자, 『정원의 비밀』 공동 저자)
“... ...언젠가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꽃과 나비와 벌과 곤충들. 생태학자인 오빠는 그것들과 눈을 맞춘다. 움직이고 있는 작은 눈과 눈을 맞추는 것,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눈과, 몸짓은 어쩌면 우리가 지나온 과거처럼 도태되어 먼 훗날에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록하고 싶었다. 그것을 찍은 오빠의 마음과 지금 여기 아름답게 살고 있는 그들의 시간을... ...”-김청미(시인, 『정원의 비밀』 공동 저자)“
언젠가는... ...그녀가 명명한 그 무정체의, 시간의 흐름을 우리는 모른다. 김청미와 그녀의 오빠 김종선은 그 흐름에 기대어 참으로 소중한 책을 만들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다음에 그 나비들은, 벌들은, 꽃들은 여기 이 책 밖에서는 볼 수 없게 될 것 아닌가.(그들이 종의 진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유전자 번식을 계속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몇 년 전에 남매가 함께 난을 키우고 사진을 살피며 오늘의 출판물을 기획하고 있던 곳을 가 본 적이 있다. 오빠가 키우던 그 꽃들(여러 종류의 새우난 등)의 찬란한 자태를 한동안 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눈에 선한 그 생명체들, 평생 연구해온 곤충들의 존재 가치를 두 사람은 기어코 두툼한 기록으로 남겨놓고 있다. 그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들... ...어릴 적 이야기, 커가는 과정의 짧고도 굵직한 이야기, 청춘의 시절까지... ... 김청미라는 시인이 지녀온 결핍이 이렇게 많았다고? 아니 그건 지금의 스스로를 키워온 절망과 미움과 짜장면이었다고? 그녀가 써나간 스토리가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아무튼 그런저런 당찬 이야기, 단순무구는 딱! 김청미다.
그 나비의 날갯짓 같은, 꽃의 우아함 같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엮어낼 수 없는 기억을 천재적으로 되새김질하는 문장들, 김청미 입담이 보통 아니다 라는 생각(오래 전에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그러니 독자들이여 이 책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쳐야 할 듯 하오니 얼릉 주문하시고 즐기시고 웃으시고!
생은 참 간결하다
모든 게 오체투지(五體投地)다
대리석 틈을 비집고 나온 페퍼민트가 넝쿨식물처럼 줄기를
뻗으며 바닥을 긴다
마디마디 잎을 달고 있는데
세가 좋은 곳에서는 다시 줄기를 내서 위로 올리고
그렇지 못 한 곳은 터럭같은 실뿌리를 달고서 계속 바닥을 긴다... ...
생은 참으로 정직하다
오체투지가 삶의 전부다
꽃으로 향하는 고단한 마디마디 -<페퍼민트의 말씀> 부분 /김청미
생의 오체투지라면 던질 수도 없고 맞이할 수도 없는 부조리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녀가 그렇다니, 더불어 그 안에 꽃이 있고 나비가 있고 벌이 있다니. 그 무한한 생명들의 천국이었던 이 지구에도 어느 날 무시무시한 재앙이 찾아오고 있다. 그 날을 바라보는 우리의 일상을 예언이라도 했다는? 책을 빼곡하게 채운 야생의 꽃 이름, 알 수 없어서 안타까웠던 나비 이름, 벌 이름, 등에 이름, 얼마나 더 내 마음을 채워줄지 도무지 모를 책이다. 김종선, 김청미 두 남매의 다정한 이마 맞댄 시간을 한없이 기뻐한다.
자주, 나 역시 이 책을 이마에 대고 상상의 시어들을 뜨개질하고 싶다. 고맙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ㅣ